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대학병원 매출 비중 큰 기업들 “2분기 실적 감소 현실화”

12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 노동조합 게시판에 '히포크라테스의 통곡'이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어 있다.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들이 오는 17일 전체 휴진 결정을 예고해, 분당서울대병원 직원 등으로 이뤄진 노조가 이를 규탄했다. /연합뉴스


의정 갈등에 따른 의사 휴진이 대학병원 교수와 개원 의사 등 의료계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제약·의료기기 업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진료가 줄면서 이미 병원 매출이 타격을 받았는데 아예 병원이 문을 닫으면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13일 제약·의료기기 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발표하는 2분기 실적이 전보다 감소한 업체들이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월 전공의들의 집단 이탈 이후 대학병원들이 입원과 수술을 축소하는 비상 경영체제가 장기화하면서 2분기 실적 악화가 현실화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일반의약품(OTC) 사업 비중이 큰 제약사보다는 처방약, 전문의약품(ETC), 의료기기 사업 비중이 큰 기업들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경영 상태가 나빠진 대형 병원이 주 고객이기 때문이다. 대학병원들은 의료 인력 공백에 대응하며, 입원과 수술 환자를 줄이면서 수액 사업을 하는 JW중외제약과 HK이노엔이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항암제, 희소질환 치료제, 혈액제제 사업 부문의 매출도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음 달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국내 재약사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수치가 나오지 않았으나 2분기 수액제제 매출이 감소해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 글로벌 제약사의 한국지사 관계자는 “대학병원의 진료 축소로 인해 신규 환자 발굴이 안 되다 보니 희소질환군 사업이 위축됐다”며 “항암제 사업 부문 매출에도 여파가 있다”고 말했다.

의료기기 업체도 마찬가지다. 일루미나, 메드트로닉 같은 글로벌 기업들도 대학병원의 비상 경영체제 돌입 이후 국내 시장에서 의료기기·장비와 소모품 매출 감소를 겪고 있다.

업계는 의료계의 집단 휴진과 진료 축소 같은 단체 행동이 장기화할 경우 하반기 경영 실적뿐 아니라 영업, 연구·개발 등 기업 활동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 실제로 임상시험과 연구개발(R&D)에도 의정 갈등의 불똥이 튀었다.

일라이 릴리의 알츠하이머병 치료 신약 ‘도나네맙’도 국내 임상 3상 시험을 위해 5월 중 환자 모집을 마무리하고 6월부터 약을 투여할 계획이었는데, 의료진 부족으로 아직 환자 모집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일라이 릴리 관계자는 “현재 국내 기관별로 참여 환자 모집을 하고 있다”며 “아직 전체 환자 모집이 모두 완료된 건 아니지만, 계속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의료계와 정부 갈등이 길어져 산업계에 미치는 타격이 커지면 큰 제약·의료기기 회사들은 R&D, 신사업과 신기술에 대한 투자를 축소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이로 인해 더 영세한 공급·납품업체와 바이오 기업, 스타트업들이 경영난을 겪는 식의 ‘도미노 현상’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의정 갈등에 따른 매출 감소는 제약사 직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병원 위주로 활동하는 한 중견 제약사 영업사원은 “의정 갈등에 따른 실적 악화 우려가 커지자, 회사에서 영업직의 일일 활동비(일비)를 줄인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 의료기기 기업은 일부 직군에 대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고, 영업·마케팅 부서 인력 감축과 인력 재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 글로벌 제약사도 있다.

직원들의 피해는 대형병원의 예를 봐도 알 수 있다. 서울 빅5병원 중 한 곳에서 일하는 직원은 “병원들이 적자 우려가 커지면서 간호사와 일반직을 대상으로 한 무급 휴가와 희망 퇴직을 시행해 병원 직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며 “3월 새 학기가 시작하면 끝날 것이란 봤던 의정 갈등이 4월 총선을 지나도 끝이 잘 안 보여 답답하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0649 1130회 로또 1등 12명… 당첨금 각 22억6000만원 랭크뉴스 2024.07.27
30648 이재명, '김두관 안방' 부울경 경선도 압승…누적 90.89% 득표(종합) 랭크뉴스 2024.07.27
30647 尹, 올림픽 韓호명 오류에 유감표명…IOC "변명 여지없다" 랭크뉴스 2024.07.27
30646 '김민재 도플갱어' 그 심판, 유재석 울린 뒤 벌어진 일 랭크뉴스 2024.07.27
30645 인천서 제천 물놀이왔던 대학생 2명 계곡에 빠져 심정지 랭크뉴스 2024.07.27
30644 "모르는 전화오면 대답 말라"…단숨에 2700만원 뜯길뻔한 사연 랭크뉴스 2024.07.27
30643 尹, 올림픽 개회식 사고에 유감표시 "당혹, 공개 사과해야" 랭크뉴스 2024.07.27
30642 티몬·위메프, 현장환불 중단하고 '폐쇄'‥'책임자' 구영배는 두문불출 랭크뉴스 2024.07.27
30641 [영상][하이라이트] ‘황금막내’ 박상원, 금메달 후보 잡고 사브르 16강 진출 랭크뉴스 2024.07.27
30640 文 "요즘 듣도보도 못한 일 많아…정부여당, 왜 그리 갈라치나" 랭크뉴스 2024.07.27
30639 펜싱 남자 사브르 오상욱, 첫판 승리… 박상원도 16강행 랭크뉴스 2024.07.27
30638 이재명, 부·울·경 돌며 싹쓸이…누적 90.89% 랭크뉴스 2024.07.27
30637 50시간 넘긴 '방송4법' 필리버스터‥내일 새벽 또다시 격돌 랭크뉴스 2024.07.27
30636 [영상][하이라이트] "땀도 안 나고 끝났네요" 펜싱 오상욱 16강 진출 랭크뉴스 2024.07.27
30635 조태열, 러시아 외교장관과 회동…리영철 북한 대사는 무반응 랭크뉴스 2024.07.27
30634 [올림픽] 바흐 IOC 위원장, 오후 8시에 윤 대통령에 사과 전화(종합) 랭크뉴스 2024.07.27
30633 런던 때도 실수하더니‥IOC "깊이 사과" 랭크뉴스 2024.07.27
30632 이재명, 부울경 경선서 김두관에 압승… 누적 90.89% 득표 랭크뉴스 2024.07.27
30631 남자 자유형 400m 김우민, 결선 진출... 평영 100m 최동열은 준결선 진출 실패 랭크뉴스 2024.07.27
30630 IOC 위원장, ‘한국=북한’ 윤 대통령에 전화해 사과 랭크뉴스 2024.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