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주거용 부동산 관리시장 8조
고급화에 수수료 6년새 30%↑
'둔촌주공' 입찰에 3개사 응찰
月수익 2600만원···국내 최고
'한남더힐' 서울 평균의 10배
이권 싸움에 법정 다툼도 늘어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공사 현장. 뉴스1

[서울경제]

약 8조 원 규모의 국내 주거관리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수영장·조식 서비스 등 아파트 고급화 바람이 불면서 타 지역 대비 높은 수준의 위탁관리수수료를 제시하는 단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는 11월 입주를 앞둔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옛 둔촌주공)’ 조합이 지난달 말 주택관리업체 선정 입찰을 마감한 결과 총 3개 업체가 응찰했다. 조합은 이중 적격심사를 통해 총 2개 업체를 선발한 뒤 다음 달 총회에서 최종 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국내 주택관리업체들은 입찰 전부터 조합을 상대로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여왔다. 총 1만 2032가구 규모로 단일 단지 기준 국내에서 몸집이 가장 큰 만큼 상당한 수익을 얻을 수 있어서다. 조합은 주거 전용면적 ㎡당 약 20원의 위탁관리수수료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 3월 기준 서울 평균(㎡당 11원)의 2배 수준이다. 월 예상 수익은 약 2600만 원대로 추정된다. 주거관리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울 1000가구 규모 단지의 월 위탁관리수수료 수준이 80만 원대인 것을 고려하면 국내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시설 보수·경비·미화 등을 포함한 국내 주거용 부동산 관리업 시장규모는 2022년 기준 8조 원에 달한다. 이중 주택 위탁관리업체는 입주자대표회의(입대의)로부터 공용시설 관리를 위탁받아 업무를 진행한다. 현재 전국 1만 6131개 주택 단지 중 약 84%가 위탁관리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전국 주택관리업체 수는 지난해 말 기준 552개로, 이들이 받은 위탁관리수수료는 총 770억 원이다. 이는 2017년(600억 원)대비 약 29% 증가한 금액이다.

위탁관리수수료 총액이 커지는 가장 큰 요인은 아파트의 고급화다. 서울을 중심으로 수영장과 조식 서비스 등 고급 공용 시설을 갖춘 단지가 늘어나면서 관리비 수준도 높아지는 추세다. 실제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의 위탁관리수수료는 ㎡당 116원으로 서울 평균의 10배에 달한다. 이밖에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25원)’, 잠원동 ‘아크로리버뷰(30원)’,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프레지던스(40원)’ 등의 수수료도 높은 수준으로 책정됐다.

수주 이력이 곧 ‘명함’이 되는 만큼 주택관리업체들은 강남권 랜드마크 단지 깃발 꽂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약 98만 가구를 위탁 관리하는 우리관리는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2차’와 개포동 ‘개포디에이치자이’ 등을 수주해 운영하고 있다. 고급화를 내건 타워피엠씨는 ‘래미안 원베일리’, AJ대원은 강남구 도곡동 ‘도곡 렉슬’ 등의 관리 업무를 수주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잡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의 한 조합원은 주택관리업체 선정 적격심사표가 특정 업체에게 유리하도록 만들어졌다며 입찰진행중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법원은 현재 판결을 유보한 상태다. 주택관리업체 선정 이권을 둘러싸고 입대의와 주민이 법적 다툼을 벌이는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다. 주거관리업체의 한 관계자는 “고급화와 대형화 추세를 보이는 신규 아파트 단지에 대한 수수료가 높아지면서 관리 업체들 간의 경쟁도 격화하고 있다”며 “과열 경쟁으로 인한 시장 투명화를 위해 법적 장치도 함께 보완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경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9899 양육비 떼먹는 아빠의 직업은 ‘아동 학대’ 전문 인권변호사 [창+] 랭크뉴스 2024.06.17
39898 ‘50도 육박’ 사우디 메카 성지순례서 요르단인 14명 숨져 랭크뉴스 2024.06.17
39897 "직접 벌어 해결해라" 아들을 거리로 내몬 이유는? 랭크뉴스 2024.06.17
39896 박세리 집 강제 경매 넘어갔다…직접 설계한 '나혼산' 그 건물 랭크뉴스 2024.06.17
39895 엔비디아 못지 않네…Z세대 사로잡은 K컬처 ETF 수익률 '쑥쑥' 랭크뉴스 2024.06.17
39894 “도우미, 가정부, 파출부, 식모 아닌 근로자입니다”…법 시행 2년 휴·폐업 왜? 랭크뉴스 2024.06.17
39893 서울대병원, 오늘부터 휴진…정부 “진료거부 방치 엄정 대응” 랭크뉴스 2024.06.17
39892 법사위, 소위 열어 채 상병 특검법 심사…여당 불참할 듯 랭크뉴스 2024.06.17
39891 [최훈 칼럼] 여의도에 공룡이 산다 랭크뉴스 2024.06.17
39890 김 여사 도움으로 韓서 수술…누워만 있던 아이, 이젠 뛴다 랭크뉴스 2024.06.17
39889 "제발 승진시키지 마세요"…가늘고 길게 가고 싶은 '임포족'을 아시나요? 랭크뉴스 2024.06.17
39888 "홍대병의 고장, 마포구 상권이 오래가는 이유" 도보마포 신현오 인터뷰 [마포구의 비밀④] 랭크뉴스 2024.06.17
39887 [무너지는 제주 부동산] ③카페·민박 수요 넘치던 빈집… 이제는 마을마다 흉물로 방치 랭크뉴스 2024.06.17
39886 [단독] “군장학생·3사 출신 장교, 육아휴직 불허”…출신 차별하는 국방부[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랭크뉴스 2024.06.17
39885 李 ‘애완견’ 후폭풍… 여권“희대의 망언” 친명 “그것도 높임말” 랭크뉴스 2024.06.17
39884 다가오는 채상병 순직 1년…밝혀진 것과 밝혀야 할 것들 [뉴스AS] 랭크뉴스 2024.06.17
39883 '휴진 불참' 신경과 교수 "10년 후 의사 수 때문에 지금 환자 죽어도 되나" 랭크뉴스 2024.06.17
39882 직장인 10명 중 7명 "최저임금 230만 원은 돼야" 랭크뉴스 2024.06.17
39881 정종범 메모 '○○수사 언동 안됨' 누가 말했나…어긋나는 진술 랭크뉴스 2024.06.17
39880 아프리카돼지열병 영천서 발생…긴급 방역 추진 랭크뉴스 2024.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