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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화물 사업부 인수
자금조달 계획·운영능력 등 앞서
대주주 적격성도 유리하게 작용
美 등 장거리노선 시너지 기대
조원태 "美·EU 요구한 것 다했다"
사진 제공=아시아나항공

[서울경제]

중소 항공사인 에어인천이 1조 6000억 원 매출의 아시아나항공(020560) 화물사업부를 인수할 수 있게 된 것은 향후 운영 능력과 사업 지속성 등 정성적 부문에서 높게 평가됐기 때문이다. 실제 본입찰에 참여한 에어인천·에어프레미아·이스타항공 모두 4500억~5000억 원 정도로 입찰가를 제시하는 등 정량적 요소는 변별력이 크지 않았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대신 눈여겨본 것은 에어인천의 안정적인 실적과 인수 뒤 발생 가능한 시너지 효과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14일 “에어인천 컨소시엄이 자금 조달 계획도 확실하게 준비했고 인수 후 시너지 효과를 설득력 있게 내세웠다”고 말했다. 특히 국토교통부가 외국인 실효 지배에 따른 대주주 적격성을 고려한 부분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해외 투자자가 많은 MBK파트너스는 에어프레미아 컨소시엄에서 중도 하차한 바 있다.

국내 유일의 화물운송 항공사인 에어인천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전에서 승전보를 전하면서 업계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우선 연 매출 707억 원에 불과했던 에어인천은 대한항공에 이은 국내 2위 화물운송 항공사로 단숨에 뛰어오르게 됐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시장점유율은 올해 1분기 기준 19.4%로 대한항공(45.2%)에 이은 2위다. 자체 화물기 8대와 리스 3대를 포함해 화물기 11대를 운용하고 있다. ‘벨리카고(화물기 아래의 화물칸)’ 운송을 포함한 지난해 화물운송 분야 매출은 1조 6071억 원에 달한다.



업계는 에어인천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를 통해 상당한 상승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예측했다. 에어인천이 가지고 있는 중국·동남아 중심의 단거리 노선과 아시아나항공의 미국·유럽 등 장거리 노선을 적절히 활용해 화물운송의 효율성을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에어인천 운행 노선인 동남아에서 실은 짐을 한국으로 가져온 뒤 아시아나항공의 대형 화물기를 이용해 수익성이 높은 유럽과 미국으로 운반하는 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그간 여객기 아래의 벨리카고를 이용해 이 같은 방식으로 상당한 수익을 벌어들였다. 화물 수송에 필수적인 물류 창고와 화물 청사 등 인프라가 통합되는 점도 유리한 요소다.

다만 이번 인수의 영향력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화물 분야에 한정된 인수일 뿐 아니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규모가 부풀려져 있다는 점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벨리카고도 인수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화물운송 분야만 집중하는 에어인천이 덩치를 불렸다는 것일 뿐 여객 수송이 핵심인 항공 업계 전반에 영향을 끼치는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화물 사업 독과점 문제가 해결되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인 EC는 올해 2월 두 항공사의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하면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분리 매각하고 대한항공의 로마·바르셀로나·프랑크푸르트·파리 노선을 티웨이항공에 이관하라는 조건을 제시했다. 티웨이항공은 해당 노선을 이관받아 이르면 다음 달부터 순차적으로 취항할 예정이다.

남은 과제는 미국 당국의 승인인데 대한항공은 이르면 10월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최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미국과 EU에서 요구한 모든 걸 다 해왔다”며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과 일부 장거리 여객 노선 조정 외에 더 이상의 양보는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한 뒤 2년 안에 하나로 통합할 계획이다. 두 항공사 통합 시 세계 10위권 수준의 ‘메가 캐리어’가 탄생하게 된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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