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4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신의 허위사실 공표 관련 재판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언론은 검찰의 애완견' 발언에 국민의힘은 '극언' '조폭' '천박'이라는 원색적인 표현으로 맹공을 폈다. 반대 편에 대한 증오심을 키우려는 거대 야당 수장의 비상식적 발언에 "사법부에서 뺨 맞고 언론계에 눈 흘기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반면 이 대표는 경기지사 시절 함께 근무한 이화영 전 평화부지사의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에 중형을 내린 법원에는 저자세를 보이는 이중잣대를 드러냈다. 여당 당권주자들도 "언론 자유를 위협한다"고 이 대표를 직격했다.

법원에는 발언 수위 조절..."재판 의식한 듯"

국민의힘 미디어특위는 16일 성명을 내고 "언론을 들었다 놨다 하는 민주당의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라고 비꼬았다. 민주당이 '공정 언론'을 만들겠다며 KBS와 MBC 등의 이사 추천 권한을 언론현업단체들에 부여하는 방송3법을 추진하면서 언론을 애완견이라 칭한 것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뜬금없이 언론까지 매도하며 ‘검찰의 애완견’이라는 극언까지 서슴지 않았다”며 “진실이 드러날수록 이재명 대표는 감옥이 두려운가 보다”라고 꼬집었다.

'청담동 술자리 의혹'에는 후원금 독려..."이중잣대"

특히 이 대표의 이중잣대를 문제 삼았다. 같은 당 나경원 의원은 “이재명의 치부를 드러내는 보도를 하면 애완견이고, 이재명과 민주당 편드는 보도를 해야만 언론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여권에선 이 대표가 사실무근으로 판명이 난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전파하도록 독려한 사례를 꼽는다. 이 대표의 공식 유튜브 계정 사용자는 지난해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전파하는 친이재명 성향의 유튜브 채널에 접속해 "격려의 의미로 슈퍼챗을 한 번씩 쏴주자"며 후원금 지원을 독려했다. 계정 사용자는 이 대표 본인일 가능성이 높다. 청담동 술자리 의혹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이 김앤장 변호사 30여 명 등과 고급 술집에서 새벽까지 통음했다는 내용이다.

"조폭 같은 막말" 언론관 비판도

이 대표의 자의적 언론관을 겨냥한 비난도 적지 않았다. 유승민 전 의원은 “만약 이 대표 말대로 ‘진실을 보도하지 않고 검찰이 주는 정보를 받아 열심히 왜곡, 조작’하는 언론사가 있다면 이 대표 본인이 증거를 갖고 그 언론사에 대해 중재신청을 하든, 고소를 하면 될 일 아니냐”며 “언론 전체를 싸잡아 ‘검찰의 개’라고 비난하는 조폭 같은 막말을 들으면, 저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나라가 망하겠구나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쏘아붙였다.

윤상현 의원은 “대한민국 언론을 검찰의 애완견 수준으로 짓밟은 희대의 망언이자 자유주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망발”이라며 “이렇게 천박한 정치인이 차기 유력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한국일보

이성택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