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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자사 상품 판매를 늘리기 위해 ‘쿠팡 랭킹순’ 검색 순위를 조작하고, 후기 작성에 임직원을 동원한 쿠팡과 씨피엘비(CPLB)에 14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밝힌 지난 13일 서울 시내 한 주차장에 쿠팡 배송 차량이 주차되어 있다. 권도현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13일 쿠팡의 자사 상품 우대 혐의에 대해 유통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한 후 쿠팡과 공정위간 장외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쿠팡측은 “시대착오적 조치”라며 핵심서비스인 로켓배송이 중단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에 공정위는 “여론을 호도하는 것”이라며 “법정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번에 제재안이 발표된 자사 상품 우대 혐의 외에도 쿠팡은 멤버십 가격 인상 관련 눈속임 의혹, 하도급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다. 사안마다 양측 입장이 크게 엇갈려 공방이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멤버십 ‘눈속임’·하도급법 위반 의혹도 조사중

16일 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달 쿠팡의 멤버십 가격 인상 동의 관련 ‘눈속임(다크패턴) 의혹’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였다. 쿠팡은 지난 4월 자사 ‘와우 멤버십’ 요금을 월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인상한다고 발표하면서 기존 회원들의 상품 결제창에 ‘멤버십 동의하고 혜택 계속받기’ 문구를 넣었다. 회원들이 상품을 구매하면 요금 인상에도 동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공정위는 이런 행위가 소비자 기만행위에 해당하는지 살펴보고 있다.

복잡한 멤버십 해지 과정도 조사 대상이다. 중도 해지 버튼은 멤버십 화면 가장 하단에 있는데, 버튼을 눌러도 2~3단계 클릭을 더 거쳐야 한다. 전자상거래법은 기만적인 방법으로 청약 철회나 고객 계약 해지를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공정위가 지난해 7월 발표한 다크패턴 자율관리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구매 취소·탈퇴를 복잡하게 하는 것도 다크패턴에 해당된다.

반면 쿠팡은 소비자들에게 요금 인상 관련 내용을 충분히 알렸다는 입장이다. 쿠팡은 “팝업창과 공지문, 이메일 등 세 번 이상 멤버십 요금 변경을 상세히 알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중도 해지 방법이 복잡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동의없이 가격이 갱신되는 타사와 달리 멤버십 해지 절차는 업계에서 가장 간편하고 빠른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자사 상품 판매를 늘리기 위해 ‘쿠팡 랭킹순’ 검색 순위를 조작하고, 후기 작성에 임직원을 동원한 쿠팡과 씨피엘비(CPLB)에 14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밝힌 지난 13일 서울 시내 한 쿠팡 물류센터의 모습. 권도현 기자


이와 함께 쿠팡은 하도급법 위반 혐의로도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다. 자사 상품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이에 대한 판촉 비용을 하도급사에 떠넘겼다는 것이다. 하도급법은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판촉 비용을 전가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공정위는 지난 2월에도 쿠팡과 자회사 씨피엘비에 하도급법 위반 혐의(하도급 단가 허위 기재)로 1억78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쿠팡은 이 판정에 반발해 행정소송에 나섰다.

쿠팡은 “납품업체에 판촉 비용을 전가한 사실이 없고, 자사 상품 프로모션은 사전에 납품업체와 충분히 협의해 진행한다”고 반박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구체적인 조사 상황은 알려주기 어렵다”면서 “법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댓글 조작 관련 김 의장 추가 고발 나설까

지난 해 3월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왼쪽 세번째)를 비롯한 경영진이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오프닝벨을 울리고 있다. 쿠팡 제공


검찰로 넘어간 자사 상품 우대 건도 불씨가 남아 있다. 쿠팡 운영위윈회인 CLT가 댓글 조작을 직접 보고받고 지시한 것이 공정위 조사에서 확인됐기 때문이다. CLT는 김범석 의장 등 주요 임원진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구체적인 지시를 한 정황은 확보하지 못해 김 의장 등 개인을 고발하진 않았으나, 향후 검찰 조사에서 회의록 등을 통해 김 의장의 지시 여부가 확인된다면 추가 고발에 나설 수도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과거에도 검찰 수사단계에서 추가 고발 요청이 들어와 고발을 진행한 전례가 있다”면서 “(강제수사권을 가진) 검찰이 추가 자료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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