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계명대, 서울대서 특강 후 소회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난해 11월 9일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이혼소송 2심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서울대를 졸업한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자신의 모교와 지방대인 계명대에서 각각 특강을 진행한 뒤 두 학교 학생들을 비교하며 올린 글이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노 관장은 지난 8일 페이스북에 'tabula rasa(타불라 라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타불라 라사란 라틴어로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석판을 의미하는데, 철학적으로는 백지를 뜻한다. 최근 두 학교에서 특강을 했다는 그는
"한 곳은 지방대, 다른 한 곳은 서울대. 학부생 수업이라 부담이 됐지만 비교해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고 운을 뗐다.

그는 계명대 특강과 관련해 "
담당 교수가 아이들이 주눅이 들어 있고 질문을 안 한다고 한다.
이 아이들을 깨워 달란 주문이었다"며 "대구까지 내려가 한두 명이라도 깨워 놓고 오겠다는 각오로 출동했다"고 회상했다. 수업 전 총장에게 인사하기 위해 본관에 들어선 그는 커다란 흰 캔버스를 발견했다. 노 관장은 "심상치 않아 물어보니, 총장님의 교육철학이라 한다"며 "정체성과 관련되는 것이 아닐까 넘겨짚었더니, 총장님 얼굴이 환해졌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50분 정도 강연을 하고 포스트잇을 학생들에게 나눠 줬다.
무엇(질문, 코멘트)이라도 써 내지 않으면 저 문을 나가지 못한다고 선언
했다"며 "무슨 질문이 나올까 매우 궁금해하면서 한 장씩 읽어봤다. 감동이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우선 순수했다. 나는 타불라 라사에 감명을 받아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를 좀 했는데
질문들이 제대로 정곡을 찌른
"며 "
진지한 고민들이 묻어나는 질문들이었다.
어떤 친구는 '관장님의 타불라 라사에는 어떤 그림이 있냐'고 물어왔다"고 놀라워했다.

그는 서울대 특강에 대해서는 "학생 수도, 강의시간도, 형식도 비슷했다. 서울대 주임교수는 질문들을 먼저 받아 내게 줬다. '뭐 이런 고차원의 생각들을 한단 말이야' 하고 기대반 우려반 강의에 임했다"며 "강의가 끝나고 질의 응답 시간에 나는
슴에서 나오는 질문을 더 좋아한다고 말하면서 진솔한 소통을 유도했다. 불가능했다
"고 말했다.

또 "
가슴으로 말하려면 가드를 내려야 하는데, 이들은 잔뜩 경직돼 있다. 뭔가 아는 척을 하지 않으면 인간 취급 못 받는 것처럼 말하는데,
학부생이 아는 척을 하면 금방 바닥이 보인다
. 그래서 할 수 없이 (일부가) 바닥을 보여줬다"며 "몇몇 희생자들이 지나가니, 아이들의 관심도가 급 높아졌다. 한 학생은 최신정보를 얻는 소스가 어디냐 묻기도 했다"고 했다.

노 관장은 특강을 끝내고 나오면서 주임교수에게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두 학교를 비교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며 "한쪽은 평범한 지방대, 다른 한쪽은 이 사회 최고 엘리트들이 모인 곳. 문제는 챗GPT 등의
인공지능이 서울대 학부생들의 지능은 훨씬 넘어섰다
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
교육시스템의 문제를 넘어 이제 교육의 목적 자체를 재고할 때다.
인공지능 시대의 교육은 정체성이 기반이 돼야 한다"며 "그래야 독창성이 생기고, 그것만이 인간이 기계를 이길 수 있게 한다"고 글을 맺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3809 "폭발사고 그런거 상관 없다…한국가면 월급 3배 무조건 간다" '폭발'하는 중국인들 new 랭크뉴스 2024.06.26
43808 “벌써 끝?” 국내 1호로 중입자치료 받은 폐암 환자 소감 첫 마디가 new 랭크뉴스 2024.06.26
43807 나스닥, 엔비디아 급등에 4거래일 만에 상승… 다우는 하락 new 랭크뉴스 2024.06.26
43806 [단독]'尹최측근' 주진우도 한동훈 지지…현역의원 17명이 돕는다 new 랭크뉴스 2024.06.26
43805 北 대남 오물풍선에 인천공항 항공기 지연… 시민들 불편 new 랭크뉴스 2024.06.26
43804 "힘들어서 그만 두려고" 다음날 '화성 참사'…남편은 오열했다 new 랭크뉴스 2024.06.26
43803 북한 '오물 풍선'에 새벽 인천공항 항공기 이착륙 차질 new 랭크뉴스 2024.06.26
43802 [속보] 합참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실패 추정" new 랭크뉴스 2024.06.26
43801 놀이공원 직원들 공포로 몰아 넣은 불청객 정체는? [잇슈 SNS] new 랭크뉴스 2024.06.26
43800 북, 동해로 탄도미사일 발사…"극초음속 시험발사 했다가 실패 추정"(종합) new 랭크뉴스 2024.06.26
43799 합참 “북한, 오늘 아침 동해로 탄도미사일 쐈지만 실패한 듯” new 랭크뉴스 2024.06.26
43798 폭주차량에 도로 작업자 참변…교통사고 잇따라 new 랭크뉴스 2024.06.26
43797 사망자 장례 일정은?…이 시각 임시분향소 new 랭크뉴스 2024.06.26
43796 불타는 공장, 누구도 그들에게 살길을 알려주지 않았다 new 랭크뉴스 2024.06.26
43795 [속보] 합참 “북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발사···‘실패’ 추정” new 랭크뉴스 2024.06.26
43794 [속보] 합참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실패 추정" new 랭크뉴스 2024.06.26
43793 합참 "북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발사‥실패 추정" new 랭크뉴스 2024.06.26
43792 日 “북, 동해상으로 미상 탄도미사일 발사” new 랭크뉴스 2024.06.26
43791 SM과 하이브의 자존심 대결...역동적인 '라이즈'냐 청량한 '투어스'냐 new 랭크뉴스 2024.06.26
43790 ‘화성 참사’ 전날 “힘들어서 그만 두려고”…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new 랭크뉴스 2024.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