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법원 "국민 공포·혼란 야기" 질책
서울지하철 2호선 신림역 인근에서 흉기를 휘둘러 4명의 사상자를 낸 '신림동 흉기난동' 피의자 조선이 지난해 7월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면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이한호 기자


서울지하철 2호선 신림역 인근에서 무차별로 흉기를 휘둘러 4명을 죽거나 다치게 한 조선(34)이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사형을 구형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무기징역을 선고한 1심 양형이 부당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 김재호)는 14일 살인, 살인미수, 사기, 절도, 모욕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조씨의 항소심에서 검찰과 조씨 측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신림역 부근에서 대낮에 일면식 없는 불특정 남성을 범행 대상으로 삼아 (시민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면서 "동기도 뚜렷하지 않아 예측할 수 없는 강력 범죄로 (시민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 범행 이후 발생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 등 모방·이상 범죄를 거론하며 "국민들의 공포와 사회적 혼란을 야기했다"고 질책했다. 조씨는 선고 내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조씨는 지난해 7월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골목에서 흉기를 마구 휘둘러 20대 남성을 살해하고, 30대 남성 3명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범행에 앞서 마트에서 흉기를 훔치고, 택시에 무임승차하기도 했다. 검찰은 그가 2022년 온라인상에서 특정 유튜버를 모욕하는 글을 올린 혐의도 적용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다만, 모욕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조씨의 심신장애 주장을 일부 받아들이면서도, 이를 감형 사유로 인정하지 않았다.

검찰은 항소심에서도 사형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인간 생명을 박탈하는 형벌인 사형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재판부는 "범행의 경위와 정황에 유족들의 피해 감정을 더하면 피고인의 생명 자체를 박탈해 영원히 사회로부터 격리할 극형에 처할 사정도 적지 않다"면서도 "법원으로는 사형 선고가 허용될 전제 조건이 충족됐는지 세심히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가정환경과 사회 적응 실패, 단기 정신병적 장애 등이 범행으로 이어진 복합적 원인"이라면서 "항소심에서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다수의 반성문을 내 후회하고 있으며, 일부 피해자들과 합의를 이룬 등 노력한 정황도 확인된다"고 판단했다.

조선은 2심 선고를 나흘 앞두고 형량을 줄이기 위해 '기습 공탁'을 하기도 했다. 형사 공탁 제도는 피해자의 피해 회복을 위해 일정 금액을 은행 등에 맡기는 것이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2626 [바이든 사퇴] 트럼프 "바이든은 최악대통령…해리스, 바이든보다 이기기 쉽다" 랭크뉴스 2024.07.22
32625 바이든, 대선후보 전격 사퇴 "해리스가 승계 전폭적 지지" [바이든 사퇴-전문] 랭크뉴스 2024.07.22
32624 바이든, 당내 사퇴압박에 재선 전격 포기…美 대선구도 급변(종합) 랭크뉴스 2024.07.22
32623 [속보] 바이든 "대선후보직 사퇴, 해리스 부통령 지지" 랭크뉴스 2024.07.22
32622 “전 남편 다시 만나?”…헤어진 돌싱 여친 나체 사진 보낸 40대男 ‘집유’ 랭크뉴스 2024.07.22
32621 태풍 ‘개미’ 중국으로…다음 주에도 중부 ‘장맛비’ 계속 랭크뉴스 2024.07.22
32620 [속보] 바이든, 미 민주당 대선 후보직 사퇴…“대통령 임무 집중” 랭크뉴스 2024.07.22
32619 암살 시도 후 트럼프 호감도 상승…민주 60% "바이든 사퇴해야"(종합) 랭크뉴스 2024.07.22
32618 "나이를 먹어도 배운 게 없으니"…전 직장 상사 협박한 20대 '무죄' 받은 이유는 랭크뉴스 2024.07.22
32617 '글로벌 IT 대란' 3일째…전 세계 항공기 2만3천편 지연·취소 랭크뉴스 2024.07.22
32616 20대 여성들도 위험하다…귤껍질처럼 부어오른 유방 알고 보니 랭크뉴스 2024.07.22
32615 MS 클라우드 대란에…美서 추억의 '손글씨 일기예보' 등장 랭크뉴스 2024.07.22
32614 트럼프, 총 맞고 호감도 올랐다… 민주 지지자 60%는 "바이든 사퇴해야" 랭크뉴스 2024.07.22
32613 北, 인도 암호화폐 거래소서 3300억 털었다…"올해 최대 규모" 랭크뉴스 2024.07.22
32612 아르헨 고위관료는 파리목숨?…4일에 한명꼴, 7개월간 55명 경질 랭크뉴스 2024.07.22
32611 MS발 먹통 대란에 “빙산의 일각”…취약성 노출한 ‘초연결 세계’ 랭크뉴스 2024.07.22
32610 필리핀 "남중국해 암초에 물자보급 중국과 잠정 합의"(종합) 랭크뉴스 2024.07.22
32609 한은 “올해 中 경제 4% 후반 성장… 부동산이 하반기 회복 좌우” 랭크뉴스 2024.07.22
32608 "네타냐후, 트럼프 재선 시 유리하다 여겨 휴전협상 시간 끌어" 랭크뉴스 2024.07.22
32607 “외교관도 탈출” “노예 벗어나라” 대북 확성기 들어보니 랭크뉴스 2024.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