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북 ‘신냉전 강화’, 러 ‘국제영향력 회복’
2023년 9월1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환영해 열린 연회에서 김 위원장을 맞이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오는 18일께로 예상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한 방문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속도로 밀착한 북·러가 전방위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과 러시아의 서로 다른 전략과 강조점도 눈에 띈다.

북한은 푸틴 방북을 계기로 북·러 밀착과 북·중·러 신냉전 구도를 강화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러시아 쪽에 방문 날짜를 6·25에 맞춰줄 것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중·러가 한국전쟁에서 함께 싸웠던 역사를 부각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강조하는 ‘북·중·러 대 한·미·일’의 신냉전 구도에서 북한의 전략적 위상을 높이려는 것이다.

하지만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애초 계획대로 18~19일 평양 방문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방북을 북-러 관계에 한정하지 않고 러시아의 전략적 큰 그림 안에서 추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5월 다섯번째 임기를 시작한 이후 중국, 벨라루스,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했고, 이번에 예상되는 북한과 베트남 방문을 통해 우크라이나 침공과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 등으로 손상된 국제적 위상의 회복을 꾀하고 있다.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장은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러시아가 유리해지면서 푸틴 대통령은 여유를 가지고 러시아의 국제적 영향력을 복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미국이 격자망 동맹구조를 만들고 있는 것처럼, 푸틴도 ‘러시아판 격자망 동맹구조’를 시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으로서는 한·미·일 협력에 대응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와중에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커진 것을 만회하려면 동북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에서 전략적 공간을 확보할 필요가 커졌다. 이 때문에 러시아는 북한과 밀착하면서도 한국과의 관계를 회복하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6·25 행사에 참석해달라’는 북한의 요구와는 다른 일정을 선택한 것은 한국과의 관계를 지나치게 악화시키는 것을 피하려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 북한과의 관계 동시관리라는 푸틴 대통령의 전략적 구상을 고려하면, 북한이 냉전 시기에 소련과 맺었던 상호방위조약의 ‘자동개입 조항’을 이번에 복원하려는 움직임에 푸틴 대통령이 동의할 가능성도 낮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김성배·김종원 연구원 등은 ‘푸틴 방북의 의미 및 전략적 고려사항’ 분석에서 “러시아가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국가는 사실상 아르메니아가 유일하고, 북한과 상호방위조약 체결로 동북아와 국제정세에 불러올 심각한 파장을 고려할 때 가능성은 낮다”며 “한-러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자 하는 러시아가 상호방위조약 복원과 제도화 수준으로의 군사협력을 격상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 러시아는 북한과의 안보협력 수준을 점진적으로 높여갈 것으로 예상된다. 두진호 연구실장은 러시아의 두가지 ‘큰 그림’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나는 현재 북·러가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쌍방은 즉각 접촉한다’로 되어 있는 조항을 ‘유사시 즉각적으로 협의하고 협력한다’로 높인 새 조약을 맺고, 양국 간 상시적 안보협의그룹을 구성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오는 7월3~4일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북한을 옵서버(참관국)로 참여시키거나 러시아가 주도하는 집단안보조약기구(CSTO)에 북한을 참여시키는 것이다. 이 경우 북한의 외교적 입지가 크게 강화될 수 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0830 ‘외국인 가사관리사’ 36개월 미만 아이 둔 맞벌이 신청 가장 많아 랭크뉴스 2024.07.28
30829 '펜싱 金' 오상구? 이번엔 올림픽 공식 계정에 '오상욱' 오타 랭크뉴스 2024.07.28
30828 머지포인트 피해자들 또 승소···“티몬·위메프는 배상책임 없어” 랭크뉴스 2024.07.28
30827 큐텐, 티메프 해결에 700억원 조달한다는 입장에… 금융당국 “전혀 믿기 어려워” 랭크뉴스 2024.07.28
30826 조국 “교섭단체 완화 말하던 민주당, 이젠 답하라” [인터뷰] 랭크뉴스 2024.07.28
30825 일 언론 “한·일, 사도광산 ‘강제노동’ 빼기로 사전 합의” 랭크뉴스 2024.07.28
30824 금리 올려도 가계대출 안 잡힌다… 5대銀 주담대 이달 들어 5조원↑ 랭크뉴스 2024.07.28
30823 [단독] 재초환 부담금 부과 1호 반포현대, 서초구 상대 가처분 신청 나선다 랭크뉴스 2024.07.28
30822 핵심 정책 대부분 계승…바이든 2.0→해리스 1.0[해리스vs트럼프] 랭크뉴스 2024.07.28
30821 달라진 북한과 김정은…트럼프 ‘야구 보러 가자’ 통할까 랭크뉴스 2024.07.28
30820 이스라엘 점령지 공격 당해 11명 사망… "헤즈볼라와 전면전 임박" 랭크뉴스 2024.07.28
30819 청년농민이 달궈진 아스팔트 위에서 말하려던 것들 랭크뉴스 2024.07.28
30818 한동훈 "티몬 사태, 구영배 등 신속히 책임져야" 랭크뉴스 2024.07.28
30817 ‘쏘렌토·싼타페’ 중형 SUV, 내수 시장 효자로 등극 랭크뉴스 2024.07.28
30816 유승민 "집값 급등 막아내지 못하면 尹정권은 끝장" 랭크뉴스 2024.07.28
30815 제네시스 G90, 고가 법인車 ‘연두색 번호판’ 가장 많이 달았다 랭크뉴스 2024.07.28
30814 총·칼 다음은 활이다…여자양궁 단체 10연패 간다 [오늘의 올림픽] 랭크뉴스 2024.07.28
30813 대규모 물류센터에 에어컨 '0'‥'창고'라서 괜찮다? 랭크뉴스 2024.07.28
30812 지난해 백종원 더본코리아 15개 브랜드 문 닫은 곳 많아‥'경영 어려워' 랭크뉴스 2024.07.28
30811 전국 법원 29일부터 2주간 휴정기…‘이재명 재판’도 일시 중단 랭크뉴스 2024.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