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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병원 대기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교수 일부가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등 의료 정책 강행에 반발해 ‘무기한 전면 휴진’에 들어간 1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외래진료 대기실이 한산하다. 조태형 기자 [email protected]


1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만난 송희곤씨(62)는 한숨을 크게 쉬었다. 협심증을 앓고 있는 송씨는 얼마 전 병원 측으로부터 문자메시지를 통해 예약 일정과 담당 교수 변경을 통보받았다고 했다. 다행히 이날은 진료를 받을 수 있었지만, 예측 불가능한 앞으로가 걱정이다. 송씨는 “개인병원이나 다른 병원에 갈 수도 없다”며 “다음에도 (예약이) 연기될 수 있고, 몸 상태가 더 나빠질 수도 있어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일부 교수들이 이날부터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서울시보라매병원·강남센터 등 4개 병원에서 집단휴진에 들어갔다. 병원 전체가 멈춰설 정도의 큰 혼란은 없었지만 일부 병동은 텅 비었고 어렵게 진료를 받은 환자들은 의료공백이 길어질까 불안해했다.

정부는 18일 휴진과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예고한 대한의사협회(의협) 집행부에 집단행동 금지 명령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4일 임현택 의협 회장 등 집행부 17명을 상대로 공문을 발송해 “집단행동하지 말아주시고, 집단행동 교사 역시 삼가달라”는 내용을 전달했다.

혈액암 치료차 매주 서울대병원에 오고 있는 김정희씨(79)는 “나이가 있어서 치료를 받아도 시원찮은데, 걱정된다”면서 “병원 진료가 차질 없이 진행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러 병원을 옮겨다닌 끝에 서울대병원에 오게 됐다는 김씨는 “다른 데로 갈 수가 없다”며 “손 놓고 기다릴 수도 없어 답답하다”고 했다.

당뇨병으로 2007년부터 서울대병원에 다니고 있다는 이모씨(69)는 “오늘도 진료가 안 된다고 할까봐 엄청 걱정했다”면서 “병원이 환자는 생각하지 않고 마음대로 행동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날 병원에서는 예약된 환자들이 진료를 받긴 했지만 평소보다 환자 수가 현저히 적었다. 이씨는 “원래 이 시간이면 병원이 꽉 차는데 오늘은 한가한 편”이라며 “신규 환자는 안 보는 것 같다. 평소 환자 수가 지금의 2배는 됐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 교수들은 병원 내 양윤선홀에서 집회를 열고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 추진을 규탄했다. 교수들은 이 자리에서 급한 환자들은 계속해서 볼 것이라며 “서울대병원은 열려 있다”고 했다. 강희경 비대위원장은 “교수들은 계속 근무하고 있다. 병원에 오시면 진료받으실 수 있다”면서 “걱정하지 말고 환자분들이 오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비대위는 이날 “이미 의료 붕괴가 시작됐는데 정부가 귀를 막고 도대체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 마지막 카드는 전면 휴진밖에 없다”고 휴진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방재승 비대위 투쟁위원장은 정부를 향해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 취소, 현장 의견 반영이 가능한 상설 의·정 협의체 구성, 의대 정원 재조정 등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끝까지 안 들어주면 서울의대 교수로서 할 수 있는 건 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 시점에 휴진을 철회하고 항복 선언을 해야겠지만, 모든 의료 붕괴 책임은 정부에 있으니 정부가 책임지라 하고 환자 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공의와 의대생들도 이날 현장에 참석해 팻말 시위와 자유 발언에 동참했다.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의사 입맛에 맞는 정책을 발표해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국민들을 위한 정책이 나와야 하고,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의료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호 서울의대 학생회장은 “(정부는) 무조건 안 된다고 할 게 아니라 왜 학생들이 목소리 내는지 들여다봐야 한다”면서 “근거 없는 의료정책 때문에 미래 의료가 무너질까봐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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