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뉴스데스크]
◀ 앵커 ▶

고 채수근 상병의 어머니가 아들의 1주기를 앞두고 보낸 편지, 혹시 읽어보셨습니까.

참았던 엄마의 심정을 표현해야 살 것 같다면서도, 어머니는 고통을 표현하기에 앞서, 위로해주신 국민들, 예우해주신 국가, 그리고 대통령에게도 감사 인사를 올립니다.

그리고 순직한 채 상병을 부하로 뒀던 장군, 임성근 전 사단장 탄원서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정상적인 작전에서 발생한 사고와 관련해, 군인을 처벌하는 것의 문제점을 말씀드리겠다."

어머니는 슬픔 속에서도 박정훈 대령 명예회복과 선처, 장병들에게 비극이 반복되지 않게 해줄 것을 호소하고, 장군은 부하들을 선처해 달라면서도, 수색지역의 자의적 확대, 오해로 인해 본류에 들어가게 한 지시는, 부하들의 소행이라 얘기합니다.

군대는. 죽으라는 지시를 해도 따라야 한다는 장군, 그리고 진실을 밝혀 달라는 어머니, 이덕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늦은 나이에 겨우 가진 외동 아들.

태어난 아들을 쳐다보느라 잠들 수조차 없었던 그날의 행복을 어머니는 잊지 못합니다.

누가 그 아들에게 구명조끼도 입히지 않고 실종자 수색을 지시했는지, 유속도 빠른 흙탕물에 왜 들어가라고 했는지, 왜 장화를 신고 수색하라고 했는지, 장화 속에 물이 들어가 걸음이 더 힘들지 않았겠는지, 어머니는 질문했습니다.

아토피가 있던 아들이 수영도 못했다고 안타까워 했습니다.

그 아들이 물에 휩쓸려 목숨을 잃었습니다.

[임성근/해병대 1사단장-포병7대대장(2023년 7월 19일 오전 9시 20분 통화)]
"그 친구가 수영할 줄 아냐? <예, 수영 잘 한다고 합니다. 덩치도 좋고 수영도 잘 한다고 합니다.> 알았다."

어머니는 아들이 어디에선가 숨을 쉬고 있는 것 같아 미친 사람처럼 살고 있다고 했습니다.

죽을 힘을 다해 버티고 있다고 했습니다.

진실이 밝혀져야 살아갈 수 있다고 어머니는 말했습니다.

최근 공개된 지난 8월 국방부 조사본부 보고서.

"수변에 내려가는 사람은 가슴 장화를 신으라"고 임성근 사단장이 지시했습니다.

현장에서 "안전 확보 업무는 게을리했다"고도 명시했습니다.

어머니의 질문에 대한 답은 이미 대부분 나왔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실을 정점으로 한 수사 외압 의혹이 제기되고, 경찰 수사가 지지부진한 사이 해병대 수뇌부는 책임 회피에만 몰두하고 있습니다.

[임성근/전 해병대 1사단장(지난 5월 13일)]
"언론에서 심지어 제가 하지도 않은 수중수색 지시를 제가 했다고 10개월째 주장하고 있습니다."

임성근 사단장은 최근 부하들의 선처를 바란다는 탄원서를 제출하면서 "군인은 국가가 필요할 때 군말 없이 죽어주도록 훈련되는 존재"라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여당인 국민의 힘에서조차 "국군의 수치고 해병의 수치"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왜 저런 자를 감싸고 도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해병대 사령부 공보실은 이 편지를 기자들에게 전달하면서 아들을 허무하게 떠나보낸 어머님의 뜻이 전해지도록 관심 부탁드린다는 이례적인 부탁을 했습니다.

MBC뉴스 이덕영입니다.

영상편집: 김진우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email protected]
▷ 카카오톡 @mbc제보

MBC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3699 "호텔 식사 참 좋네"라던 부부, 갑자기 "어어"…충돌 직전 대화 랭크뉴스 2024.07.04
33698 "왜 우리 집값만 안 올라"…강남 2억 뛸 때, 노원은 600만원 랭크뉴스 2024.07.04
33697 ‘이상한 일방통행길’ 세종대로 18길…옹색한 표지판으로 역주행 못 막는다 랭크뉴스 2024.07.04
33696 국힘 주도 채상병 특검법 반대 필리버스터 15시간째 랭크뉴스 2024.07.04
33695 전세값 상승에 월세 수요도 ‘쑥’… 서울 아파트 임대료 밀어올린다 랭크뉴스 2024.07.04
33694 강남서 70대 운전자 몰던 차량 어린이집 돌진 랭크뉴스 2024.07.04
33693 ‘은둔의 경영자’ 네이버 이해진…요즘 최고 관심사는? 랭크뉴스 2024.07.04
33692 오늘 오후부터 전국 장맛비…밤사이 곳곳 천둥·번개도 랭크뉴스 2024.07.04
33691 뉴욕증시, 기술주 주도로 최고치 경신…엔비디아 모처럼 기지개 랭크뉴스 2024.07.04
33690 튀르키예 축구 '늑대경례' 세리머니 외교갈등 비화 랭크뉴스 2024.07.04
33689 NYT "바이든, 재선 포기 고민"‥백악관 "완전 거짓" 랭크뉴스 2024.07.04
33688 ‘돌아온’ 테슬라…주가 또 6.5% 올라 올해 초 수준 회복 랭크뉴스 2024.07.04
33687 호남고속도로 삼례IC 인근서 의약품 운반 트럭 화재 랭크뉴스 2024.07.04
33686 백악관, 바이든 대선 포기 고려 여부에 “전혀 안 한다” 랭크뉴스 2024.07.04
33685 “재수없다”며 의사 지시 없이 결박…그날의 기록은 연필로 썼다 랭크뉴스 2024.07.04
33684 ‘AI 교과서 연수’인데 요세미티 공원은 왜 가시나요? 랭크뉴스 2024.07.04
33683 S&P500·나스닥 또 신고가… 고용 둔화에 금리 인하 기대 커져 랭크뉴스 2024.07.04
33682 한밤중 시청역 사고 현장 찾은 김건희 여사, 그의 손에 국화꽃 들려있었다 랭크뉴스 2024.07.04
33681 삼성전자·SK하이닉스, D램 생산라인 ‘풀가동’ 근접… HBM·범용 제품 두마리 토끼 잡는다 랭크뉴스 2024.07.04
33680 새벽 5시 24분, “개처럼 뛰고 있긴 해요”…‘로켓배송’ 기사의 죽음 랭크뉴스 2024.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