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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이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복원 작업을 단계별로 진행하면서 최근 임시 시설 설치 등 1단계 조치를 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 GP 건물을 짓기 위한 준비 작업을 마무리하고 건설을 본격화하는 다음 단계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북한이 최근 DMZ 내에 콘크리트 구조물을 건설하는 모습이 포착됐는데, 곳곳에 '대전차 방벽'을 쌓고 있는 것으로 군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국방부는 2018년 11월 15일 강원도 철원 지역 중부전선 GP(감시초소)의 상부 구조물을 폭파 방식으로 철거했다고 밝혔다. 당초 군 당국은 비무장지대(DMZ) 환경 보존과 작업 인원의 안전 문제 등을 고려해 주로 굴착기를 동원해 GP를 철거하기로 했으나 이날 시범철수 대상 GP의 상부 구조물이 고지에 있어 굴착기 동원이 어려운 관계로 폭발물을 활용했다고 밝혔다. 폭파되는 남측 GP 왼쪽 으로 철거 중인 북측 GP와 북한군이 보인다. [사진공동취재단]



軍, GP 복원 작업 3단계로 진행…“1단계 완료 상태”


16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군 당국은 컨테이너와 간이 방호벽을 설치하는 1단계 GP 복원 공사를 지난 1월부터 시작해 올 봄에 마쳤다. 군 소식통은 “GP 복원을 단계별로 나눠 진행하고 있다”며 “GP 한 곳을 최신식으로 만드는 데 약 200억원이 들어가는 만큼 정교하게 진행할 필요가 있어 크게 3단계로 나눠 실시하기로 계획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GP 복원은 북한이 철수했던 GP 11곳을 복구한 것에 대한 맞대응 성격으로 추진됐다. 남북은 2018년 11월 9·19 남북 군사합의에 따라 GP를 각각 11개씩 서로 철수(이 중 각 1개 GP는 원형 보존)했지만, 북한은 지난해 11월 9·19 군사합의 파기를 일방적으로 발표하며 GP 복구 작업에 돌입했다. 이후 군 당국도 “우리도 (북측의 행동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며 GP 복원을 예고했다.

1단계는 컨테이너를 들여 장병들의 임시 거처를 세우고 모래주머니 등을 쌓아 방호벽을 만드는 작업이었다. 또 다른 군 관계자는 “2018년 11월 폭발물은 물론 굴착기까지 동원해 파괴한 옛 GP는 사실상 터만 남은 상태였다”며 “1단계 사전 작업에도 적지 않은 노력과 시일이 소요됐다”고 전했다. 본 공사를 위한 기초 작업에만 4~5개월이 걸린 셈이다.

2019년 2월 13일 강원도 고성 GP에서 지난 '9.19 군사합의' 이행에 따라 시범철수된 GP의 외부가 공개되고 있다. 북한군 GP와의 거리가 소총 사거리 이내인 580m에 불과한 고성 GP는 군사적, 역사적 가치를 고려, 통일역사유물로 선정돼 원형 그대로를 보존할 수 있게 됐다. 뉴스1

이어지는 2단계는 복원 GP가 속한 각 사단·군단이 참여한 가운데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한다. 일부 임시 시설을 보강하는 방향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예컨대 임시 방호벽부터 콘크리트 구조물 등으로 완성하는 방안이 거론된다고 한다.

3단계는 상황실, 장병 생활관 등 건물을 완공해 이들 GP의 경계태세를 9·19 군사합의 이전으로 완전히 회복하는 것을 뜻한다고 한다. 군 당국자는 “본격적인 공사에는 중장비 등이 투입되므로 DMZ를 관할하는 유엔사와 협의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K-6 중기관총·K-3 경기관총 등 각종 중화기 투입 시점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12월 조태용 당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우리 GP가 ‘제네시스’라면 북한 GP는 ‘포니’ 수준이라는 얘기가 있다”며 “과학화 첨단 장비를 갖추고 있는 제네시스 같은 GP를 조만간 복원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단계별 GP 복원…남북 상황관리 의도로도 풀이


정부가 이처럼 GP 복원을 단계별로 진행하는 데는 비용과 절차 측면 뿐 아니라 상황 관리의 필요성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북한의 태도 변화에 따라 단계별 이행 속도를 조정하는 일종의 ‘살라미 전술’로 읽힌다. 북한의 ‘오물 풍선’ 도발에 비례적·단계적 대응 원칙을 정하고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면서도 단 하루, 두 시간만 실시한 것과도 비슷한 맥락이다.

국방부는 지난해 11월 24일 북한이 동부전선 최전방 소초(GP)에서 감시소를 복원하는 정황을 지상 촬영 장비와 열상감시장비(TOD) 등으로 포착했다고 27일 밝혔다. 국방부

그럼에도 북한은 DMZ 내에서 남북 단절 행태를 지속하고 있다. 먼저 GP를 복원하고 중화기를 배치했으면서도 한국이 같은 방식으로 맞대응에 나서자 DMZ 내에서 광범위한 지뢰 매설 작업을 벌이는 것으로 다시 한 번 대응 수위를 높였다.



최근 DMZ 포착된 北 새 장애물, 대전차 방벽 가능성 무게


최근에는 MDL 1㎞ 이내 구간의 동부·서부·중부 전선 일대에서 담벼락을 세우는 동향이 군 당국의 감시장비에 포착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북한이 248㎞에 달하는 MDL을 따라 전구간에 장벽을 세우는 것일 수 있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는데, 군 당국은 장벽이 아닌 ‘대전차 방벽’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일각에서 주장한 '베를린 장벽' 같은 개념이라기보다는 전차가 지나갈 만한 길목에 장애물을 쌓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북한은 김일성 집권 시절에도 ‘전국토 요새화’ 지침에 따라 전방 주요 지역에 높이 4m에 이르는 대전차 방벽을 구축한 적이 있다. 지난 9일 북한군 20~30명이 도끼, 삽, 곡괭이를 들고 MDL을 약 50m 침범한 것도 관련 작업 중 벌어진 실수일 수 있다.

앞서 김정은은 지난 1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북남(남북) 교류협력의 상징으로 존재하던 경의선의 우리 측 구간을 회복불가한 수준으로 물리적으로 완전히 끊어놓는 것을 비롯해 접경 지역의 모든 북남 연계조건들을 철저히 분리시키기 위한 단계별 조치들을 엄격히 실시하겠다”고 공언했다. 한국을 향한 적대적 기조 강화가 일시적 전술이 아니라는 걸 부각하기 위해 다양한 상징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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