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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서울 편의점 CU 본사에서 열린 'CU 신상품 컨벤션'에 참석한 임직원들이 다음 달 출시될 신상품을 미리 맛보고 있다. 사진 CU
지난 11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본사 대회의장. 이곳에선 한두달 내에 출시될 ‘차별화 신상품’ 36종에 대한 품평회로 시끌벅적했다. 제품을 기획한 직원(MD)들이 미래의 빅히트 상품 후보들을 소개하면, 영업·마케팅팀 직원 수십 명이 접시와 젓가락을 들고 다니며 맛보고 평가했다.

품평회에서 만난 한 MD는 “품평회에 참석하는 직원들 나이가 20~30대인 타깃 고객 나이대와 비슷해 오늘 평가를 분석해보면 신상품의 인기를 대략 가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품평회에선 농심의 배홍동 소스를 활용한 간편식과 유명 갈비 브랜드와 협업한 간편식에 “컨셉이 재미있고 구성이 알차다”는 반응이, 바나나맛 우유 크림 떡에는 “맛있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지난 11일 서울 편의점 CU 본사에서 열린 'CU 신상품 컨벤션'에 참석한 임직원들이 다음 달 출시될 신상품을 미리 맛보고 있다. 사진 CU
BGF리테일은 지난 2월부터 매월 둘째 주 화요일 ‘CU 신상품 컨벤션’을 열고 100명 이상의 직원 의견을 구하고 있다. 다른 편의점 기업들도 비슷한 제도를 운영한다. GS25을 운영하는 GS리테일은 1990년대생 영업관리 직원들을 ‘MD 서포터즈’로 선발해 월 1회 신상품 품평회를 여는데, 지원자가 많아 경쟁이 치열하다고 한다.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 운영사)은 직원 중 ‘맛 평가단’을 뽑아 출시된 신제품을 직접 매장에 가서 먹게한 뒤 의견을 받는다. 이마트24도 ‘테이스트 키친’이란 이름으로 10명 내외 직원을 선발해 신상품 출시 전 솔직한 후기를 받는다. 현장과 가장 가까이 있는 직원들을 통해 신상품 출시에 공을 들이는 것이다.

정근영 디자이너



특색 상품, 편의점 1위 경쟁에 변수
지난 4월 출시된 CU의 '생레몬 하이볼'은 출시 두 달 만에 누적 300만 캔이 팔렸다. 사진 CU
편의점들은 ‘차별화 상품’을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편의점 (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씨스페이스24) 점포 수는 5만5580개. 골목길마다 편의점이 빼곡한 환경에서 고객 발길을 붙잡으려면 ‘이 편의점에 가야만 살 수 있는’ 차별화 상품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다른 브랜드의 지식재산권(IP)을 구입해 콜라보레이션(협업) 상품을 만들거나, 다양한 식음료 제조사와 함께 제품을 기획하고, 자체 브랜드(PB) 상품 개발 등을 망라한다. 큰 인기를 끈 GS25의 ‘김혜자 도시락’ ‘점보 도시락 라면’이나 CU의 ‘연세우유크림빵’ ‘곰표맥주’ 같은 상품이 대표적이다.

특히 편의점 매출 1위 자리를 두고 접전을 벌이는 GS25와 CU의 차별화 제품 경쟁은 더 치열하다. 최근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GS25는 ‘세숫대야물냉면’을, CU는 ‘생레몬하이볼’을 주력 히트 상품으로 앞세워 경쟁 중이다. 진영호 CU상품본부장은 “히트 상품의 첫 조건은 맛과 품질이지만, 요즘은 소비자의 감성을 만족하는 ‘한끗’이 필수”라고 말했다. 한끗의 차이를 발견하기 위해 편의점 업체 MD들은 방문자가 몰리는 핫플레이스뿐 아니라 카카오톡 이모티콘 순위·웹툰·모바일게임 순위까지 꿰며 소비자가 열광하는 공감대를 연구한다고 한다.

GS25가 여름을 맞아 8인분 용량의 '세숫대야물냉면'을 출시했다. 사진 GS25


편의점과 콜라보 효과
편의점이 유명 브랜드의 IP를 구매해 상품을 개발하거나 기획하는 마케팅이 가격인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닐까. CU 품평회에 시제품으로 나온 한 그라탕 제품(5900원)은 유명 햄 브랜드와 협업한 것으로, 기존 제품보다 600원 정도 비싸다. 담당 MD는 “기존에 없던 재료인 햄을 추가하니 가격이 약간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편의점측은 콜라보로 인한 수수료가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본다. CU 관계자는 “편의점 소비자는 대체로 가격에 가장 민감하기 때문에 수수료가 과한 브랜드나 너무 유명한 외국 브랜드와의 협업은 오히려 피한다”고 말했다.

GS25 관계자는 “유명 브랜드와 협업한 제품은 판매량이 어느 정도 보장되기 때문에, 대량으로 생산해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이크다”라고 설명했다. 일부 브랜드는 편의점을 통해 전국 단위로 마케팅하는 효과를 누리기도 한다. 서울 지역에 매장이 있는 ‘노티드 도넛’은 CU와 협업해 만든 빵으로 전국 1만8000여개 편의점 매장에서 판매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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