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사건 당시 홈캠에 담긴 폭행 장면.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서울경제]

무작정 집에 찾아온 전 남자친구로부터 4시간 넘게 폭행을 당하고 성폭력 피해까지 본 여성이 경찰에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제출했으나 ‘증거 불충분’으로 가해자가 구속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이에 피해자는 “사람 한 명 살린다 생각하고 제발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5일 SBS 보도에 따르면 올해 2월 20일 새벽 30대 남성 A씨가 술에 취한 채 헤어진 여자친구 B씨 집에 허락 없이 들어와 4시간 동안 B씨를 때리고 강제 추행했다.

B씨가 당시 공개한 ‘홈캠’ 영상을 보면 집 안으로 들어온 A씨는 B씨를 때려눕히고 베개로 얼굴을 막는가 하면, 뺨을 때리고 폭언을 퍼붓는 모습까지 포착됐다. 뒤이어 A씨는 성폭행을 이어갔고, B씨는 그 자리에서 기절했다. 이후 B씨는 경찰에 신고하면서 상해 진단서, 녹취록, 홈캠 영상 등을 증거로 제출했고, 경찰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검찰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영장을 반려하고 보완 수사를 지시했다. B씨가 A씨에게 호의적으로 보낸 메시지가 있고, 4시간 동안의 상황이 모두 촬영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이에 대해 B씨는 11일 온라인을 통해 “제발 저와 같은 피해자가 늘어나지 않게 한번만 도와달라”는 게시글을 올리며 공론화를 요청했다. B씨는 본인이 겪은 피해를 설명한 후 “상해 진단서, 정신과 진단서, 녹취록 포함 홈캠 영상을 경찰서에 제출했지만 돌아온 건 증거 불충분 구속 기각이었다”며 “2월 1차 조사 때 담당 수사관께서 제 영상을 보고 ‘사건이 심각하다. 그냥 안 넘어갈 거니깐 걱정하지 마라’라고 했다. 그런데 4월에 2차 조사받으러 갔을 때 ‘증거가 약하다’고 구속 기각될 수도 있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너무 황당하고 어이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가) 최근까지도 저에게 전화도 하고 제 주위를 맴돌고 있다”며 “사건 이후 바로 이사했지만 직장 때문에 멀리 갈 수 없어 여전히 같은 동네에 살고 있어 마주칠 수 있다는 불안감에 너무 무섭다”고 털어놨다.

또 “가해자가 길에서 마주치면 죽여버린다고 협박한 음성도 증거 영상 속에 다 담겨 있는데 기각이라니, 제가 정말 죽어야 수사가 진행되는 걸까. 최근 들은 얘기로는 재판까지 가지도 못하고 무죄로 사건이 종결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B씨는 “(검찰 측 주장대로) 호의적인 메시지는 절대 보낸 적이 없다. 계속 카톡을 차단해둔 상태였다”며 “저는 당당하고 원한다면 제 카카오톡 포렌식 해서 대화 공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검찰 측은 증거 영상이 부족하다며 자꾸 다른 영상을 더 가져오라고 하는데 제 홈캠은 SD카드 없이 구독권으로 사용하해 1~2분밖에 저장되지 않는다”며 “증거 제출, 언론 제보를 위해 영상을 수십 번 돌려봤다. 어느 누가 본인이 강간, 폭행당하는 영상을 보고 싶을까. 떠올리는 기억만으로 괴로운데, 저는 정말 영상 조작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B씨는 “무죄로 사건 종결되면 가해자는 지금처럼 아무렇지 않게 일상생활을 하며 살게 될 것”이라며 “저와 같은 피해자가 더 늘어나지 않게 한 번만 도와달라”며 사건의 공론화를 촉구했다.

서울경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9779 “무제한 자유 허용될 수 없다”…정치권 막판 중재 시도 랭크뉴스 2024.06.16
39778 SK, 17일 최태원 회장 이혼 항소심 입장 발표 랭크뉴스 2024.06.16
39777 대통령실도 거든 ‘배임죄 폐지’, 주무부처 법무부는 “검토 없어” 랭크뉴스 2024.06.16
39776 미 전문가 “조류 인플루엔자 사람 감염 확산 시간 문제” 랭크뉴스 2024.06.16
39775 명의는 "거세" 21번 말했다…50대 되면 이 검사 필수다 랭크뉴스 2024.06.16
39774 이재명 팬클럽, 급기야 판사 탄핵 돌입…"국회가 파면시켜라" 랭크뉴스 2024.06.16
39773 '박세리 도움'으로 3천억 골프관광?‥정부, 뒤늦게 "속았다?" 랭크뉴스 2024.06.16
39772 대통령실, 상속세율 50%→30% 대폭 완화 검토…종부세 폐지와 동시에 랭크뉴스 2024.06.16
39771 정부, 의협 ‘3대 요구안’ 거부…집단휴진 현실화 랭크뉴스 2024.06.16
39770 지하주차장서 여성 납치해 카드로 900만원 인출…30대 체포 랭크뉴스 2024.06.16
39769 초청 못 받은 러·바이든은 불참…힘 빠진 ‘우크라이나 평화회의’ 랭크뉴스 2024.06.16
39768 당정 “취약층에 에너지 바우처 5만3000원 지원” 랭크뉴스 2024.06.16
39767 동해 ‘심해 탐사 시추’ 착수비 120억 일단 확보했지만… 랭크뉴스 2024.06.16
39766 ‘세계 최대 습지’ 브라질 판타나우, 올해 화재 733건…서울의 5.6배 면적 불탔다 랭크뉴스 2024.06.16
39765 “로켓배송 중단” 쿠팡 엄포에 “안 써” 뿔난 시민들 랭크뉴스 2024.06.16
39764 AI 대장 엔비디아 “오늘이 가장 싸다”…나만 소외될라 ‘포모’에 ‘빚투’ 고개 랭크뉴스 2024.06.16
39763 서울대병원 내일부터 무기한 휴진…다음 주 ‘의료대란’ 우려 랭크뉴스 2024.06.16
39762 "어릴 때 갖고 놀던 다마고치가 300만원?"…추억의 장난감들 얼마에 팔렸나 보니 랭크뉴스 2024.06.16
39761 테마주 열풍에 다시 불붙는 빚투… 20兆 돌파 올해 최대 랭크뉴스 2024.06.16
39760 독일서 유로2024 경기 앞두고 '곡괭이 위협'…경찰 총쏴 제압 랭크뉴스 2024.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