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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전증 지원병원 협의체 위원장 홍승봉 교수
“의사 집단 휴직은 중증 환자에겐 사형선고”
14일 서울대병원에서 의료진과 환자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사의 단체 사직과 단체 휴진은 중증 환자들에게 사형선고와 다름없습니다.”

대학병원의 뇌전증 전문 교수들로 구성된 단체인 거점 뇌전증지원병원 협의체의 홍승봉 위원장(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은 16일 한겨레에 이렇게 밝혔다. 이 단체는 오는 18일 대한의사협회의 집단 휴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홍 위원장은 동료 의사들을 향해 “2025년에 1509명 의대 증원 문제가 사람의 생명보다 더 중요하냐”며 “나의 사직, 휴직으로 환자가 죽는다면 목적이 무엇이든 간에 정당화될 수 있겠나. 그 환자는 나의 직계 가족이 아닐지 모르지만 친척의 친척일 수도 있고, 친구의 친구일 수도 있다”고 했다.

“수술받으면 생존율 90%까지…수술 40%도 못 해”

홍 위원장은 전공의 이탈로 뇌전증 환자들이 수술을 받지 못하고 있고, 이는 환자들의 생명과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반인보다) 30배 높은 돌연사 또는 뇌전증 발작으로 인한 사고사로 하루에도 젊은 중증 난치성 뇌전증 환자가 1∼2명씩 사망하고 있다. 뇌전증 수술을 받으면 사망률이 3분의 1로 줄어들고, 10년 이상 장기 생존율이 50%에서 90%로 높아진다”며 “하지만 지금은 전공의 사직으로 유발된 마취 인력 부족으로 예정됐던 뇌전증 수술의 40%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국에서 뇌전증 수술을 할 수 있는 병원은 단 7개뿐인데, 모두 비슷한 형편”이라며 “대부분 뇌전증 수술이 취소되거나 무기한 연기됐다. 의사는 환자에게 전공의 사직으로 수술할 수 없게 됐다는 말 한마디밖에 하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10대, 20대, 30대 젊은 중증 뇌전증 환자들이 수술을 받지 못하고 있다. 돌연사율이 높은 이들에게 수술 취소는 사형선고와 같다”고 말했다.

의대생·전공의 부모들에게

홍 위원장은 전공의 등을 향해 의료현장에 복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 위원장은 “10년 뒤 의사 1509명이 사회에 더 나온다면, 전체 의사 15만명의 1%에 해당한다. 의사 수가 1% 늘어난다고 누가 죽거나 한국 의료가 망한다고 말할 수 있나”라며 “의사가 부족해서 환자가 죽는 것이지 의사가 너무 많다고 환자가 죽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10년 뒤에 활동할 의사 증가를 막기 위해 현재 수십만명 중증 환자들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것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의사로서의 책임과 사명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전공의·의대생의 부모를 향해서도 “자녀가 훌륭한 의사가 되기를 바란다면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어떤 충고를 해야 할지 고민해주시길 진심으로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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