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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해외 부동산 펀드 잔액 7531억원
만기 연장 실패하는 펀드도 나와
불완전 판매 민원 우려에 가이드라인도 마련

그래픽=손민균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펀드에 손실이 발생하면서 이를 판매한 은행들이 자체 모범규준을 마련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해외 부동산 펀드 67%가 손실을 보이고 있어 은행권에선 제2의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로 번질까 우려하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해외 부동산 펀드 잔액은 7531억원이다. 이 중 올해 연말까지 2500억원 가량의 펀드가 만기 도래한다. 현재 금융권 전체 해외 부동산 펀드 260개 중 175개(67%)가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해외 부동산 펀드는 투자금을 모아 조성한 펀드로 해외 상업용 부동산을 매입하거나 지분을 취득해 임대료 수익으로 배당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펀드 만기 도래 전에 이 자산을 매각해 최종 수익을 낸다.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면 펀드 손실이 발생한다. 올해 들어 해외 상업용 부동산 수요가 줄면서 부동산 가격이 떨어져 손실이 발생하는 펀드가 급증했다.

펀드 운용사들은 손실이 발생한 펀드의 만기를 연장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만기 연장에 실패해 지급불이행(디폴트)이 발생하는 펀드도 나오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독일 트리아논 오피스텔에 투자하던 펀드는 최근 대출 유보 계약이 만기되면서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했다.

기한이익상실이란 돈을 빌린 채무자가 이자나 원금을 못 갚거나, 부동산 가격이 내려가 담보 가치가 부족할 경우 채권자가 만기 전 대출 원리금 회수에 나서는 것을 의미한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우리은행이 이 펀드를 701억원어치 판매했다. 이지스운용은 지난달 말까지 이지스자산운용은 이 펀드의 만기 연장을 추진했으나 대주단이 이를 거부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의 해외 부동산 펀드 ‘이지스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229호’이 투자한 독일 트리아논 빌딩. 이 펀드는 최근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했다. /이지스자산운용 제공

한투리얼에셋운용이 운용한 벨기에 오피스 펀드도 최근 디폴트가 발생했다. 이 펀드는 올해 들어 62.57% 손실을 기록했다. 한투리얼에셋운용은 이 펀드를 조성하면서 우리은행과 6662만유로의 통화 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 그런데 계약 만기가 도래한 시점에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면서 우리은행에 이 계약과 관련된 정산금을 지급하지 못했다. 우리은행은 계약 해제와 연 15%의 지연 이자를 포함한 미지급 정산금 73억5936만원의 지급을 요구했다. 이 펀드는 은행과 증권사에서 약 900억원이 판매됐다. 한투리얼에셋운용은 이 펀드의 만기를 5년 연장하고 새로운 자금 조달(리파이낸싱)을 진행하고 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한이익상실이 발생하거나 만기 연장을 택하지 않고 손절매를 할 경우 투자 원금 손실을 본 투자자들로부터 불완전판매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맵스미국9-2호’의 경우 지난해 보유 자산을 매입가보다 낮은 가격에 매각하면서 손실이 발생했다. 이에 투자자들은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한 상태다.

은행들은 해외 부동산 펀드 손실이 현실화하면서 ‘대체투자 리스크 관리 모범규준’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초안을 만들어 금융 당국과 협의 중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5년 후에 해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좋아질 것이라는 보장은 없지만, 일단 펀드 만기를 연장하고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며 “만기 연장이 손실을 이연할 뿐이라는 지적도 많아 대응 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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