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여야 대치에 눈치보는 정부 부처
더불어민주당 소속 맹성규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이 13일 오전 국회에서 국토교통위 전체회의를 시작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야당이 단독으로 상임위를 연 데 반발해 불참했다. 연합뉴스

“정부 부처에서 갑자기 업무보고를 취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또다시 이런 일이 발생할 때는 가장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22대 국회의 11개 상임위원회가 야당 단독으로 가동에 들어간 가운데, 정부 부처 관계자들이 국회 상임위나 업무보고에는 불참하면서도 국민의힘 자체적으로 꾸린 당 특별위원회에는 참석하는 일이 벌어지자 민주당이 경고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청문회·동행명령·고발 등을 활용한 전방위적 출석 압박을 예고했는데, 집권 여당의 눈치도 봐야 하는 부처 공무원들은 당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13일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산업통상자원부, 법무부, 행정안전부 등 거의 모든 부처가 (업무보고를) 거부하고 있다”며 “이유를 들어보니 국민의힘 원내지도부의 지시사항이라 거부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의혹 제기에) 일일이 답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정부에 상임위 불참을) 공식 요청한 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 부처 관계자들은 ‘상임위 보이콧’ 중인 국민의힘의 특위에는 참석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상임위원장 선출 강행에 반발해 지난 10일부터 당 특위들을 가동해 민생 현안을 논의 중인데, 이주호 교육부 장관,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 이성희 고용노동부 차관 등이 각각 해당 특위에 참석해 현안을 논의했다.

이에 반해 12∼13일 열린 국회 법사위·복지위·행안위 등에는 여당 위원들 뿐만 아니라 소관 부처 관계자들도 대부분 불참했다. 여야의 원 구성 협상이 불발된 상황에서 야당 단독으로 상임위가 열리자 불참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행안위 야당 간사인 윤건영 의원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이 자리에 행정안전부와 소속 기관장들이 다 안 나와 있다”라며 “정치권이 놀고 있다고 해서 공무원들까지 놀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들 상임위는 다음 전체회의에서는 업무보고를 받겠다며 소관 부처와 기관장들의 출석 요구의 건을 줄줄이 의결했다.

민주당은 청문회 제도 또한 활용할 방침이다. 국회증언감정법에 따르면 청문회는 정당한 이유 없이 불출석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최대 3000만원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상임위 차원에서 청문회를 십분 활용할 것”이라며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하면, 해당자들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지난 11일 의원총회에서 국회법과 국회증언감정법에 따라 정부 관료들이 국회 출석 요구에 불응하면 동행명령권을 발동하고, 불출석 등의 죄로 고발하는 등 전방위적 압박을 가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집권 여당’과 ‘과반 야당’ 사이에 끼인 처지인 부처 관계자는 난처한 기색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상임위 상황이 정리된 뒤 (업무보고 등) 들어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빨리 정리돼서 국회가 원만하게 진행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부처 관계자는 “여당과 주요정책에 대한 협의는 당연한 수순인데, 야당 압박이 당혹스럽다”며 “정부로선 다수당인 민주당의 협조도 꼭 받아야 하는 입장이라 민주당 심기를 거스르지 않아야 한단 부담이 적잖다”고 말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5412 韓 음악 틀고 캐비어 오찬 준비…尹 방문 중앙아 3국, 깜짝 이벤트 경쟁 랭크뉴스 2024.06.17
35411 삼성전자, 포브스 '글로벌 2000' 21위…작년보다 7계단↓ 랭크뉴스 2024.06.17
35410 정부 "불법 전제 정책요구 안돼" 의협 "무기한 휴진도 불사"… 의정 '정면충돌' 랭크뉴스 2024.06.17
35409 '공제 늘리고, 중과세율 폐지하나'... 상속세·종부세 개편 본격화 랭크뉴스 2024.06.17
35408 이재명, 당대표 연임 ‘굳히기’…거세지는 ‘방탄용’ 비판 랭크뉴스 2024.06.17
35407 서울대병원교수 오늘부터 휴진…정부 "병원에 구상권 검토 요청" 랭크뉴스 2024.06.17
35406 "사사오입 개헌과 뭐가 다르냐" 법조계, 이재명 방탄법안 직격 랭크뉴스 2024.06.17
35405 “오늘 원구성 마치자”는 야당…대응책 못 찾고 끌려가는 여당 랭크뉴스 2024.06.17
35404 [단독] “서울대 붙여줄게”… 큰소리친 음대교수 ‘시간당 20만원’ 현찰만 받았다 랭크뉴스 2024.06.17
35403 "사찰서 차 한잔 할까요"…스님 주선 소개팅 '나는 절로' 역대 최다 커플 탄생 랭크뉴스 2024.06.17
35402 2011년생 동갑내기 발전소… 왜 석탄은 살아남고 풍력은 삽도 못 떴나 랭크뉴스 2024.06.17
35401 "올림픽 오면 '생지옥' 보게 될 것"…파리 시민들의 섬뜩한 '경고' 왜? 랭크뉴스 2024.06.17
35400 17일 서울대 집단휴진에 18일 의협 총파업…동네의원 ‘올스톱’ 의료대란 가나 랭크뉴스 2024.06.17
35399 트럼프 부통령 후보로 '2016년 대선 경쟁' 루비오 상원의원 부상 랭크뉴스 2024.06.17
35398 "옥상에서 뭘 요구할지 알면서 왜 따라가"…학폭위서 성추행 피해자에 '2차 가해' 랭크뉴스 2024.06.17
35397 "넌 결혼 대체 언제 할래?" 잔소리에…흉기로 가족 위협한 30대의 최후 랭크뉴스 2024.06.17
35396 “우크라 영토 보전 존중…모든 당사국 대화 필요” 랭크뉴스 2024.06.17
35395 아이유 사는 130억 고급빌라 어디…10명 중 8명 현금 내고 샀다 랭크뉴스 2024.06.17
35394 이태원 참사 유가족 “광장에서 보낸 499일···아팠지만 위로받았다” 랭크뉴스 2024.06.17
35393 ‘감세 정책’ 시동 건 대통령실 “상속세 인하, 종부세·금투세 폐지” 랭크뉴스 2024.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