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창용 "물가 확신들 때까지 유지" 강조
식품·유가 등 상승세 여전···환율 불안도
전문가 "韓 이르면 4분기나 내년 초 인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한국은행 창립 제74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제공=한은

[서울경제]

정부와 한국은행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예상보다 매파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도 기존 예측대로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10월 이후에 인하에 나설 경우 한국은 4분기 혹은 내년이 돼야 통화정책 전환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13일 FOMC 관련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정책금리 전망치가 0.5%포인트 상향 조정되는 등 시장의 기대보다는 다소 매파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됐다”며 “제롬 파월 의장은 이날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금리인하를 위해서는 디스인플레이션에 대한 추가 확신이 필요하며 그 속도도 예상보다 더뎌질 수 있다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고 해석했다. 그는 이어 “향후 물가·고용 등 주요 지표의 움직임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수시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에 유의해 국내외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계속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물가와 환율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하면 한은이 4분기 혹은 내년은 돼야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은 물가를 잡기 위해 5%대까지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우리는 금리 인상 시기에 충분히 올리지 않았다”면서 “미국이 금리를 먼저 내려야 우리도 내릴 수 있는데 미국의 인하시기가 지연되고 있어 우리도 연내 인하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 역시 “한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3%로 예상보다 높아 금리 인하를 서두를 유인이 약하다”며 “환율과 가계부채, 미국의 피벗 시점 등을 확인한 이후에야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전날 “물가가 목표 수준(2%)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현재의 통화 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소비자 물가는 최근 2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지만 국민들이 체감하는 생활물가지수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지난달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3% 올랐고 석유류도 3.1%를 보였다. 물가를 고려할 경우 금리 인하는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다. 환율 역시 불안하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4월부터 치솟은 이후 여전히 1300원 중·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중동 지역의 정세 불안 등 환율을 자극할 요인이 여전한 만큼 향후 안정 여부를 확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초 다소 주춤했던 가계대출 증가세도 다시 강해지고 있다. 5월 가계대출은 주택 거래 증가와 함께 6조원이나 불었다. 지난해 10월(6조 7000억 원)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최근 부동산 시장도 다시 꿈틀대고 있어 섣부르게 금리를 내렸다가는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많다. 박형중 우리은행 투자전략팀장은 “한은이 서둘러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이유가 많지 않다”며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2% 중반까지 높아진 데다 물가는 여전히 안정 목표(2%)를 웃돌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인하 시점에 대해서는 “미국이 인하에 나선다는 가정 아래 한은도 올해 4분기 인하가 유력하나 물가가 충분히 낮아지지 않는다면 올해 인하가 없을 가능성도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심재찬 NH금융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미국은 인플레이션에 뚜렷한 진전이 없다면 미국의 금리 인하는 어렵고 따라서 9월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며 “미국이 인하하지 않은 상태에서 (한은이) 선제적으로 낮추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먼저 내리면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경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2927 박정훈 대령 “‘외압으로 느끼십니까’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물었다” [전문] 랭크뉴스 2024.06.21
32926 서울대병원 무기한 휴진 중단…'빅5' 휴진 확산 제동걸릴 듯 랭크뉴스 2024.06.21
32925 정치인 호감도 조사...조국 이재명보다 오세훈 랭크뉴스 2024.06.21
32924 청문회 불려나온 '尹통화' 3인방, "무슨 지시받았나" 묻자‥ [현장영상] 랭크뉴스 2024.06.21
32923 [속보] 서울대병원 '무기한 휴진' 중단… 74% "방식 전환해야" 랭크뉴스 2024.06.21
32922 [속보] 서울의대 무기한 휴진 중단…교수 73.6% “다른 방법 찾아야” 랭크뉴스 2024.06.21
32921 [속보] 서울대병원 '무기한 휴진' 일주일 만에 중단..."지속가능한 투쟁으로" 랭크뉴스 2024.06.21
32920 피의자 모친에 성관계 요구하고 강제추행한 경찰 징역 6개월 랭크뉴스 2024.06.21
32919 세 뿔 공룡 트리케라톱스 조상 찾았다 랭크뉴스 2024.06.21
32918 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 무기한 휴진 중단 랭크뉴스 2024.06.21
32917 中 극한의 저가경쟁, 결국 독 됐다… 상반기 쇼핑축제 매출 사상 첫 역성장 랭크뉴스 2024.06.21
32916 [속보] 서울의대 비대위 "전면휴진 중단…교수 73.6% 휴진 중단 의견" 랭크뉴스 2024.06.21
32915 [속보] 서울대병원 무기한 휴진 중단…교수 73.6% "지속 가능한 투쟁으로 전환" 랭크뉴스 2024.06.21
32914 '가족 돈 문제'로 몸살 앓는 스타들... 유독 관대한 '친족상도례' 탓? 랭크뉴스 2024.06.21
32913 미국서 태권도장 운영하는 한인 가족, 성폭행 위기 소녀 구출해 화제 랭크뉴스 2024.06.21
32912 [2보] '얼차려 훈련병 사망' 중대장 등 2명 구속…"증거인멸 우려" 랭크뉴스 2024.06.21
32911 청문회 불려나온 '尹통화' 3인방, "무슨 지시받았나" 묻자‥[현장영상] 랭크뉴스 2024.06.21
32910 ‘채 상병 수사외압’ 임기훈·이시원, 통화이유 묻자 “기억 안 나” “답변 불가” 랭크뉴스 2024.06.21
32909 '팔고 쪼개는' SK네트웍스…SK그룹 5번째 중간지주사 전환하나 랭크뉴스 2024.06.21
32908 [단독] ‘100억 횡령’ 우리은행 직원, 인감증명서 여분 요청해 허위 대출 랭크뉴스 2024.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