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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포커스]


LS전선 직원들이 해외 고객에게 납품할 해저케이블을 수송선에 선적하고 있다. 사진=LS전선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관련 전력 수요 폭증으로 LS그룹 주력 계열사들이 역대급 호황을 맞고 있다.

생성형 AI 확산과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 신재생에너지 전환, 노후 전력망 교체 등이 맞물려 전 세계적으로 전력망 구축 프로젝트가 증가하면서 LS그룹의 전력기기·초고압케이블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블룸버그 신에너지금융연구소(BNEF)에 따르면 글로벌 전력망 투자 규모는 2020년 2350억 달러에서 2030년 5320억 달러, 2050년에는 6360억 달러(약 870조원)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초고압변압기 캐파 2배로


전력기기업체 LS일렉트릭은 북미 초고압 송전 설비 수요 증가에 대응해 설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북미를 중심으로 한 전력 인프라 수요 성장세에 LS일렉트릭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937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매출은 1조3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 늘었다. 수주잔고는 지난해 말 2조3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2조6000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글로벌 시장 공략 강화에 따라 해외 매출 비중도 2020년 24%에서 지난해 36%, 올해 1분기 43%로 계속 커지고 있다.

특히 북미 매출은 2400억원으로 1년 전(1500억원)보다 60%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LS일렉트릭이 올해 북미에서 연매출 1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2025년까지 803억원을 들여 초고압 전력기기 핵심 생산기지인 부산사업장에 공장을 증설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연간 2000억원 규모의 초고압변압기 생산 능력을 2025년 9월 4000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 국내 변압기 제작업체 KOC전기도 인수했다. LS일렉트릭은 592억원을 투자해 KOC전기의 지분 51%를 매입하기로 했다. KOC전기는 국내 중소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154kV(킬로볼트) 기술력과 설비를 보유, 한국전력에 초고압변압기를 납품하는 국내 5대 기업 중 하나다.

해상과 육상, 초고압 분야 포트폴리오를 갖춘 유일한 중소기업으로 선박용 특수변압기도 제작하고 있어 국내 빅3 조선소와 다수의 해외 조선사를 고객으로 보유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KOC전기 인수 이후 초고압변압기 제조 설비 증설을 추진, 2025년 말까지 생산능력을 2배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국내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중소기업을 인수해 초고압변압기 사업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KOC전기와의 협력을 통해 급팽창 중인 해외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사업장과 KOC전기 설비 증설이 완료되면 2026년 총 5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초고압변압기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LS일렉트릭 부산사업장 전경. 사진=LS일렉트릭


멕시코 버스덕트 신공장 건설…“북미 수출기지”


LS전선도 전력 슈퍼사이클 수혜를 누리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통계 시스템 ‘K-stat’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변압기 수출액은 5억44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1.8%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고압 케이블을 포함한 전선 수출도 6억7600만 달러로 45.7% 늘어났다.

올해 1분기 전체 변압기와 전선 수출액에서 미국의 비중은 각각 50%, 19%에 달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변압기와 전선 수출 급증은 AI 산업 발전이 자극한 데이터센터 확충 흐름, 미국 등 북미의 노후 전력망 교체 주기 도래, 탈탄소 전환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확충 등에 따른 것이다.

LS전선은 북미를 중심으로 한 전력 인프라 수요 확대에 발맞춰 전력기기와 전선 사업 관련 설비 투자에 나섰다. 최근 미국 해저케이블 공장 건설을 추진하며, LS에코에너지를 통해 유럽과 베트남 해저케이블 공장 건설을 검토하는 등 시장 선점을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LS전선은 지난 5월 멕시코 대용량 전력배전시스템인 버스덕트(Busduct) 신규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신규 공장은 멕시코 중부 케레타로주 산업단지 내 약 12만6000㎡(약 3만8000평) 부지에 연면적 1만6800㎡(5082평) 규모로 마련될 예정이며 올해 하반기 착공해 2025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LS전선은 케레타로 공장을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시장에 대한 수출기지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멕시코는 인건비가 저렴하고 미국·멕시코·캐나다 자유무역협정(USMCA)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귀한 몸’ 구릿값 상승, 오히려 좋아


전력기기와 전선의 핵심 소재인 구리 가격 상승도 호재다. 구리 가격 상승은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파나마 구리 광산 등 주요 구리 광산 폐쇄에 따른 생산 차질과 제련수수료 하락으로 인한 중국 구리 제련업체들의 감산 합의로 구리 공급이 위축되고 있다.

전선업계는 수주 시 구리 가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는 ‘에스컬레이터’ 조항을 적용하고 있어 원자재 가격을 제품 가격에 반영해 매출 확대 효과가 나타난다. 구리 가격 상승은 LS그룹의 비철금속소재 계열사 LS MnM의 실적 상승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AI 데이터센터와 풍력·태양광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생산 확대 등으로 구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공급 부족 우려가 나오면서 구리 가격은 최근 톤당 1만 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골드만삭스는 연말 구리 가격 목표치를 톤당 1만 달러에서 1만2000달러로 높여 잡았다. 2025년 평균 구리 가격 전망치는 1만5000달러로 예상했다.

LS전선 동해사업장. 사진=LS전선


탈중국 속 신사업 기회 포착


LS그룹은 주요국의 ‘탈중국’ 기조에 따른 반사이익도 톡톡히 누리고 있다. 미국, 유럽연합(EU), 대만 등은 해저케이블 사업에서 중국 기업을 배제한다.

해저케이블을 매설하는 과정에서 해저 지형, 해저통신망, 해군 훈련과 경비 구역 등 국가안보 관련 정보가 노출될 수 있고 해저케이블을 통한 도·감청, 데이터 탈취 등 안보위협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구 상공에 위치한 인공위성이 방송 및 GPS 등에 주로 사용이 된다면, 해저케이블은 전 세계의 통신 및 인터넷망을 연결해 데이터의 이동을 원활히 하는 역할을 한다. 해저케이블은 육상케이블과 연결돼 국가 간 통신이 가능하도록 한다.

전 세계 데이터 통신의 99%가 해저케이블을 사용하고 있는데 자연재해나 물리적 공격을 받는다면 세계 인터넷망이 마비될 수 있다. 미국 싱크탱크 랜드연구소는 중국의 대만 침공이 시작되면 1순위로 해저케이블을 공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대만은 안보 이슈 문제로 해저케이블 사업에 중국산 제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LS전선은 지금까지 발주된 대만 해상풍력단지 1차 사업의 초고압 해저케이블 공급권을 모두 따낸데 이어 2차 사업의 첫 프로젝트인 덴마크 CIP와 대만 펑미아오 해상풍력사업의 해저케이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업계에선 대만이 2035년까지 추가로 발주할 해저케이블이 3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LS전선 자회사 LS에코에너지는 탈중국 바람이 불고 있는 희토류 영구자석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LS에코에너지는 국내 최초로 희토류 산화물 사업을 시작했으며 올해 1월 베트남 광산 업체와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해 희토류 공급망을 확보했다.

베트남에서 희토류 금속합금 공장 건설도 추진 중이다. 여기서 생산된 금속 부품은 계열사 LS에코첨단소재에 공급해 탈중국화된 희토류 영구자석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김소원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에서 희토류 관련 모든 기술과 인력 유출까지 통제하고 있어 국내 최초로 희토류 산화물 사업을 빠르게 추진한 LS에코에너지의 중장기 수혜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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