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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고령화 지속될 경우 10년 뒤 경제성장률 추락
출산율 제고·인구절벽 연착륙 ‘투트랙 전략’ 필요해
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테슬라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가 지난 5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출산율이 계속 급락하는 문제는 ‘문명사적 위험(civilization risk)’이라고 언급할 만큼 심각한 저출산 문제의 중심에 한국이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이미 작년 뉴욕타임스의 칼럼 ‘한국은 소멸하는가’에서 한국의 저출산 상황이 흑사병으로 인해 인구가 급감했던 14세기 유럽의 상황보다 심각하다고 경고했었다. 1970년에 출생아 수가 101만 명, 합계출산율이 4.53명이었지만 2023년에는 출생아 수가 23만 명으로 줄었고 합계출산율도 0.72명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0.6명대로 진입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 저출산 속도뿐만 아니라 고령화 속도도 가장 빠른 국가이다. 2001년 고령인구 비율이 7.2%로 고령화사회에 진입했고, 2018년 14.4%로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2025년에는 고령인구 비율이 20.6%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된다.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넘어가는 데 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7년이 소요될 정도로 급속하게 진행되었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이 발간한 ‘2024년 인구보고서’에 따르면 총인구가 작년 기준 5171만 명에서 2065년 3969만 명으로 3000만 명대에 진입할 전망이다. 생산가능인구도 10년 내에 약 1000만 명 정도가 감소할 예정이다.

인구절벽은 생산, 고용, 소비, 투자의 감소를 가져와 경기침체로 이어지게 된다. 노동공급 감소로 인해 경제성장률이 하락하고 세수 축소와 정부지출 확대로 인해 재정건전성이 위협받게 된다. 노년부양비가 급속히 상승하면서 건강보험과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시스템의 지속가능성이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다. OECD의 2060년까지의 장기 전망에 따르면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정책 대응 없이 현 상황이 유지된다고 가정했을 때 2021년 2.35%, 2033년에 0.92%로 0%대에 진입하고 2047년 –0.02%, 2060년 –0.08%를 보인다.

정부는 2005년 9월 시행된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에 따라 2006년부터 2025년까지 총 4차 5개년에 걸친 저출산·고령화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추진 중이다. 초기 1, 2차 기본계획은 합계출산율 제고에 중점을 두었고 그 이후에는 양성평등, 일·가정양립으로 중심이 옮겨가게 되었다. 2023년까지 18년 동안 투입된 금액은 380조원에 달하고 GDP 대비 저출산 대응 예산 비중은 꾸준히 증가했지만 합계출산율은 오히려 더 급감함으로써 대응 정책 효과는 크지 않았다.

인구 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다시 돌아가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 비용이 드는 것은 틀림없지만 제대로 된 청사진과 대응 전략 없이 서두르는 것은 계속되는 실패와 예산 낭비로 귀결될 것이다. 인구구조의 변화 대응은 투트랙으로 진행돼야 한다. 현금을 지원하면 자녀를 출산할 것이라는 안이한 인식에서 탈피해 다양한 방면의 구조적 문제에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합계출산율을 높이는 일은 오랫동안 끈기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동시에 인구절벽에 대한 연착륙을 준비해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 저출산에 적응하고 인구 감소가 만들어낼 사회를 예측하여 시스템을 정비하는 일이 중요하다. 노동생산성 향상을 통해 경기침체와 저성장의 굴레를 극복하고 강소국의 전철을 밟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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