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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전산업군의 핵심으로 자리잡으면서 반도체칩 기업 엔비디아는 올해 들어 140% 이상, 지난 5년간 1800% 넘게 성장한 핵심 종목으로 자리잡았다. 치솟은 가격에 지난 7일 주식 액면 분할을 마친 엔비디아는 이전보다 한 주당 가격이 낮아지면서 그동안 가격 부담 때문에 엔비디아 주식을 사지 못했던 투자자들로부터 추가 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면 투자자들 사이에는 액면 분할로 향후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다는 시각도 있다.

그런데 월가에서는 AI 열풍의 또다른 핵심 종목이자 여전히 저평가된 것으로 보여 주목받는 기업이 하나 있다. 미국의 반도체 및 소프트웨어 업체 브로드컴이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글로벌 반도체 설계 기업 AMD처럼 이미 높은 가치평가를 받아 투자매력이 낮아진 종목이 있는가 하면, 브로드컴은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며 목표가격을 상향하고 비중확대(매수)로 등급을 조정하기도 했다.

반도체와 브로드컴 일러스트. /연합뉴스

12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브로드컴은 올해 연 매출 전망치를 종전 500억달러에서 510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월가 예상치인 504억2000만 달러보다 높은 수치다. 또한 브로드컴은 이날 10대 1 액면분할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14.5% 오른 1713.3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통상 액면분할을 실시하면 주당 가격이 낮아져 거래할 때 부담이 줄어들게된다. 이 때문에 소규모 개인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많은 관심을 받는 것이다. 앞서 엔비디아는 지난달 10대 1 분할을 발표한 뒤 주가가 28%까지 치솟았었다.

브로드컴이 주목을 받는 데에는 액면분할 소식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전망도 밝다는 이유가 있다. 브로드컴은 이날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브로드컴의 2분기 매출은 124억9000만 달러로, 시장 예상치 120억1000만 달러를 훌쩍 웃돌았다. 주당순이익(EPS)은 10.96 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10.84달러를 상회했다. 순이익은 21억2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34억8000만 달러)보다는 줄었다.

미국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에 본사를 둔 브로드컴은 오픈AI가 개발한 챗GPT와 같은 AI 애플리케이션에서 방대한 데이터 처리를 돕는 첨단 네트워킹 반도체를 제조하고 있다. 또한 제리코3-AI(Jericho3-AI) 패브릭 칩과 토마호크 5(Tomahawk 5) 이더넷 스위치 칩과 같은 다양한 AI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제품들은 AI에 필요한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서버에 전력을 공급하는 데 쓰인다.

특히 브로드컴의 수장인 호크 탄(Hock Tan) 최고경영자(CEO)는 인수한 기업을 가장 수익성이 높은 핵심 사업으로 축소하는 경영 전략을 추구하면서 브로드컴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었다. 지난해에는 클라우드 컴퓨팅 소프트웨어 회사인 브이엠웨어(VMware)를 인수하면서 새로운 칩과 데이터센터 고객에게 필요한 관리 도구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후 브로드컴의 몸값은 계속 치솟았으며, 호크 탄 CEO는 지난해 전세계 임원 중 연봉 1위에 올랐다. 브로드컴 주가는 지난해 100%가량 오른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34% 더 상승한 상태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브로드컴 본사. /연합뉴스

월가에서 브로드컴은 특히 사용자 지정 ASICs(Application-Specific Integrated Circuits)와 같은 분야에서 선도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사용자 지정 ASIC는 특정한 응용 프로그램이나 작업을 위해 설계된 특수 목적 집적 회로를 의미한다. ASIC는 특정한 기능을 수행하는 하드웨어를 구현하기 위해 고도로 특화된 디자인과 제조 공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ASIC는 소비자 전자 제품부터 고성능 서버, 네트워크 장비, 의료 장비, 자동차 제어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된다. 이러한 장비들은 종종 특정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맞춤형 하드웨어 솔루션을 필요로 한다. ASIC는 이러한 요구 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 설계되며 종종 더 높은 성능, 낮은 전력 소비, 더 작은 공간 요구 사항 등의 이점을 제공한다. 또한 브로드컴은 이더넷 네트워크를 구동하는 반도체를 통해 네트워크 반도체 부문의 선두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더넷이란 컴퓨터 네트워크를 위한 표준화된 유선 통신 기술 중 하나로, 컴퓨터와 다른 장치 간에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게 한다. 월가에서 엔비디아에 비해 브로드컴이 여전히 저평가됐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 투자전문 매체 모틀리 풀에 따르면 브로드컴 주가는 현재 12개월 후행 잉여현금흐름의 약 31배에 거래되고 있다. 향후 몇 년 동안 데이터 센터와 AI 지출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브로드컴은 칩과 소프트웨어 분야 모두에서 엄청난 성장을 이룰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미국의 유명 증권사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들도 브로드컴이 올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태이시 라스곤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다른 많은 경쟁사보다 더 나은 서사를 가졌다면서 ‘AI 수혜’ 반도 기업 가운데 가장 저렴한 종목으로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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