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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 규모 4.8 지진
올해 한반도·인근 해역 발생 지진 중 최대
명명된 특정 단층 드러나지 않는 농촌 지역
단층 수평 이동…‘주향이동단층 운동’ 결과
오후 6시까지 규모 3.1 포함 여진 17차례
12일 오전 전북 부안군에서 발생한 4.8 규모 지진으로 부안군 계화면에 있는 한 중학교 담벼락이 금이 가 있다. 전북자치도교육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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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전북 부안군에서 발생한 규모 4.8의 지진은 올해 한반도와 인근 해역에서 일어난 지진 중 가장 큰 규모다. 특히 최근 10년 사이 발생한 규모 4.5 이상의 지진(9차례) 가운데, 제주를 제외한 서쪽 지역에서 일어난 유일한 지진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호남은 지진 발생이 잦지 않은 지역인데, 기상청은 이번 지진이 본격적으로 지진 관측을 시작한 1978년 이래, 발생 지역 반경 50㎞ 이내에서 가장 큰 규모 지진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비교적 ‘지진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호남 지역에서 일어난 지진에 관계 당국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수도권기상청에서 지진 담당 주무관이 전북 부안에서 발생한 규모 4.8 지진 관련 정보를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지진의 직접적인 발생 원인과 관련해 기상청 쪽에선 “현재로선 해당 지역에 정확하게 정보가 파악된 단층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해당 지역에 대한 지층 연구가 아직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특정하게 명명된 단층의 이름이 없다는 뜻이다. 기상청은 일단 해당 지역의 단층 운동을 분석한 결과, 이번 지진이 북동쪽에서 남서쪽 방향, 또는 남동쪽에서 북서쪽으로 단층면을 따라 수평하게 이동한 ‘주향이동단층 운동’의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충남 부여군에서 전북 부안군 일대에 분포하는 ‘함열단층’과 충남 부여군에서 공주시 탄천면으로 이어지는 ‘십자가단층’의 영향을 의심하고 있다. 손문 부산대 교수(지질환경과학과)는 “함열·십자가 단층이 북북동, 남남서 방향으로 쭉 내려오는데 그걸 이어보면 부안 지진이 일어난 지역이랑 연결된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다만 기상청 지진화산국 관계자는 “이들 단층은 이번 지진 발생 지역에서 50㎞ 이상 떨어져 있어, 그 단층의 연장선상에서 발생한 것인지, 완전히 새로운 단층에서 발생한 것인지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지진이 일어난 호남 지역은 곡창지대로 넓은 평야에 암석들이 가려져 있어 단층 조사가 매우 힘든 지역이다. 또 비교적 지반이 약한 지역이라 지진 발생 규모 이상의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오창환 전북대 명예교수(지구환경과학과)는 “2017년 포항 지진(규모 5.4)이 2016년 경주 지진(규모 5.8)보다 규모는 작았지만 피해가 더 컸던 이유는 포항이 지반이 더 약했기 때문”이라며 “곡창지대인 호남 지역은 토양이 깊어 지반이 약한 곳이 많다. 인근 새만금 등도 매립지로 지반이 약하기 때문에 해당 지층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12일 오전 전북 부안군에서 발생한 4.8 규모 지진으로 부안군 행안면에 있는 한 편의점 진열대에서 음료수가 쏟아져 있다. 전북자치도소방본부 제공.

이런 가운데, 이날 첫 지진 발생 이후 오후 6시까지 규모 3.1 지진을 포함해 17차례의 여진이 발생했다. 이윤수 전 포항공대 환경공학과 특임교수는 “지진이 일어난 뒤에도 주변 땅속에 응력이 남아 있고 어떤 식으로든 에너지를 발산해야 없어진다”고 말했다. 호남 지역에서 이례적으로 큰 규모의 지진이 일어난 만큼, 향후 상황도 주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창환 교수는 이와 관련해 “주기가 수백년으로 굉장히 길기는 하지만, 조선시대 등 역사적 기록을 살펴보면 서해안에서도 규모 5.0~6.0의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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