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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0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중앙아시아 3개국 국빈방문을 위해 공군 1호기에 탑승하기 전 인사하고 있다. 이번 순방은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국빈방문 이후 6개월 만이다. 윤윤식 기자 [email protected]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진짜 너무 늦었다.” ‘무한도전’에서 예능인 박명수씨가 했던 말이다. 그러면서 박씨는 “너무 늦었으니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기존의 격언을 비튼 이 말은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뻔한 위로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는 지체할 시간조차 없다’는 현실적인 조언이 더 공감되기에 지금도 회자되고 있을 것이다.

최근 검찰 안팎에서 ‘진짜 너무 늦었다’고 입길에 오르는 일이 하나 있다. 바로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다. 2020년 4월 최강욱 전 의원의 고발로 수사가 시작됐고 검찰은 2021년 12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김 여사에게도 출석을 요구했으나 김 여사는 거부했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되고 당선되면서 김 여사 소환은 한없이 미뤄졌다. 고발 이후 4년이 지났고 1심 선고 후로도 1년4개월이 지났지만, 현재까지 김 여사에 대한 조사와 처분은 감감무소식이다. 사건이 초장기 미제의 늪에 빠진 것이다. 검찰은 항소심 선고 결과를 받아 본 뒤 김 여사 수사를 본격적으로 재개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검찰로서도 공소시효나 돈을 댄 다른 ‘쩐주’ 혐의 인정 여부 등 고려할 게 많을 것이다. 하지만 유독 김 여사에 대해서만 장고에 장고를 거듭하는 모습이다.

검찰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에 대해서는 1심 선고 직후 고검의 재기 수사 절차를 거쳐 곧바로 재수사에 착수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부인 김혜경씨는 ‘법인카드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공범의 2심 선고를 기다렸다가 기소하긴 했으나, 일찌감치 소환 조사를 끝마친 상태였다.

수사가 길어지면서 어느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은 잊히고 세간의 이목은 ‘김 여사 소환 조사’에 쏠리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검찰은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 수사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냈지만 매번 김 여사 수사와 비교될 수밖에 없었다. 범야권 총선 승리로 ‘검수완박 시즌2’가 예고되는 상황에서 검찰의 정치적 공정성이 의심받는 것이다. 그래서 사건 처분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김 여사를 소환하지 않을 경우의 후폭풍이 예상되는 상황에 몰렸다. 올해 초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 경질설’과 지난달 ‘기습적 검찰 인사’ 모두 김 여사 수사와 연결 짓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검찰은 김 여사 때문에 앞으로도 뒤로도 가지 못하는 처지에 놓였다. 그래서 검찰 내부에서 ‘대선이 끝나자마자 김 여사를 불러야 했다’는 뒤늦은 한탄이 흘러나오는 것이다.

결국 검찰이 달력에 쫓기는 모양새가 됐다.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사건’을 신속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한 이원석 검찰총장(오는 9월 퇴임)의 후임 인선 절차가 곧 시작된다. 일각에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권이 없는 이 총장이 ‘명품 가방 신속 수사’ 지시를 겸해 도이치 수사팀도 재촉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한다. 명품 가방 사건도 이르면 이달 내 사실관계가 정리될 것으로 보이고, 도이치 주가조작 사건 항소심은 다음달 초 변론을 종결한다. 이미 너무 늦었기 때문에 더는 김 여사 조사를 지체할 수 없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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