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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GM 합작사, 3년간 임금 30% 인상 잠정 합의
노조 없던 현대차 美 공장, 이달 가입여부 투표

올해 말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현지 노동조합(노조)의 입김이 거세지면서 미국에 진출한 국내 배터리, 자동차, 반도체 기업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이미 노조에 가입한 공장은 산별 교섭을 통해 상당한 규모의 임금 인상을 얻어냈고, 노조가 없는 공장도 노조 결성을 저지하기 위해 임금을 올려 주는 상황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의 배터리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는 지난 10일(현지시각) 미국 최대 제조업 산별노조인 전미자동차노조(UAW)와 3년간 임금을 30% 인상하는 협상안을 잠정 타결했다. 오하이오주에 있는 얼티엄셀즈 1공장 노동자들은 공장 가동 직후인 지난 2022년 12월 UAW에 가입하고 임금 인상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미국 오하이주에 위치한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사 얼티엄셀즈 1공장 전경. / LG에너지솔루션 제공

노사는 지난해 8월 임금을 25% 인상하는 내용의 중간 임금 협상안에 합의했으나, 추가 인상을 요구한 노조의 입장을 반영해 인상률을 30%까지 올렸다. 이번 잠정 합의가 향후 노조 표결을 통과하면, 얼티엄셀즈 노동자의 최종 임금 수준은 2022년 대비 115%가량 상승할 것으로 UAW는 보고 있다.

이번 얼티엄셀즈 1공장의 사례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 혜택을 받기 위해 미국에 진출한 삼성SDI, SK온 등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뉴욕타임스는 “UAW는 이번 얼티엄셀즈와의 계약 템플릿(틀)을 포드, 스텔란티스 등 GM의 경쟁사가 짓고 있는 배터리 공장에도 적용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SK온은 강성 노조의 압박으로 계획된 공장 가동 시기가 늦춰지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포드는 2026년 가동을 목표로 하던 SK온과의 합작 2공장 투자 계획을 연기했는데, 그 이유로 전기차 수요 둔화와 함께 노조 파업으로 발생한 손실을 꼽았다. 당시 포드는 6주간 진행된 UAW의 파업 영향으로 총 8만대 규모의 생산 차질을 빚었고, 13억달러(약 1조8000억원)의 비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포드는 작년에 UAW와 4년간 임금 25% 인상에 합의했다.

현대차 앨라배마주 공장 생산라인 모습. / 현대차 제공

현대차그룹도 미국에서 노조 리스크(위험요인)가 커지고 있다. 현대차는 2005년 미국에 제조 공장을 지은 후 올해까지 무노조 경영을 해 왔으나,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공장 내 4000명의 노동자가 이달 UAW에 가입할지를 놓고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현대차 미국 법인은 노조 가입을 저지하기 위해 앨라배마 공장 등에서 근무하는 생산직의 임금을 4년간 25% 인상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투표로 노조가 생기면 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자동차 제조사처럼 UAW와 임금 문제에 대해 산별 교섭을 벌여야 한다. 차종별 생산량을 조절할 때도 노조와 별도 협상을 진행해야 해 시장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규모 반도체 보조금을 받기 위해 미국에 진출한 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노조 설립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재선을 노리는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기술·미디어 노동자를 대표하는 단체인 미국통신노동자연합(CWA)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면서 CWA의 입김이 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CWA는 마이크론과 2028년 생산을 시작할 뉴욕 북부 클레이시 공장을 두고 협상을 시작했다. 공장이 문을 열 때 CWA는 피켓 시위, 파업 등으로 마이크론을 방해하지 않고 마이크론도 CWA의 노조 추진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만약 마이크론 공장이 노조를 결성하면 인텔, TSMC,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약 400억달러(약 55조5000억원)를 투자해 반도체 관련 시설을 구축 중이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38억7000만달러(약 5조2000억원)를 투자해 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 기지를 짓고 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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