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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 반지하 2만8천호 ‘침수 가능’
올해 침수방지시설 구비는 1만8천가구 뿐
물막이판이 설치돼 있지 않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반지하 주택. 고경주 기자 [email protected]

올여름 기상이변으로 인한 폭우가 예상되는 가운데 서울시는 침수가 우려되는 모든 반지하 주택에 물막이판과 역류방지기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설치 규모는 1년 전 서울시가 밝힌 침수방지시설 필요 주택 2만8천호에 한참 못 미쳐서 ‘최소한의 침수방지대책’에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한겨레가 정보공개청구로 받은 서울시의 ‘자치구별 침수방지시설 설치 실적’을 보면, 서울시는 지난달 31일 기준 1만5100가구에 물막이판과 역류방지기를 설치했다. 물막이판이 필요한 1만2854가구(역류방지기 동시설치 포함)와 역류방지기가 필요한 2246가구를 더한 결과로 서울시가 밝힌 설치율은 100%다. 여기에 주민의 자발적 신청 2850건까지 포함해, 반지하 주택 총 1만7950가구에 침수방지시설이 구비됐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서울시가 침수방지시설이 필요하다고 밝힌 2만8537호와 견주어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지난해 서울시는 반지하 폭우 참사를 계기로 반지하 주택 22만호에 대해 전수조사를 벌였는데, 당시 △중증장애인 가구 204호 △노인·아동 양육 가구 437호 △침수이력 반지하 1만9700호 △그 밖의 반지하 8196호에 침수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하지만 올해 침수방지시설이 설치된 곳은 △중증장애인 가구 125가구 △노인·아동 양육 가구 243가구 △침수이력 반지하 1만1321가구 △그 밖의 반지하 3411가구로 지난해 발표치와 차이가 크다. ‘호’와 ‘가구’의 단위가 다르지만, 다세대 연립주택과 단독주택은 사실상 ‘1가구=1호’이고, 다가구 단독주택의 경우 등기상 주택 1호에 여러 가구가 살기 때문에 보통 가구 수로 따지면 오히려 수치가 늘어야 한다.

실제로 지난 2022년 침수 피해가 막심했던 관악구 신림동마저 아직 물막이판을 갖추지 못한 집이 허다하다. 한겨레가 지난 9일 서울시 홍수위험지도상 침수가능지역으로 표기된 골목을 살펴보니 최소 16곳의 반지하 주택에 물막이판이 없었다. 2년 전 집중호우로 일가족 3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졌던 반지하 주택에서 불과 한 블록 떨어진 골목 역시 물막이판이 있는 집보다 없는 집이 더 많았다.

서울시는 설치 대상이 줄어든 원인으로 이사로 인한 공실, 주택 철거로 인한 멸실 등을 꼽았지만, 큰 폭의 수치 차이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집주인 반대도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서울시가 침수방지시설 설치를 권고해도 집주인이 동의하지 않으면 설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적잖은 집주인들이 ‘침수 주택 꼬리표’를 우려해 물막이판 설치를 꺼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집주인이 거부해서 설치가 안 되는 경우는 시에서도 어떻게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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