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난 7일 경기도 하남에서 20대 남성에게 살해 당한 피해자의 대학교 동기 및 선배들이 개설한 엑스 계정. 엑스 캡처

경기도 하남에서 20대 남성 지인에게 살해된 20대 여성의 유족이 “두 사람은 지인 사이가 아닌 교제하던 사이”라며 “다시는 이런 교제 살인이 반복되지 않도록 엄중한 처벌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자신을 피해자의 친언니라고 밝힌 A씨는 12일 인스타그램에 “동생과 가해자는 3주가량 교제한 사이가 맞는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올렸다. 앞서 일부 언론은 이 사건의 피해자와 가해자가 ‘지인 사이’라고 보도했다. A씨는 이에 대해 “동생 휴대전화의 잠금을 풀 수 없어서 동생이 친구들과 나눈 대화를 동생 친구들을 통해 확인한 내용”이라며 이 사건이 명백한 교제 살인이라고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피해자는 사건 당일인 지난 7일 오후 5시쯤 친구들에게 “이별 통보를 했는데 마음이 좋지 않다”는 내용의 메시지 보냈다. 이후 같은 날 오후 10~11시쯤 집 앞으로 왔다는 가해자의 연락을 받고 거주지인 아파트 1층으로 내려갔다. A씨는 오후 11시20분쯤 해당 아파트 인근에서 가해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린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동생이) 저희 가족과 10시쯤까지 식사를 했기 때문에 아무리 길게 잡아도 둘이 만난 지 1시간 내외에 살해를 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해자가) 미리 준비한 흉기로 CCTV가 없는 사각지대에서 수차례 흉기를 휘둘렀다”며 동생이 목과 안면, 손 등에 심각한 부상을 입었고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된 뒤 사망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119 연락을 받고 내려간 아빠와 오빠는 고통 속에 몸부림치는 제 동생을 직접 목격했다”며 “얼마나 아팠을지, 얼마나 무서웠을지 상상도 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또 “동생은 고작 스무 살밖에 되지 않은 착하고 순한 아이였다”며 “꽃다운 20세 피지도 못한 아이의 억울함은 어떻게 풀어줘야 하느냐”고 한탄했다. 글을 올리는 이유에 대해서는 “사건이 축소되지 않도록 이 사건을 세상에 좀 더 명확히 드러내려 한다”며 “가해자의 엄중한 처벌로 고통 속에 허망하게 떠난 동생의 한이 조금이나마 위로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고 설명했다.

A씨의 글은 엑스(X·옛 트위터) ‘하남교제살인사건공론화’ 계정에도 공유됐다. 계정 측은 “피해자의 대학 동기, 선배들(이 개설한 계정)”이라며 “누구보다 밝고 함께 있기만 해도 타인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던 친구가 너무나도 이른 나이에 저희의 곁을 떠났다는 사실에 비통함을 금치 못하겠다”고 말했다.

계정 측은 “피해자와 저희들은 대학교에서 법을 공부하던 사람들이었다”며 “저희의 소중한 친구가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교제 폭력, 교제 살인 사건의 피해자가 됐다는 부분이 정말로 안타깝고 화가 난다”고 했다. 이어 “교제 폭력 및 살인과 관련한 법안이 수년째 국회에서 체류 중인 상태로, 일반 범죄와 동일한 법률안이 적용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범죄들에 대해 판례를 찾아봐도 강력한 처벌이 이뤄진 사례가 희박하다는 게 유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근 교제 폭력 및 살인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고 있다. 다시는 이런 끔찍한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더는 제 친구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강력한 법률안을 마련해주시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 사건 가해자는 범행 직후 현장과 1㎞ 떨어진 곳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가해자는 현재 구속된 상태며, 구체적인 범행 동기에 대해 진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4611 지도부 출사표도 ‘명비어천가’… 일극체제 더 세졌다 랭크뉴스 2024.06.25
34610 [속보] 경찰, 화성 화재 공장 박순관 대표 등 5명 입건·출국금지 랭크뉴스 2024.06.25
34609 서학개미의 힘…지난해 미국 투자액 158조원↑ 랭크뉴스 2024.06.25
34608 ‘핵무장’ 불 지핀 나경원 “한동훈 방식은 어정쩡…나약한 사고 깨야” 랭크뉴스 2024.06.25
34607 얼차려 사망 유족에 “운명이라 생각하라”…하나회 출신 막말 랭크뉴스 2024.06.25
34606 ①외국인 다수 ②시신 확인불가 ③대조 DNA 부재… 빈소도 못 차린 화성 화재 랭크뉴스 2024.06.25
34605 [속보]서울성모병원, 가톨릭의대 교수들 휴진 '유예' 결정 랭크뉴스 2024.06.25
34604 ‘인공치아 소재社’ 하스 일반 청약에 8조원 뭉칫돈… 내달 3일 상장 랭크뉴스 2024.06.25
34603 얼빠진 하나회 출신 “얼차려 사망, 유족은 운명이라 생각하라” 랭크뉴스 2024.06.25
34602 폐지수집 이제 그만… 서울시, 안정적 일자리 제공 랭크뉴스 2024.06.25
34601 [단독]리튬전지 같은 ‘화학반응열’ 화재 가파르게 늘었다···샌드위치 패널 화재도 매년 3000건 랭크뉴스 2024.06.25
34600 "애들 아빠는 보게 해줘야죠!" 유족 모르게 부검? '발칵' 랭크뉴스 2024.06.25
34599 엔비디아 급락에 관련 ETF도 ‘주르륵’… 고점 물린 개미 어쩌나 랭크뉴스 2024.06.25
34598 이종섭 "입법청문회 불러다 진술 강요… 야당의 직권남용 아닌가" 랭크뉴스 2024.06.25
34597 [속보]서울 이문동 아파트 건축현장에 화재···검은 연기 치솟아 랭크뉴스 2024.06.25
34596 "신원 확인 늦어져 빈소도 못 차려"… 두 번 우는 화성 화재 유족들 랭크뉴스 2024.06.25
34595 화성 리튬공장 화재 이 시각 현장…시신 추가 수습 [사사건건] 랭크뉴스 2024.06.25
34594 화성 공장 화재 “2020년 소방시설 불량…리튬 보관량 초과도” 랭크뉴스 2024.06.25
34593 공수처 “김건희 여사 디올백 수수 의혹 수사 착수” 랭크뉴스 2024.06.25
34592 사상 첫 달 뒷면 암석 캐낸 중국 ‘창어 6호’, 지구 귀환 성공 랭크뉴스 2024.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