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54명 연락하며 범행 대상 물색
살해 후 시신 유기·훼손 혐의도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이 지난해 6월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과외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또래 여성에게 접근해 흉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정유정(24)의 무기징역이 대법원에서 확정
됐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살인, 사체손괴, 사체유기, 절도 혐의로 기소된 정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13일 상고를 기각하고, 무기징역과 30년간 위치 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피고인의 연령·성행·환경, 범행의 동기·수단과 결과 등 양형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살펴보면 무기징역을 선고한 것은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정유정은 지난해 5월 23일 과외 앱으로 만난 20대 여성 집에 들어가 흉기로 100회 넘게 찔러 살해한 뒤 시체를 훼손하고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전 대상을 물색하기 위해 스스로를
중학교 3학년 학부모인 것처럼 속이고 앱에서 54명의 과외 선생님과 연락을 시도
했다. 범행이 용이한 혼자 거주하는 여성을 노렸고, 그중에서도 피해자의 집에서 과외 수업이 가능한 조건을 물색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씨는 그렇게 만난 피해자를 잔혹하게 살해한 뒤, 피해자가 실종된 것처럼 위장하려 시신을 훼손하고 경남 양산시 풀숲에 유기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옷에 피가 묻자 이를 숨기려 피해자의 옷으로 갈아입은 혐의(절도)도 적용됐다. 그는 범행 당시 새벽에 혼자 여행용 가방을 들고 이동하는 모습을 수상하게 여긴 한 택시기사의 신고로 검거됐다.

부산에서 과외 앱을 통해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정유정. 부산경찰청 제공


1심과 2심은 모두 정유정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그의 성장과정을 언급하며 "가족에 대한 원망과 자신의 처지에 대한 분노, 대학교 진학, 취업 등 계속된 실패에 따른 무력감, 타인의 삶에 대한 동경과 소유의 욕구 등을 내면에 쌓아 왔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정유정은 부모 대신 친할아버지와 새할머니와 함께 살면서 여러 갈등을 겪는 등 평탄지 않은 성장 과정을 거친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또, 범행 직전 아버지와 통화하며, 자신이 그동안 서운했던 점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사과 대신 "다른 가족들의 입장에서도 생각해 봐라"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재판부는 이 부분에 대해서 "이미 살해할 결심을 한 상태에서 아버지와의 대화에도 불구하고 (범행을) 중단할 이유를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1심 재판부는 "불우한 성장환경이 범죄에 대한 면죄부는 될 수 없다"면서 "무기징역의 형으로 사회로부터 온전히 격리된 상태에서 수감생활을 통해 잘못을 참회하고 피해자에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정씨는 항소심에서
46차례 반성문을 내며 선처를 호소했지만, 무기징역형은 그대로 유지
됐다. 다만, 2심 재판부는 검찰이 구형한 사형을 선고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사형은 극히 예외적으로 행해져야 한다"면서 "개선과 교화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날 대법원이 정유정에 대한 상고를 기각하면서 정유정에 대한 무기징역형은 그대로 확정됐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0528 시청역 사고 '결정적 증거' 또 나왔다…운전자 신발에 '이 흔적' 랭크뉴스 2024.07.27
30527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조선 노동자' 기리는 전시물 설치 랭크뉴스 2024.07.27
30526 [속보]'조선인 강제노역' 日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노동자 피해도 전시 랭크뉴스 2024.07.27
30525 해리스, 대선후보 굳히자마자 트럼프에 바짝 랭크뉴스 2024.07.27
30524 큐텐 자회사에서 구영배 퇴진…티메프 사태 선 긋고 상장? 랭크뉴스 2024.07.27
30523 '전쟁 중' 가자지구 내 수도원 유적지 등 13곳 세계유산 등재 랭크뉴스 2024.07.27
30522 日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조선인 노동자 기리는 전시물 설치 랭크뉴스 2024.07.27
30521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韓노동자' 기리는 전시물 현장 설치(종합) 랭크뉴스 2024.07.27
30520 이재명, 울산 경선서도 90.56% 압승…김민석, 정봉주 처음 제쳐 랭크뉴스 2024.07.27
30519 "환불해 줄 돈이 없다"‥'현장 환불' 중단 랭크뉴스 2024.07.27
30518 피의자 과잉진압으로 뇌손상‥30대 경찰관, 검찰 넘겨져 랭크뉴스 2024.07.27
30517 사도광산 세계문화유산 등재…"조선인 노동자 피해 소개" 랭크뉴스 2024.07.27
30516 ‘2명이 1000인분’ 학교 여사님이 일하는 환경은 더 나아졌을까?[뉴스 물음표] 랭크뉴스 2024.07.27
30515 北 대사, 조태열 외교장관 악수 요청에도 ‘무응답’ 랭크뉴스 2024.07.27
30514 휴가 떠난 한국인 가족, 美공항서 3만5000달러 압수…무슨 일 랭크뉴스 2024.07.27
30513 WSJ “해리스, 트럼프와 양자대결 열세…삼자대결선 우세” 랭크뉴스 2024.07.27
30512 [속보]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윤 정부 ‘강제성’ 빠진 채 동의 랭크뉴스 2024.07.27
30511 대북요원 정보 北 유출 정황… 군무원 개인 노트북으로 샜다 랭크뉴스 2024.07.27
30510 50대 이상 2명 중 1명은 뼈가 골골…초고령화 시대 지켜야 할 뼈 건강 랭크뉴스 2024.07.27
30509 [1보] '조선인 강제노역' 日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교도> 랭크뉴스 2024.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