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우울증 등 심리 살펴야
| 심영규 | 고려대 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육아 커뮤니티를 보면 소아뇌전증에 대해 두려움을 호소하거나 조언을 구하는 글들이 심심치 않게 목격된다. 하지만 소아뇌전증은 큰 걱정과 달리 약물 치료로 충분히 조절 가능한 질환이다.

심영규 | 고려대 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뇌전증은 특별한 유발 요인 없이 24시간 이상의 간격을 두고 2회 이상 발작·경련을 반복하는 것으로, 소아기에 이 같은 증상이 발생하는 것을 소아뇌전증이라고 부른다. 염색체 또는 유전자 이상, 선천적 뇌 구조 이상, 뇌종양, 뇌혈관 이상, 중추신경계 감염 등으로 발병할 수 있지만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특발성 뇌전증이 30%가량을 차지한다.

많은 보호자가 발열로 인한 열성경련을 뇌전증이 아닐까 걱정하지만 열성경련은 뇌전증이 아니다. 열성경련은 생후 6개월에서 5세 사이 소아가 38도 이상 발열로 인해 주로 전신경련을 일으키는 것으로, 전체 소아의 2~5%에서 발생하지만 5세 이후엔 거의 소실된다.

뇌전증 발작은 다양한 양상을 보일 수 있다. 흔히 잘 알려진 대발작에선 의식 없이 몸에 힘이 들어가 전신이 뻣뻣해지면서 규칙적으로 온몸을 떠는 증상이 나타난다. 소발작의 경우 멍하게 의식 없이 서 있기도 하고, 일부 발작에선 갑자기 몸에 힘이 풀리면서 의식을 잃고 쓰러지기도 한다.

아이가 대발작 증상을 보일 경우 우선 평평한 곳에 눕히고 가래나 침, 토사물과 같은 분비물이 기도로 넘어가지 않도록 고개를 옆으로 돌려준다. 혀가 말렸다거나 숨을 못 쉰다고 생각해서 입안으로 손가락을 넣는 경우가 있는데, 소아라도 턱 힘이 강하기 때문에 자칫 손가락을 크게 다칠 수 있어 삼가야 한다. 대부분 1~2분 이내 발작을 멈추지만, 5분 이상 지속되면 응급실 내원을 고려한다.

일부 잘 알려진 특정한 소아뇌전증의 경우 나이가 들면서 좋아지기도 해 발작 증상이 빈번하지 않다면 경과를 관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일부 제한된 사례로 치료 여부 결정은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 발작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면 항경련제 복용을 통해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대체로 80% 이상은 1~2가지 약제 사용으로 경련이 조절되고 일상생활을 무리 없이 할 수 있다. 하지만 3가지 이상 약제로 2년 이상 치료해도 잘 조절되지 않는 난치성 뇌전증은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는 케톤 생성 식이요법을 고려할 수 있고, 상황에 따라 미주신경자극술, 뇌전증 수술 등 수술적 요법도 쓰일 수 있다.

소아뇌전증은 이후 우울증이나 다른 심리적인 이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치료와 함께 환자의 심리 상태에 대한 관찰도 필수적이다. 사회적 편견과 오해로 환자 스스로 병을 숨기거나 부당한 차별을 받는 경우가 있는데, 뇌전증이 있는 사람은 사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고혈압·당뇨 등과 마찬가지로 증상을 잘 조절하면 되는 질환으로, 이들 역시 함께 사회를 이뤄나가는 구성원이라는 인식 개선이 중요하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9452 우크라 “러와 협상 준비됐다”…러 “우리 입장과 일치” 랭크뉴스 2024.07.25
29451 '구영배 신화' 무너지나... 문어발 인수로 흔들리는 나스닥의 꿈 랭크뉴스 2024.07.25
29450 티몬·위메프 판매자들도 자금난 심화…"수십억원도 물려" 랭크뉴스 2024.07.25
29449 최민희 “나와 싸우려 하지 마” 이진숙 “절대 사퇴 않겠다” 랭크뉴스 2024.07.25
29448 법사위, 한동훈-김건희 특검법 상정…오늘 본회의서 격돌 예고 랭크뉴스 2024.07.25
29447 윤 대통령 “한 대표 외롭게 말라”…한동훈과 '러브샷' 랭크뉴스 2024.07.25
29446 '불닭볶음면 신화 삼양식품, 인재 영입 '블랙홀'로 K라면 알린다 랭크뉴스 2024.07.25
29445 “5주 내 10㎏ 빼면 300만원 환불”…사람 잡는 ‘다이어트 모델 이벤트’ 랭크뉴스 2024.07.25
29444 "실거래가보다 2배 높게"…'담보 부풀리기' 무더기 적발 랭크뉴스 2024.07.25
29443 [영상] 한밤중 찾아와 현관문에 귀 대고 택배상자 뒤지고…낯선 남성의 스토킹, 왜? 랭크뉴스 2024.07.25
29442 죽고서 유명해졌다, 제주 오름에 미친 사진가…이 작품 못 보나 랭크뉴스 2024.07.25
29441 세계 가장 안전한 여행지는 동남아 ‘이곳’… 제일 위험한 도시는 카라카스 랭크뉴스 2024.07.25
29440 [오늘의 운세] 7월 25일 목요일 랭크뉴스 2024.07.25
29439 [뉴스분석] '패장' 한동훈에게 3개월 만에 다시 당의 운명을 맡긴 이유는 랭크뉴스 2024.07.25
29438 '정치 무관심' 4050 여성 주축…한동훈 압승 뒤엔 '9만 위드후니' 랭크뉴스 2024.07.25
29437 "트럼프, 해리스 상대 박빙 우위…격차는 바이든 때보다 줄어" 랭크뉴스 2024.07.25
29436 국회, 본회의서 채상병특검법 재의결…여야, '방송4법' 격돌 랭크뉴스 2024.07.25
29435 이창수의 '패싱'이냐, 이원석의 '언플'이냐… 검찰 '빅2'가 정면충돌한 세 지점 랭크뉴스 2024.07.25
29434 ‘줄서는 왕릉뷰’ 포토존…신라 쌍무덤 ‘금관 왕비, 금동관 왕’의 정체[이기환의 흔적의 역사] 랭크뉴스 2024.07.25
29433 美, 북한 미사일·군사위성 개발 도운 中 기업인 등 제재 랭크뉴스 2024.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