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난해 8월9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인권교육센터에서 김용원 국가인권위원회 군인권보호관이 고 채모 상병 사건의 수사와 관련해 성명을 낭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용원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이 13일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을 ‘기레기(기자와 쓰레기를 합친 비속어)’, 인권시민단체를 ‘인권 장사치’라고 부르며 비난했다. 김 위원은 이날 열린 인권위 상임위원회 회의 비공개 진행을 요구하며 이렇게 말했다고 복수의 인권위 관계자가 전했다.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고 민주적 기본질서 확립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표로 설립된 인권위에서 독립적인 활동을 보장받는 상임위원으로선 편협한 언론관과 부족한 인권 의식을 드러낸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김 위원은 이날 상임위 시작 직후 회의를 비공개로 하자고 주장하며 “기레기들이 들어와 방청하고 쓰레기 기사를 쓴다. 이런 상황에서 방청을 허용할 이유가 있냐”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한겨레, 경향에서 아무리 써봐도 다른 언론에서 받아주지 않는 것을 위안으로 삼는다”며 언론사명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김 위원은 인권단체에 대해서도 “인권 장사치들이 방청하고, 회의 내용을 왜곡하고, 무분별하게 인권위원 사퇴를 요구하는 작태가 벌어진다”고 비난했다. 김 위원의 회의 비공개 요구는 표결에 부쳐져 부결됐다.

공개로 전환된 회의에서도 김 위원의 발언을 두고 설전이 있었다. 박진 인권위 사무총장은 “방청하는 사람들을 기레기라 하고, 장사치라 해도 되느냐”고 말했다. 이에 김 위원은 “기레기는 모욕적 표현이 아니라고 대법원에서도 판결이 났다”고 맞받았다.

인권위법 제1조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고…”

인권위 바로잡기 공동행동 회원들이 지난 2월7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김용원, 이충상 인권위 상임위원을 공무원 행동강령 위반으로 권익위에 신고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언론·시민단체는 김 위원의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명숙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활동가는 “인권위 모니터링을 오래 해왔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며 “공공기관의 투명성이 높아야 한다는 것, 자신이 인권위원으로서의 공무를 수행한다는 것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준형 언론노조 전문위원은 “인권위 회의는 생중계가 아니라 참관만 제한적으로 받는 형태로, 그래서 공론화가 덜 되는 게 아닌가 싶다”며 “이런 폭언이 계속된다면 과연 국민적 정서에 부합하는 수준의 회의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인권위 내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익명을 요청한 인권위 관계자는 “방청한 내용을 어떻게 다룰지는 기자와 인권 단체의 소관인데, 이에 대해 폄하하는 표현을 쓰며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회의를 참관한 다른 인권위 관계자도 “굉장히 부적절하고 문제가 많은 발언이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김 위원에게 발언의 취지와 배경 등을 듣기 위해 전화와 문자로 연락했으나 김 위원은 답하지 않았다.

지난해 8월9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인권교육센터에서 김용원 국가인권위원회 군인권보호관이 고 채모 상병 사건의 수사와 관련해 성명을 낭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권 짓밟은 인권위···“김용원, 고성·강요·강제녹음” 내부 폭로김용원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이 자료 제출에 난색을 보인 인권위 사무처 직원을 질책하며 ‘확인서’를 요구하고, 녹음기를 들이대며 심문하듯 답변을 종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406131732001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0649 군 "북, DMZ 작업 중 10여회 지뢰폭발 사고…사상자 다수"(종합) 랭크뉴스 2024.07.17
30648 산소 농도 높은 우주선…마른 장작처럼 불탄다 랭크뉴스 2024.07.17
30647 ‘불국사·석굴암’ 경주 토함산, 산사태 수십배 ‘땅밀림’ 발견 랭크뉴스 2024.07.17
30646 "전기차 원페달 주행이 멀미 난다고?"…기아 EV3 타면 해결 랭크뉴스 2024.07.17
30645 [단독] UN 특별보고관, 정부에 ‘김용원 인권 탄압’ 서한 보냈다 랭크뉴스 2024.07.17
30644 한 "나경원, 패스트트랙 사건 청탁" 폭로‥나 "정치 사법화 막자는 충언" 랭크뉴스 2024.07.17
30643 [단독] 이진숙, ‘KBS 본관→박정희 센터’ 주장에 “멋진 생각” 랭크뉴스 2024.07.17
30642 한동훈 "나경원,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부탁" 폭로 랭크뉴스 2024.07.17
30641 ‘1시간 100㎜’ 폭우에 경원선 한때 중단… 남산터널 진입로 나무 쓰러져 랭크뉴스 2024.07.17
30640 한동훈 "나경원,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부탁" 랭크뉴스 2024.07.17
30639 경기북부 폭우로 도로 침수 등 피해 신고 500건 넘어 랭크뉴스 2024.07.17
30638 신평 “김 여사 나와도 통화···사과해야 한다고 하자 ‘최재영 카톡’ 보여줘” 랭크뉴스 2024.07.17
30637 [단독] 검찰, ‘SM엔터 시세조종’ 혐의 카카오 김범수 구속영장 청구 랭크뉴스 2024.07.17
30636 서울교통공사 또 감전사고…50대 심정지 상태로 병원 이송 랭크뉴스 2024.07.17
30635 [속보]검찰, ‘SM 시세조종 혐의’ 카카오 김범수 구속영장 청구 랭크뉴스 2024.07.17
30634 "뉴진스 민지가 쓴 안경 주세요"…K팝 아이돌 패션 때문에 난리 난 '이 나라' 랭크뉴스 2024.07.17
30633 "해마다 수박 1만 통 구매" …현대모비스가 '수박 큰 손' 된 이유는 랭크뉴스 2024.07.17
30632 수도권 아침 한때 시간당 100mm 폭우, 내일까지 200mm 더 온다 랭크뉴스 2024.07.17
30631 수도권과 중부지방에 강한 비···금요일까지 이어진다 랭크뉴스 2024.07.17
30630 "이거 너 아니야?" 10대 후배 얼굴에 나체 사진 합성한 고교생 경찰 입건 랭크뉴스 2024.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