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연돈볼카츠 가맹점주들, 공정위 신고 예정
“본사 제시 원가율·예상매출 허위…대책 없어”
더본코리아 “허위·과장 없어…원재료 일부 인하”
백종원 유튜브 채널 갈무리

“요식업계 ‘마이다스(미다스)의 손’이라 불릴지 모르겠지만 자사 브랜드 점주들에겐 ‘마이너스의 손’입니다.”

방송인 백종원씨가 대표로 있는 더본코리아의 산하 브랜드인 ‘연돈볼카츠’ 점주들이 최소한의 수익률 보장을 요구하며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등 단체행동에 나섰다. 점주들은 “본사가 허위·과장 매출액과 수익률을 약속하며 가맹점을 모집해 피해를 봤음에도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경기 둔화와 소비 감소로 자영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유명 브랜드를 앞세운 프랜차이즈에서도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셈이다. 반면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성장한 더본코리아는 최근 코스피 상장을 준비 중이다.

“계약할 땐 예상매출액 산정서는 무시하라고…”

17일 점주들과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의 말을 종합하면, 연돈볼카츠 점주들은 본사가 월 3천만원 이상의 예상매출액을 제시하며 가맹점주들을 끌어모았으나 실제 매출액은 예상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이에 점주들이 필수물품 가격 인하나 판매 가격 인상 등의 대책과 함께 책임 있는 브랜드 관리를 요구했지만 본사가 이에 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연돈볼카츠는 지난 2018년 에스비에스 프로그램 ‘골목식당’에 등장해 화제를 모은 작은 돈가스집 ‘연돈’에서 출발했다. 이후 백 대표는 연돈을 자신이 운영하는 제주 서귀포시 ‘호텔 더본’ 바로 옆 건물로 이전하도록 했으며, 2021년부터는 ‘연돈볼카츠’라는 이름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더본코리아 누리집 갈무리

점주들은 2022년 본격적인 전국 가맹점 모집에 나선 연돈볼카츠 본사가 예상 매출액·수익률을 부풀렸다고 주장한다.

점주 ㄱ씨는 “월 예상 매출액을 3000만~3300만원으로 제시하는 본사를 믿고 1억원 넘는 돈을 들여 점포를 열었지만, 실제론 그 절반 이하인 1500만원 남짓에 불과했다. 또 매출 대비 수익률도 20~25%라고 했지만, 7~8% 수준에 그쳤다”고 말했다.

예상매출액 산정서는 무시하라면서 점주에게 더 많은 매출이 가능하다고 한 본사의 약속은 ‘공수표’였다. 제시한 원가율도 현실과는 동떨어졌다. 본사는 원가율이 36~40%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45%가 넘었다. “여기에 임대료·운영비·배달수수료까지 부담하면 남는 게 없다”는 게 점주들 주장이다.

공정위에 등록된 연돈볼카츠 가맹사업 정보공개서를 보면, 2022년 점포당 연평균 매출액은 2억5970만원이었지만 지난해엔 1억5690여만원으로 1년 새 40% 가까이 줄었다. 매출액이 1500만원, 수익률이 7~8%라면 점주가 손에 쥐는 돈은 한 달에 100만원 남짓에 불과한 셈이다. 같은 시기 더본코리아의 매출액은 2820여억원에서 4100억여원으로 45.4%가 늘었으며, 당기순이익도 159억여원에서 209억여원으로 31.4% 늘었다.

점주들은 매출 급락 이유에 대해 “재방문율이 극히 낮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점주 ㄴ씨는 “백종원 이름을 보고 왔던 손님들이 메뉴·맛·가격에 만족하지 못하면서 다시 찾지 않았다. 첫 달 매출만 본사 약속만큼 나왔을 뿐, 그다음 달부터 매출은 매달 급전직하했다”고 말했다.

월 100만원 남아…“요식업 해결사라더니”

더본코리아 누리집에 공개됐던 매출액. 더본코리아 누리집 갈무리

점주들은 신메뉴 개발, 필수물품 가격(물대) 인하, 판매가 인상 등을 수차례 요구했으나 본사가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고 입을 모은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신규 개점했던 83곳 중 현재 남은 매장은 30곳이 채 되지 않는다. 점주 ㄷ씨는 “요식업 해결사를 자처하면서 왜 자사 브랜드는 내버려두냐. 점주들 바람은 주 40시간 근무 시 월 300만원이라도 손에 쥘 수 있는 대책”이라고 했다.

