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DJ가 “다리 예쁜 친구” 몸매 품평
“술 판매 안 하니 문제 없어” 홍보
디스코 팡팡부터 청소년 클럽까지
청소년보호법 사각지대 숨어 영업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연합뉴스

지난 14일 오후 5시쯤 서울 노원구의 한 디스코팡팡 업체. 13~18세 청소년들이 2~3명씩 짝을 지어 입장했다. 10평 남짓한 공간에 15명 정도가 모였다. 대부분 여학생이었다. 이들은 키오스크에서 탑승권을 구매한 뒤 차례를 기다렸다.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성 DJ 3명이 디스코팡팡 기구를 운영하고 있었다. DJ는 학생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거나 알은척했다.

학생들이 기구에 모두 올라타자 실내 조명이 꺼졌다. 곧바로 싸이의 ‘연예인’ 노래가 흘러나오면서 디스코팡팡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DJ들은 마이크를 통해 여학생들을 한 명 한 명 소개하기 시작했다.

일부 DJ는 ‘롱다리’ ‘옷이 꽉 낀다’는 식으로 여성의 몸매를 지칭하는 발언을 했다. 함께 탑승한 이성 간 접촉을 유도하기도 했다. 이곳을 찾은 김모(15)양은 “DJ들이 ‘다리 예쁜 친구 앞으로 나와봐’라는 식의 말을 원래 자주 한다”며 “부끄러울 때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경기 김포에 있는 한 청소년 클럽도 비슷한 논란을 빚었다. 청소년만 드나들 수 있는 이곳은 ‘미친텐션의 청소년 클럽, 중학교 2학년∼고등학교 3학년 입장 가능’이라는 문구를 내세웠다. 업소는 SNS에 “오후 10시면 출입이 제한돼 아쉬우셨지요. 이제 새벽 3시까지 신나는 EDM 들으면서 놀자”는 글을 올리며 홍보했다.

이 클럽은 청소년들이 식탁이나 의자에 올라가 춤추는 동영상을 SNS에 업로드했다. 그러면서 “술은 판매하지 않고 경찰이 사업자등록증까지 확인해 전혀 문제가 없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업체들은 법 사각지대를 활용하며 학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청소년보호법에 따라 PC방과 노래방, 오락실 등은 오후 10시부터 청소년 입장이 제한된다. 그러나 김포 청소년 클럽은 이 법을 피해 ‘일반음식점’으로 허가를 냈다. 이에 따라 새벽에도 청소년들이 클럽을 찾을 수 있었다.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일반음식점은 음향시설을 갖출 수 없다. 고객이 업소에서 춤추는 것도 금지된다. 이에 따라 김포시 측은 최근 이 클럽에 영업정지 2개월 처분을 내리는 절차에 들어갔다.

청소년이 주로 찾는 디스코팡팡 업체 역시 관광진흥법상 일반유원시설업에 포함돼 청소년보호법 등의 적용을 받지 않고 있다. 법적으로 유해업소가 아니기 때문에 무분별한 성희롱, 신체 접촉 등이 벌어져도 관리나 감독할 명분이 없다. 실제로 지난해 7월 경기 수원의 디스코팡팡 업소에선 미성년자들에게 입장권을 강매하고, 성매매를 알선한 직원 12명이 구속됐다.

권일남 명지대 청소년지도학과 교수는 “청소년 유해업소로 지정되지 않은 업체라도 청소년들이 자주 가는 업소에 대해선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단속이나 감독을 더 강화해야 한다”며 “청소년들이 자주 찾는 공간에서 일탈이나 비행이 발생하지 않도록 꾸준한 교육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5031 핵무장에 '진심' 내비친 나경원… '안보' 이슈로 언더독 반전? 랭크뉴스 2024.06.26
35030 국민의힘 "정청래 윤리특위 제소"‥정청래 "맞제소·고발 검토" 랭크뉴스 2024.06.26
35029 홍준표, 한동훈을 왜 '개 닭 보듯'하나…"원죄·풋내기·과거행적 맞물려" 랭크뉴스 2024.06.26
35028 "운명이라 생각하길"… 얼차려 중대장 두둔한 퇴역 중장에 유족 분노 랭크뉴스 2024.06.26
35027 백령·연평도서 해상사격훈련…9·19합의로 중단 7년만에 재개 랭크뉴스 2024.06.26
35026 "'틱톡' 사망자 명단에 조카가"…가족 생사 몰라 애타는 유족들 랭크뉴스 2024.06.26
35025 ‘영상 유포·협박’ 황의조 형수, 징역 3년…피해자 “엄정 수사 촉구” 랭크뉴스 2024.06.26
35024 2만명 돌파한 마약사범…10대·여성·외국인 급증 랭크뉴스 2024.06.26
35023 [속보] 해병대 “서북도서에서 K-9·천무 등 290여발 해상 사격 실시” 랭크뉴스 2024.06.26
35022 50대 노동자 작업 중 5m 맨홀 아래로 추락해 숨져 랭크뉴스 2024.06.26
35021 ‘안전이 제일’ 구호 외치는 게 교육…외국어 자료도 희귀 랭크뉴스 2024.06.26
35020 윤 대통령 “전 국민 마음투자 사업 착수…심리상담 서비스 100만 명에게 제공” 랭크뉴스 2024.06.26
35019 이지스운용, 獨 부동산 펀드 도산 절차 신청… 현재 기준 투자자 3000억원 손실 랭크뉴스 2024.06.26
35018 양산 돌입한 한국형 전투기… “가격·유지비·확장성 강점” 랭크뉴스 2024.06.26
35017 [단독]소방당국, 석달전 화성 공장 화재 위험 정확히 지목···“급격연소로 인명피해 우려” 랭크뉴스 2024.06.26
35016 산책로서 쓰러진 70대 남성, 3분 만에 도착한 경찰과 시민이 구해 랭크뉴스 2024.06.26
35015 “가장 지적인 나라”?… IQ 기준 1등 일본, 한국은 5등 랭크뉴스 2024.06.26
35014 ‘상속세 부담 과도’ 재계 주장에 공감한 이복현 “하반기가 개선 골든타임” 랭크뉴스 2024.06.26
35013 "김혜경 책 사서 이재명 재판 비용 보태자"... 하루 500권 팔려 10배 폭증 랭크뉴스 2024.06.26
35012 복지차관, '의새' 발음 지적에 "의협 인사도 같은 발음 실수" 랭크뉴스 2024.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