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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테크 문화 익숙치 않아 낭패
65~74세 59% “사용 어려움 겪는다”
“오프라인 서비스 병행해야” 지적도
서울 성북구 한식집 앞 웨이팅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테이블링’. 연락처와 인원을 입력하면 차례가 됐을 때 카카오톡으로 연락이 온다. 오른쪽 사진은 인근 덮밥집 테이블오더 ‘티오더’. 직원 대신 테이블오더를 통해 음식을 주문한다.

경기도 성남에 사는 송모(63)씨는 지난 12일 가족 모임을 위해 집 근처 고깃집을 찾았다가 당혹스러운 일을 겪었다. 유명한 맛집이라 오후 6시쯤 일찌감치 방문했으나 텅 빈 식당 앞에서 기다리라는 안내를 받았다.

식당 앞에서 입장을 못 한 송씨는 “아무도 줄을 서 있지 않은데 누가 대기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직원은 “앱에 전화번호를 적어두고 다른 곳에서 대기 중이시다. 전화번호를 적어두시면 알림이 갈 것”이라고 했다.

‘0차 문화’ 시대다. 식당 앞에서 길게 늘어선 오픈런 줄을 사라지게 한 ‘웨이팅 앱’이 보편화하면서 ‘모바일 줄서기’가 대세가 됐다. 스마트폰 문화에 익숙한 50~60대 이상도 모바일 줄서기는 아직 낯설어한다. 식당 앞에 긴 줄이 없어서 반갑게 달려갔다가 송씨처럼 낭패 보기 일쑤다.

20~30대는 유명 맛집 입장 대기를 디지털 기기로 걸어둔 뒤 다른 장소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0차 문화’라고 부른다. 외식업체의 주문·예약·대기 관리 등을 해주는 푸드테크 업체들이 늘어나면서다. 인건비를 줄이고 편의성을 높이려는 식당들은 이를 적극 활용한다.


20~30대는 푸드테크 서비스를 오픈런 즐기기의 일환으로 삼으며 ’0차 문화’도 만들었다. 하지만 일부 중·장년층 세대는 낯설어한다. 송씨처럼 정보 격차를 절감하는 이들이 적잖다. 정보 소외 문제로 번지며 세대 간 갈등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테이블링 같은 입장 대기 앱을 통과해도 다음 관문이 있다. ‘테이블 오더’다. 직원이 주문을 받지 않고, 탁자에 비치된 태블릿에서 주문과 결제를 한 번에 하는 서비스다. 대표적인 게 ’티오더’다. 지난달 기준 누적 주문 건수 3억건, 누적 결제액 5억을 넘어섰다. 2019년 설립한 티오더는 최근 월평균 1만대 이상의 태블릿을 식당에 공급하고 있다.

예약·웨이팅 앱 ‘캐치테이블’과 ‘테이블링’은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다. 캐치테이블은 지난달 기준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300만명을 돌파했고, 제휴 가맹점은 8000개를 넘어섰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주요 웨이팅 앱의 사용자 비중은 지난해 5월 기준 20~40대가 80%를 넘는다. 50대 이상 비율은 10%대였다. 테이블링의 60대 이상 이용자 비중은 1.3%뿐이었다.

장·노년층은 ‘키오스크’를 겨우 배웠더니 또 다른 진입장벽이 생겼다는 답답함을 토로한다. 여러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키오스크가 보편화 되면서 장·노년층이 키오스크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은 사회적 이슈가 돼 왔다. 이에 각 지방자치단체는 노인 대상 키오스크 교육 강좌를 개설하기도 한다.

고령층이 푸드테크 서비스를 어려워한다는 것은 통계로도 나타난다. 서울시디지털재단이 12일 발표한 ‘2023년 서울시민 디지털 역량 실태조사’를 보면, 키오스크 이용 경험이 있는 65~74세 10명 중 6명(59.6%)꼴로 “키오스크 사용에 어려움을 겪은 적 있다”고 답했다.

키오스크 학습의 경험이 있는 이들은 빠르게 적응하는 분위기다. 적응하는 것과 별개로 만족도는 천차만별이다. 이모씨(57)는 “키오스크처럼 뒤에 기다리는 사람은 없어서 급한 마음은 덜하다”면서도 “직접 직원이 주문받을 때는 1인분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 맵기는 얼마나 되는지 물을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해 답답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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