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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만병원에 이어 전국 130곳 아동병원들도 18일로 예고된 대한의사협회(의협) 휴진에 동참하지 않고 정상 진료하기로 했다. 서울대병원이 신호탄을 쏜 휴진에 주요 대학병원 교수들이 가세하는 가운데 나온 다른 행보다.

최용재 대한아동병원협회장은 13일 통화에서 “다들 마음 속으로는 부글부글 격분해 있다. 의협 정신에는 동의한다”라면서도 “애들 상황이 안 좋다. 대학병원에서 밀려와 산소 달고 입원해 있는 중증 환자가 많아 병원이 문을 닫으면 문제가 생긴다”라고 했다.
최용재 대한아동병원협회장. 뉴스1

그러면서 “저출산 상황에서 한 명 한 명의 아이가 소중한데 하루라고는 하지만 하루 때문에 방치하면 위중해질 아이들이 많아 정상 진료한다”라고 했다. 전국 약 130곳 아동병원은 동네 의원과 대학병원 사이에서 중추적 역할을 한다. 1차 의료기관에서 대다수 경증 환자를 보고 여기서 치료가 어려운 입원 환자 등이 아동병원으로 간다.

소아청소년과는 이번 의료 공백 사태와 무관하게 이미 과부하 상태에서 상황이 더 악화했다는 게 협회 얘기다. 전반적으로 소아청소년과 의원이 준 데다 대학병원에선 원래도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부족했는데, 지난 2월 전공의 사직이 시작된 뒤로는 더 여력이 없어져 중증도 높은 환자들이 허리 급 아동병원으로 몰리고 있단 것이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의료농단 저지 전국의사대표자회의에서 총파업 투쟁 선포를 하고 있다. 뉴스1
최 회장은 “아동병원이 샌드위치로 중간에 껴서 허덕인다. 준중증 환자는 물론이고 중증 환자들을 본다. 저희가 해야 할 일 보다 더 하고 있다”라며 “24시간 산호를 줘야 하는 위중증 환자들이 병원에 누워있는데 투쟁은 생각도 못한다. 모든 병원이 비슷한 상황”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또 “자율휴진이라 눈치가 보일 상황은 아니고 정부가 잘못한 건 맞다”라며 “아이들 상황 때문에 못 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전날(12일)에는 전국 약 200곳 분만 병·의원이 속한 대한분만병의원협회가 이 같은 방침을 공식화했다. 신봉식 회장은 임신부들로부터 휴진 문의가 빗발치자 “수술·응급 환자를 정상 진료할 것”이라며 “외래 진료에도 차질없을 것”이라고 했다. 신 회장은 “진료가 원래 없다면 자율적으로 (휴진에) 참여할 수 있겠지만 진료를 멈출 수 없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라고 전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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