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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순위 조작 제재’ 공정위 1차 전원회의 뒤 매각
강한승 “종합소득세 납부 재원 마련 위해 주식 팔아”
‘쿠팡 랭킹순’ 검색 순위를 조작해 소비자의 자체 브랜드(PB) 상품 구매를 유도한 쿠팡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천억원대 과징금과 검찰 고발 등 제재를 받게 됐다. 연합뉴스

쿠팡의 강한승 대표가 과징금 1400억·검찰 고발 등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가 나오기 전 쿠팡 주식 4만주를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는 지난달 29일(한국시각) 쿠팡 관련 제재 수위를 논의하기 위해 1차 전원회의를 열었고, 강한승 대표는 그 하루 뒤인 30일(미국시각) 보유 주식 가운데 일부를 처분했다. 강 대표가 주식을 팔았던 당시 주당 23달러였던 쿠팡 주가는 공정위 제재가 발표된 뒤 21달러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한겨레가 14일 확인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보면, 강한승 대표는 지난달 30일 자신이 보유한 쿠팡 주식 가운데 4만여주를 주당 23달러에 매각했다. 매각 대금은 92만달러(12억6천만원)였다. 쿠팡은 국내에서 대부분의 사업을 하지만, 쿠팡의 모기업 쿠팡아이앤시(Inc)가 2021년 3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해 있다. 강 대표는 쿠팡아이앤시 주식을 58만4478주 보유하고 있었다.

강한승 쿠팡 대표. 박종식 기자 [email protected]

주식 매각 시점이 논란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지난달 29일 쿠팡의 자체브랜드(PB) 상품 등 자기 상품 밀어주기에 대한 제재를 논의하기 위해 1차 전원회의를 열었다. 전원회의에 앞서 공정위 심사관은 쿠팡이 알고리즘을 조정해 소비자를 기만한 부당한 고객 유인 행위를 했다고 보고,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 격)를 쿠팡에 발송했다. 당시 법인 고발과 함께 과징금 규모가 수천억원에 달할 수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는 등 쿠팡으로선 경영상 ‘악재’가 전망되는 상황이었다.

반면 쿠팡 주가는 이즈음 연고점을 찍고 있었다. 지난 4월 총선이 끝난 뒤 유료회원제인 ‘와우멤버십’의 월 회비를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 인상한 영향이었다. 이로 인해 연간 수익이 1조3250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자, 쿠팡 주가는 상승했다. 주당 17~19달러 사이를 오가던 쿠팡 주가는 강 대표가 4만주를 매각한 5월30일께 23.23달러까지 올랐다. 회비 인상 전과 견주면 22% 상승이었다.

공정위는 5일 2차 전원회의를 연 뒤 13일 과징금 1400억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고, 소식이 전해지자 쿠팡 주가(21.7달러)는 전 영업일보다 4.36% 떨어졌다. 강 대표의 주식 매각이 공교롭게도 월 회비 인상과 공정위 제재 발표 사이에 벌어진 셈이다. 강 대표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출신으로 지난 2020년 쿠팡의 대표이사가 됐다. 쿠팡의 법무 관련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강 대표는 한겨레의 질의에 대해 회사를 통해 ‘세금 납부를 위해 주식을 매각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쿠팡은 “주요 경영진은 실적 발표 이후 짧은 시기 동안만 주식 매각이 허용된다”면서 “강 대표는 3월12일에 4만8000주, 5월30일에 4만주를 종합소득세 납부 재원 마련을 위해 매각했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이 재원으로 5월31일에 종합소득세 1차분을 납부했고, 나머지 2차분은 7월31일에 납부할 예정이라고 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 공시 내용. 화면 갈무리

이에 대해 김은정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검색 조작 등 소비자 기만행위에 대해 공정위와 쿠팡 간 치열한 공방이 오간 1차 전원회의 뒤에 불공정을 개선할 방안을 모색하기는커녕 일부나마 주식을 매각한 것은 시기가 부적절했다”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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