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누뱅크·SBI·라쿠텐·카뱅 비교기업으로 고를 듯
PBR 1.9배 적용하면 몸값 3.5조

인터넷 은행 케이뱅크가 이달 중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다. 케이뱅크는 비교기업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자사에 적용해 몸값을 산정할 계획인데, 결국 카카오뱅크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을 그대로 따라갈 것이라는 게 회사 내부의 시각이다.

카카오뱅크 주가는 1년 반 넘게 바닥을 못 벗어나고 있어, 케이뱅크 입장에선 지금 당장 상장하는 게 속이 쓰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상장을 강행하는 이유는 약 7000억원에 달하는 현금 때문이다. 현재로선 대출에 활용할 수 없는 이 자금이 상장만 하면 ‘족쇄’에서 벗어나게 돼, 이를 위해 몸값이 낮게 책정되더라도 상장해야 한다는 상황이다.

일러스트=챗GPT 달리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조만간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고 기업공개(IPO) 절차에 착수한다. 비교기업으로는 브라질 누뱅크, 일본 SBI, 라쿠텐, 카카오뱅크를 선정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 가장 직접적인 비교 대상은 카카오뱅크다. 국내에서 인터넷 은행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공통점 때문에 결국 카카오뱅크 밸류에이션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다만 카카오뱅크 주가는 저점을 못 벗어나고 있다. 지난 2021년 상장 직후 9만4400원까지 올랐던 주가가 지금은 2만1000원대 박스권에서 등락하고 있다. 작년 10월에는 1만7000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하다 보니 밸류에이션도 상장 이래 최저점에 근접했다. 작년 순자산(6조1176억원)을 토대로 계산한 PBR은 1.68배에 불과하다. 증권가에서 올해 실적 전망치를 토대로 추산한 PBR은 1.9배 수준이다.

케이뱅크의 작년 말 순자산(1조8668억원)에 카카오뱅크와 같은 PBR 1.9배를 곱한다면, 케이뱅크 기업가치는 3조5469억원이 된다. 올해 1분기 말 순자산(1조9182억원)을 적용한다면 3조6445억원의 몸값을 인정받을 수도 있다.

국내 은행주의 평균 PBR이 0.35배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1.9배는 굉장히 높은 수치다. 그럼에도 케이뱅크 입장에선 아쉬울 수밖에 없다. 카카오뱅크는 상장할 때 순자산 2조8500억원에 PBR 7.3배를 곱해 몸값을 책정했기 때문이다. 물론 카카오뱅크에는 플랫폼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기 때문에 단순 비교하기 어렵지만, 만약 케이뱅크가 카카오뱅크의 상장 시 PBR을 적용했다면 기업가치는 10조원을 훌쩍 뛰어넘을 수도 있었다.

비교기업의 주가 하락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케이뱅크는 상장을 더는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7250억원의 현금 때문이다.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 투자받은 1조2500억원 중 7250억원에 콜앤드래그(call-and-drag)가 걸려 있어, 현재는 금융당국에 의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상태다. 상장을 완료하면 이 부분이 해소되며 7250억원에 대한 활용 제약도 바로 풀리게 된다. 7250억원이 자기자본에 편입되면 케이뱅크 입장에선 대출 여력이 크게 늘어나게 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케이뱅크 입장에선 이번 상장을 통해 공모금 0원이 들어온다고 쳐도 상장만 하면 7250억원을 당장 활용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상장 예정 기업과 달리 FI들과의 계약 때문에 상장해야 하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FI와 맺은 상장 관련 조항이 있긴 하지만, 아직 시간이 넉넉하기 때문이다. 2021년 1조2500억원을 투자한 MBK파트너스와 베인캐피탈 등은 케이뱅크가 2026년 7월까지 어느 수준 이상의 몸값을 인정받고 상장하지 못할 경우 드래그얼롱(drag-along·동반매도청구권)을 발동할 수 있다. 대주주인 비씨카드가 먼저 콜옵션(자산을 미리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되, 콜옵션을 포기하면 드래그얼롱을 통해 FI들이 비씨카드의 보유 지분 34%까지 끌어다 강제로 매각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IB 업계 관계자는 “케이뱅크는 FI가 요구한 상장 허들(기업가치) 정도는 충분히 넘을 수 있는 것으로 안다”며 “IPO 시한까지도 많이 남아 있어 FI 때문에 지금 상장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1190 “0.04초 차이로”… 자유형 200m 황선우 결승 진출 실패 랭크뉴스 2024.07.29
31189 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 청문회…‘임성근 구명로비’ 공방 예상 랭크뉴스 2024.07.29
31188 ‘최고 체감온도 35도’ 무더위…수도권·강원·충북 대체로 흐려 랭크뉴스 2024.07.29
31187 경찰청장 인사청문회‥'출장 중 아들 졸업식 참여' 쟁점 랭크뉴스 2024.07.29
31186 안세영의 여정이 시작됐다···랭킹 74위 만나 가볍게 예선 첫승 랭크뉴스 2024.07.29
31185 티메프 대란에 드러난 ‘고객돈 쌈짓돈’…정산 두 달씩 미루고 유용 랭크뉴스 2024.07.29
31184 추락사고 후유증에 입원했다 코로나 사망…법원 "산재 단정못해" 랭크뉴스 2024.07.29
31183 ‘익명 출산’ 보호출산제, 영아 유기·살해 사라질까 랭크뉴스 2024.07.29
31182 하루만에 꺾인 '트럼프 효과' 비트코인 6만8000달러 붕괴 랭크뉴스 2024.07.29
31181 미열∙식욕부진 감기로 착각…성 접촉 때 감염되는 이 병 [건강한 가족] 랭크뉴스 2024.07.29
31180 과학수사로 찾아낸 성폭행 흔적…"끝까지 파보자" 검사 끈기 랭크뉴스 2024.07.29
31179 트럼프 대 해리스…미 대선 전면에 ‘문화전쟁’ 부상[미 대선 D-100] 랭크뉴스 2024.07.29
31178 ‘10연패 신화’ 한국 양궁은 강했다···여자 단체전, 슛오프서 또다시 웃으며 ‘금’ 랭크뉴스 2024.07.29
31177 과방위, 이진숙 청문보고 채택논의…사실상 청문회 연장전 랭크뉴스 2024.07.29
31176 새마을금고 2000억 PF 부실 터지나… 부산 옛 한진중공업 부지 개발사업 ‘파행’ 랭크뉴스 2024.07.29
31175 [단독] 최, 작년 4월 “가방 왜 안 쓰시나” 카톡… 김 “순방 준비로 문자 수백개 확인 못해” 랭크뉴스 2024.07.29
31174 정부, 오늘 '티메프 사태' 피해 방지책 논의 랭크뉴스 2024.07.29
31173 [특산물 임장] 미분양 무덤에서 ‘일산 가성비’ 단지로 변신한 ‘일산 위브더제니스’ 랭크뉴스 2024.07.29
31172 화성 공장 불 14시간째 진화 중…청양 불탄 집서 ‘2명 사망’ 랭크뉴스 2024.07.29
31171 강제동원 인정 빠진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정부 외교 실패” 랭크뉴스 2024.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