점주들은 지난해 12월 경기도 가맹거래사업 분쟁조정협의회에 분쟁조정을 신청했다. 지난달 분쟁조정 과정에서 조사관이 “점포당 일정액의 손해액을 배상하라”는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본사는 이를 거부했다는 게 점주들 주장이다. 연돈볼카츠 점주 8명은 오는 18일 오후 더본코리아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공정위에 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더본코리아 누리집 갈무리

이에 대해 더본코리아는 한겨레에 “계약 체결 시 전국 매장의 평균 매출액·원가비중·손익 등을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제시해 허위·과장은 없었다”고 밝혔다. 회사는 “가맹점 월 평균 매출액은 동종 테이크아웃 브랜드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며, 2022년 11월~2023년 8월 주요 메뉴 원재료 공급가를 평균 15% 인하하는 등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매장 수가 감소한 것에 대해선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외식업 경기가 좋지 않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원재료 값이 상승한 것을 이유로 들었다.

연취현 변호사(법무법인 와이)는 “출점 초기 예상매출액 산정서를 줬다고 하더라도 점주에게 ‘그 자료는 의미 없으니 무시하라’며 구두로 매출액을 약속하거나 누리집에 과장된 매출액을 노출했다면 명백한 가맹사업법 위반”이라고 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5135 판사 출신도 "난생 처음 본다"…대장동으로 3번 구속, 김만배 3년 new 랭크뉴스 2024.06.29
45134 신인이 ‘톱스타’만 하는 소주 광고 '파격' 발탁...정체 보니 '충격' new 랭크뉴스 2024.06.29
45133 [정책 인사이트] 결혼 감소 잘 막아낸 화순군의 비밀은? new 랭크뉴스 2024.06.29
45132 '공영방송 이사 교체 계획' 의결‥"원천 무효" new 랭크뉴스 2024.06.29
45131 ‘오라버님’ 아닌 ‘오빠’라 부르면 단속”…북한 인권의 충격적 민낯 [뒷北뉴스] new 랭크뉴스 2024.06.29
45130 “명품백 받은 여사 잘못” 택시기사 말에 주먹날린 승객 new 랭크뉴스 2024.06.29
45129 “내 딸 시신은 어디있나요?”…78시간의 기록 [취재후] new 랭크뉴스 2024.06.29
45128 '채상병 특검법' 어차피 해봤자?…'특검 전문가' 한동훈 노림수 new 랭크뉴스 2024.06.29
45127 장마 시작되는 29일···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비 new 랭크뉴스 2024.06.29
45126 “男기자 셋, 단톡방서 女동료 성희롱” 파문…1명 해임 new 랭크뉴스 2024.06.29
45125 “증권맨 말고 연구소·기업 출신 모십니다” 공개채용 늘리는 VC new 랭크뉴스 2024.06.29
45124 안성서 버스·화물차 추돌 사고…충남 천안서 잇따라 불 new 랭크뉴스 2024.06.29
45123 [연금의 고수] 8억 아파트 맡겼더니 月 236만원… 일찍 사망하면 손해? new 랭크뉴스 2024.06.29
45122 미 대선 토론 “트럼프 승리”…바이든 후보교체론 ‘일축’ new 랭크뉴스 2024.06.29
45121 强달러에 맥못추는 亞 통화… 원·엔·위안 ‘추풍낙엽’ new 랭크뉴스 2024.06.29
45120 한국 영화사상 가장 기이한 감독, 기이한 영화[허진무의 호달달] new 랭크뉴스 2024.06.29
45119 전국 장맛비…폭우·돌풍 피해 주의 [광장 날씨] new 랭크뉴스 2024.06.29
45118 뇌졸중 때문에 치매 걸렸다? 전문의 견해는 [건강 팁] new 랭크뉴스 2024.06.29
45117 외환 당국, 1분기 '환율 방어'에 외화 18억 달러 팔았다 new 랭크뉴스 2024.06.29
45116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폭염살인… 에어컨이 나를 지켜줄 거라는 착각은 버려라” 제프 구델 new 랭크뉴스 2024.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