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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만3770명 자살로 숨져··· 1분기도 3794명
작년 12월 유명배우 자살 후 '베르테르효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우울·경제난도 영향
[서울경제]

지난해 자살로 숨진 사람이 최근 4년 사이 가장 많았던데 이어 올 1분기에도 1월 자살 사망자 수가 전년동기대비 33.8%나 늘어나는 등 증가 추세가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 따른 우울증·가난 등이 직간접적으로 계속해서 영향을 미쳤을 뿐 아니라 유명배우의 사망에 따른 ‘베르테르 효과’까지 나타났다. 두 번 이상 자살을 시도해 응급실을 찾는 비율이 늘었고 청년층 자살시도율이 전 연령대 평균을 2배가량 웃도는 등 세부적으로도 심각성이 두드러진다.

정부는 언론과 유튜브 등 뉴미디어 매체에 자살 보도 권고기준을 준수해달라고 요청했다. 자살 위험이 큰 자살 재시도자 관리를 강화하는 동시에 청년층 자살 시도자에게는 소득에 상관없이 100만원 한도 내에서 치료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지난 14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8차 자살예방정책위원회에서 공개된 ‘최근 자살 동향 및 대응방안’ 자료를 보면 지난해 자살로 숨진 사람은 1만3770명이다. 2019년 기록한 1만3799명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전년대비 6.7% 증가했다. 남성 자살자는 전년대비 6.7% 증가한 9626명, 여성은 6.6% 증가한 4144명이었다.

복지부는 올 1분기 들어서도 자살 사망자 증가 추세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1월 자살 사망자는 작년 동월보다 334명(33.8%) 증가한 1321명이었다. 2월에도 118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전년동월대비 11.6% 늘었으며 3월에는 1288명이 자살해 1.7% 늘었다.

자살 재시도도 늘었다. 두 차례 이상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는 응급실 내원자의 비율은 지난해에는 17.0%였으나 올 1~3월에는 27%에 달했다. 특히 청년층의 자살시도율이 두드러졌다. 인구 10만 명당 자해·자살 시도율은 10대 160.5명, 20대 190.8명, 30대 91.5명으로 전 연령대 평균 84.4명을 크게 웃돌았다.

정부가 4월 26일과 5월 8일 전문가 자문회의를 통해 최근 자살 사망 증가 원인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모방 자살’과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사회적 고립, 경제난 등이 큰 요소로 작용했다. 특히 작년 12월 유명인 사망 사건 직후 7~8주간 자살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19의 여파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복지부는 “사회적고립·경제난 등은 정신건강과 자살에 직간접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우울·불안장애 등 정신질환으로 진료받은 국민도 지속적 증가세”라고 밝혔다. 정신질환으로 진료받은 국민 수는 2017년 321만명에서 2023년 434만명으로 증가 추세다.

정부는 자살 방법과 도구, 장소와 동기를 구체적으로 밝힌 보도가 모방 자살을 부추긴다고 보고, 언론에 '자살 보도 권고기준'에 따라 신중히 보도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극단적 선택' 등 자살을 암시하는 표현 사용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최근 유튜브 등에서 유명인의 자살 소식을 알리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보고, 뉴미디어에 대한 지침을 담은 '자살 보도 권고기준 4.0'을 마련해 연내 발간할 예정이다.

자살 시도자에 대한 사후 관리도 강화한다. 특히 청년층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사례관리 서비스’에 동의한 청년(19~34세)에게 자살 시도로 인한 신체 손상이나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비를 소득과 무관하게 100만원 한도 내에서 지원한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고립과 경제난으로 인해 정신질환 진료를 받는 국민에게는 ‘심리상담 바우처’를 제공해 전문 심리상담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원 대상은 정신의료기관과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에서 의뢰를 받았거나 국가건강검진에서 우울증이 확인된 국민이다. 자살 수단으로 쓰이는 ‘일산화탄소 유발물질’을 판매하는 온라인 유통업체와는 업무협약을 맺고 구매할 때 생명사랑 문구를 제시하거나 팝업창을 띄우도록 한다. 오프라인에서는 진열해서 판매하지 못하게 하는 한편 구매 용도를 묻도록 할 예정이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자살예방정책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또한 최근 아질산나트륨 중독으로 인한 자살이 늘어나면서 ‘자살위해물건에 관한 고시 개정계획(안)’을 심의해 아질산나트륨을 자살 위해 물건으로 신규 지정했다. 아질산나트륨은 흰색 분말 형태로 주로 가공육의 보존제와 발색제로 쓰이지만, 4~6g만 섭취해도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이에 최근 호주와 일본 등에서 신종 자살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아질산나트륨으로 인한 자살 사망은 2017년에 전혀 없었으나 2020년 49명, 2021년 46명, 2022년 33명으로 나타났다.

자살 위해 물건으로 지정된 물질을 자살 유발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유통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 등 형사처벌을 받는다. 온라인으로 자살 위해 물건을 사거나 구매 의사를 표현하는 등 자살 실행이 명백하다고 판단되면 경찰, 소방의 위치 파악을 통해 긴급 구조된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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