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일부 유튜버가 20년 전 '밀양 성폭력 사건'의 가해자 신상을 잇따라 공개해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 당시 사건 피해자의 입장이 처음 공개됐습니다.
피해자는 잘못된 정보로 2차 피해가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무분별한 추측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형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1일 한 유튜버가 밀양 성폭력 사건 가해자들의 이름과 얼굴, 직장 등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이 제대로 처벌받지 않았다는 여론에 다른 유튜버들도 가세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엉뚱한 사람이 가해자로 지목되는가 하면 판결문과 피해자 음성까지 여과 없이 노출됐습니다.
무분별한 폭로 경쟁 속에 피해자 입장이 처음 공개됐습니다.
피해자 자매는 직접 쓴 편지를 통해 관심과 응원에 감사하다면서도, 동의 없는 일방적인 정보 공개에는 명확히 선을 그었습니다.
또 "무분별한 추측으로 상처받게 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윤경진/밀양 사건 피해자 입장문 대독 : "앞으로도 유튜버의 피해자 동의, 보호 없는 이름 노출, 피해자를 비난하는 행동은 삼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건 이후 정식 취업도 어려워 아르바이트와 기초생활수급비로 생계를 이어왔다는 피해자.
지원단체는 현재 피해자의 정신적·육체적 상태가 매우 불안정하다고 전했습니다.
일부 언론과 유튜버들의 왜곡된 알 권리 추구에 평온한 일상마저 침해되고 있다며, 자제를 촉구했습니다.
[이미경/한국성폭력상담소 이사 : "(피해자가) 지난 20년간의 피해로 인한 고통과 경제적 어려움, 일상의 고단함을 벗어나서 인간으로서 품위 있는 일상을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 단체는 가해자 처벌도 중요하지만 피해자 지원이 필요한 때라며 모금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촬영기자:최원석 최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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