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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부터 서울대병원 무기한 휴진
정부, 순환 당직제 등 대책 내놓아
동네병원 참여 적어 ‘대란’ 없을 듯
필수 분야 제외 ‘무기한 휴진’ 서울대병원 의료 관계자가 16일 외래진료 일정표가 붙어 있는 병원 복도를 지나가고 있다. 서울대병원 교수들은 17일부터 응급·중환자·분만·투석 등 필수 분야 진료를 제외하고 무기한 휴진에 들어간다. 연합뉴스


22일까지 외래 진료·수술 중단

비대위 “환자들에 알림 완료”

18일은 의협 차원 집단휴진


정부, 중증·응급 순환 당직제

대학병원장들엔 ‘불허’ 요청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의대 증원 재논의 등 집단휴진 중단을 위한 3대 대정부 요구안을 16일 발표했다. 정부는 바로 “부적절하다”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양측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17일 서울대병원의 무기한 집단휴진, 18일 의협 차원의 집단휴진은 현실화하게 됐다.

의료계 내부의 잇단 집단휴진 불참 선언과 4% 수준인 동네병원 휴진 신고율을 고려하면 ‘올스톱’하는 의료대란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중증 응급질환별 순환 당직제 실시 등 전면 휴진 대책도 내놓았다.

의협은 이날 ‘의대 정원 증원 재논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쟁점 사안 수정·보완’ ‘전공의·의대생 관련 모든 행정명령 및 처분 즉각 소급 취소, 사법처리 위협 중단’을 요구했다. 전면 휴진 보류를 위한 전제조건이다. 의협은 3가지 요구가 받아들여지면 17일 회원 투표를 통해 18일 휴진 보류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보건복지부는 의협 발표 이후 이들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복지부는 이날 자료를 내고 “의협이 불법적인 전면 휴진을 전제로 정부에 정책 사항을 요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의대 정원과 전공의 처분에 대해서는 정부가 이미 여러 차례 설명했고,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했다.

복지부는 “정부는 의협이 18일 집단휴진을 조건 없이 중단하고, 의료계가 정부와의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 현안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를 강력히 요청한다”면서 “정부는 의료 제도의 발전에 대해 의료계와 논의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의협의 요구안에 대해 정부가 빠르게 사실상 ‘거부’ 의사를 표명하면서 18일 의료계 집단휴진은 불가피하게 됐다. 의료대란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휴진 참여율이 의료대란을 가르는 실질적 지표인데, 참여율도 높지 않다.

앞서 의협 총파업 투표 결과 90.6%가 의협의 투쟁을 지지했고, 73.5%는 휴진을 포함한 집단행동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울산의대·가톨릭의대·성균관의대 등 여러 의대 비대위도 18일 휴진에 동참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날 대학병원과 동네병원 등 의료기관 곳곳이 문을 닫으면서 혼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기준 의료계 안팎 상황을 종합하면, 진료가 완전히 멈추는 수준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동네병원 휴진 참여율은 낮다. 복지부 집계를 보면 18일 휴진을 신고한 의료기관은 지난 13일 기준 총 1463곳으로, 전체 명령 대상 의료기관(3만6371곳)의 4.02%다. 13일 이후 추가로 휴진을 신고한 의원들과 미리 신고하지 않고 휴진에 참여하는 의원들을 고려해도 2020년 의료계 총파업 당시 첫날 참여율(32.6%)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

의료계 내부에서 집단휴진 불참 선언도 잇따른다. 뇌전증지원병원협의체를 비롯해 분만병의원협회, 대한아동병원협회 등 필수의료 분야 단체들은 의협의 휴진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대한응급의학회와 대한마취통증의학회는 의협을 지지하고 총궐기대회에 참여하겠다면서도 의료현장에서 필요한 진료는 이어가기로 했다.

17일 휴진을 예고한 서울대병원도 중증·희귀질환 환자에 대한 진료와 응급실·중환자실·신장투석실·분만 진료 등은 유지한다. 강희경 서울의대 비대위원장은 “전체 휴진이란 다른 병의원에서도 진료가 가능하거나 진료를 미뤄도 당분간 큰 영향을 받지 않는 환자들의 외래 진료와 수술 중단을 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가 16일 발표한 서울대 4개 병원(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서울시보라매병원·강남센터) 소속 교수들의 휴진 참여 현황 조사 결과를 보면, 진료를 보는 전체 교수의 54.7%에 해당하는 529명이 17~22일 외래 진료를 휴진·축소하거나 정규 수술·시술·검사 일정을 연기했다. 이 중 수술장을 둔 3개 병원의 합계 수술장 예상 가동률도 33.5%로 낮아질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의대 비대위는 “현재까지 비대위가 접수한 모든 지원 요청 건에 대한 예약 변경과 환자 알림 절차를 완료했다”고 했다.

정부는 이날 의료계 집단휴진에 대비한 비상진료체계 강화 방안을 냈다. 정부는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응급환자의 진료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17일부터 중증·응급질환별 전국 단위 순환 당직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수도권·충청권·전라권·경상권 등 4개 광역별로 매일 최소 1개 이상의 당직 기관을 편성해 야간과 휴일 응급상황에 24시간 대비한다.

대상 질환은 급성대동맥증후군, 12세 이하 소아 급성복부질환, 산과 응급질환이며 향후 다른 응급질환으로 대상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또 암 환자가 적시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국립암센터 병상을 최대한 가동하고 서울 주요 5대 병원과 핫라인을 구축한다. 진료지원(PA) 간호사에 대한 별도 수당을 7∼8월에 지급하고, 의료인력 신규 채용 인건비와 기존 인력 당직비 지원 대상은 상급종합병원에서 레지던트 수련 종합병원으로 확대한다.

정부는 각 대학병원장에게 교수들의 집단 진료 거부에 대한 불허를 요청했다. 정부는 교수들의 집단 진료 거부 장기화로 병원에 손실이 발생하면 구상권 청구 검토를 요청하고, 병원에서 집단 진료 거부 상황 방치 시 건강보험 선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검토에 들어갔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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