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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애플, 엔비디아와 같은 미국 대형주가 높은 변동성을 보여 서학개미(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밤잠을 설치게 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삼성전자보다 10배 큰 대형주인데 하루에 7% 올랐다가 다음날 반납하는 일이 반복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은 가격제한폭이 없어 기본적으로 등락 폭이 크다면서도, 최근 몇 년간 추이를 보면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한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14일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12일(현지 시각) 장중 4% 넘게 급등하며 나스닥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시가총액 1위를 탈환했다. 애플이 MS의 시총을 앞지른 것은 올해 1월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이후 상승 폭을 줄이며 2.86% 오른 213.07달러에 마감했다.

애플의 주가 상승은 지난 10일 열린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WWDC) 2024′ 개막일에서 애플이 발표한 인공지능(AI) 전략 영향이 컸다. 발표 첫날은 ‘혁신이 없다’는 비판을 받으며 애플 주가가 2% 가까이 빠졌지만, 다음날인 11일 7% 넘게 급등한 것이다.

주식시장은 기본적으로 날마다 분위기가 급변한다. 하루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오르고, 다음날은 기준금리 인하가 지연된다는 전망 속에 하락 전환하는 것처럼 말이다. 애플 상황도 마찬가지이지만, 그래도 변동 폭이 너무 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시가총액이 작은 기업은 일시적으로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주가가 급등할 수 있다지만, 애플은 시가총액이 3조2672달러, 우리 돈으로 약 4500조원에 달한다.

국내 증시와 단순 비교하면 올해 주가가 60% 가까이 급등한 시총 2위 SK하이닉스조차 올해 들어 주가가 7% 이상 오른 거래일은 두 번뿐이었다. 애플도 7% 이상 오른 날은 한 번밖에 없지만, 그래도 애플은 올해 주가가 상대적으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가장 큰 변동 폭을 보이는 종목이 바로 엔비디아다. 엔비디아는 지난 2월 22일 하루에 16% 넘게 오르거나, 4월 19일엔 10% 넘게 하락하는 등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증권가에서는 일단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많이 오르면서 거래량이 감소한 것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한다. 주가가 올랐으니 거래량이 감소하는 것은 당연한데, 거래가 적다 보니 시세 변동 폭이 커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가격이 100억원인 아파트는 가격이 10억원인 아파트보다 거래가 덜 되지만, 가끔 한번 거래될 때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는 것과 유사하다. 애플을 예로 들면 2014년 12월 거래량은 970만주였으나, 올해 들어서는 월 거래량이 300만주가량으로 감소했다.

기관투자자 중심의 시장이라는 점도 변동성을 오히려 키우는 요소다. 국내 시장을 보면 주가가 일시적으로 급변할 때 개인은 주포인 외국인, 기관과 반대로 매매하는 성향을 보인다. 호재가 나와 주가가 오르면 매도하고, 악재가 터지면 낮은 가격에 매수하는 식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이런 개인의 매매 패턴이 미국시장에선 없기 때문에 좋은 평가가 나오면 한꺼번에 사고, 나쁜 분석이 나오면 동시에 매도를 하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증시가 좋다고는 하지만, 주도주로 꼽히는 섹터나 종목은 제한적”이라며 “함께 움직이다 보니 오를 땐 더 오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기관투자자들이 애널리스트 분석이나 밸류에이션(기업 가치)에 기반해 투자를 결정하는 것도 우리와 다른 점이다. 애플 주가가 7% 급등한 11일의 경우, 이날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애플 목표주가를 216달러에서 270달러로 대폭 상향조정했다. 글로벌 투자회사 D.A. 데이비슨도 같은 날 애플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목표가를 기존 200달러에서 230달러로 올렸다.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WWDA 첫날 AI 마케팅에 실패했고, 다음날에야 해석의 시차로 긍정 리포트가 쏟아지면서 뒤늦게 매수세가 몰렸다”며 “기관 투자자가 대부분인 미국은 이러한 기업 분석 리포트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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