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은행들 고금리 상품처럼 유인
금액 제한·납입조건 등 복잡

직장인 임모(30)씨는 최근 인터넷은행에서 매주 돈을 넣는 적금에 가입했다가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해지했다. 매월 넣는 다른 적금 상품보다 이율이 높다고 생각해 가입했는데 손에 들어오는 이자는 얼마 되지 않았다. 임씨는 “어차피 월급은 한 달 간격으로 들어오니 일주일씩 나눠 넣을 이유가 없다”며 “표면적인 금리만 보고 가입했는데 속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이 고객 확보를 위해 출시한 ‘고금리 적금’이 사실상 ‘저금리 상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납입 조건을 복잡하게 만들어 실제로 이자를 계산해보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은행이 가입자 유치를 위해 착시효과를 노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iM(아이엠)뱅크는 최근 시중은행 전환 기념으로 최고 연 20% 금리 특판 상품을 출시했다. 출시 후 ‘오픈런’ 등으로 신규 고객이 7배나 증가했지만 최대 이자는 세후 4만2416원에 불과하다. 최고 금리를 받으려면 60일간 매일 입금해야 하는데 납입 가능 금액은 1회 최대 5만원밖에 되지 않는다.

다른 은행에서도 비슷한 상품을 찾아볼 수 있다. 우리은행은 최고 금리 연 11%의 ‘데일리 워킹 적금’을 판매 중인데 기본금리는 연 1%이고 하루에 1만보 이상을 걸어야 그날 넣은 돈에 대해 연 11% 금리가 제공된다. 한 번에 넣을 수 있는 금액이 1만원으로 제한돼 조건을 충족해도 이자는 많지 않다.

카카오뱅크에서 인기몰이 중인 ‘26주적금’ ‘한달적금’도 마찬가지다. 각각 연 5.5%, 7%의 높은 금리를 내세우지만 일주일 혹은 하루 단위로 납입하는 탓에 월 단위 적금보다 실질적인 이자는 훨씬 낮다. 심지어 적금 통장에 자동이체를 하려면 연이율 0.1%의 카카오뱅크 수시입출금통장을 이용해야 하고, 한달적금의 경우 아예 자동이체가 불가능해 손해보지 않으려면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이 같은 상품은 예·적금 금리가 하락 국면으로 접어든 상황에서 고객의 눈길을 끌기 쉽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현재 주요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예·적금 금리는 3% 초중반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앞세우지만 실제로는 적은 비용을 들여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비대면 채널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적금은 예금보다 은행 애플리케이션 접속을 유도하기 쉽고 실질적으로 지급하는 이자가 적어 마케팅 수단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7246 "죽은 줄 알았는데"…23년 만에 가족들 품으로 돌아간 50대의 슬픈 사연 랭크뉴스 2024.06.21
37245 하필 의료파업 중에…코로나 때 확 줄었다 다시 급증한 '이 질병' 랭크뉴스 2024.06.21
37244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검토···‘SK온 구하기’ 나서나 랭크뉴스 2024.06.21
37243 앤스로픽, 2배 빨라진 AI 모델 출시…"오픈AI 등 경쟁사 능가" 랭크뉴스 2024.06.21
37242 히메지성 내·외국인 입장료 6배 차이‥일본 이중가격제 확산 랭크뉴스 2024.06.21
37241 "집 근처 산불 전전긍긍하며 지켜봤다"는 가족, 소방서 찾은 사연…"큰 힘 됐다" 랭크뉴스 2024.06.21
37240 [속보] 푸틴 "한국, 우크라에 살상무기 공급하면 실수하는 것" 랭크뉴스 2024.06.21
37239 안보리 사이버안보 공개토의…조태열 "北, 디지털로 제재 회피" 랭크뉴스 2024.06.21
37238 광역지자체 틈바구니서 APEC 유치한 경주…경주시민 “자부심 느껴” 랭크뉴스 2024.06.21
37237 美 동북·중서부에선 폭염에 산불…남부엔 첫 열대성 폭풍 강타 랭크뉴스 2024.06.21
37236 ‘마음 편한’ 베트남 간 푸틴, 원자력 투자·관계 강화 약속 랭크뉴스 2024.06.21
37235 공연중 푸틴 당황해서 벌떡…러 기자도 놀란 '평양의 두 얼굴' 랭크뉴스 2024.06.21
37234 지지율 급락 英보수당 '총선일 맞히기 도박' 의혹까지(종합) 랭크뉴스 2024.06.21
37233 의협, 범의료계 기구 ‘올특위’ 구성…의·정대화 물꼬 틀 수 있나 랭크뉴스 2024.06.21
37232 파리 올림픽 '노 에어컨' 논란‥선수 더위도 빈부격차? 랭크뉴스 2024.06.21
37231 "미국, 우크라에 패트리엇 방공체계 몰아준다" 랭크뉴스 2024.06.21
37230 [사설] “민주당 아버지는 이재명”…巨野 사당화와 방탄 도를 넘었다 랭크뉴스 2024.06.21
37229 '대선 허위보도 의혹' 김만배·신학림 구속영장 발부 랭크뉴스 2024.06.21
37228 당뇨병 걸리면 왜 심장병 위험 높아질까, 유전적 변이 발견 랭크뉴스 2024.06.21
37227 '살빼는 약' 오젬픽 위조품 3개국서 발견…WHO, 첫 경보 랭크뉴스 2024.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