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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검토 과정에서 혐의자로 사실상 특정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이 지난달 13일 오전 경북 경산시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에서 ‘채 상병 순직 사건’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기 전 기자들 앞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해병대수사단의 채아무개 상병 순직사건 조사 기록을 재검토한 국방부 조사본부가 사건을 경북경찰청에 최종 이첩할 때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 등 6명의 주민자료를 함께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주민자료란 수사기관에서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대상의 주민등록번호 등 신원정보를 정리한 자료를 말한다.

채 상병 순직사건을 재검토한 조사본부가 6명의 주민자료를 경찰에 넘겼다는 건 이들을 입건해 수사할 필요가 있다는 뜻을 전달했다는 의미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조사본부가 임 전 사단장을 포함한 6명의 주민자료를 경찰에 넘기면서도, 실제로는 대대장 2명의 혐의만 적시해 사건을 이첩하는 과정에 외압이 있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한겨레가 공수처와 경북경찰청 등을 취재한 결과, 지난해 8월24일 조사본부가 경북청에 보낸 사건 기록에는 임 전 사단장 등 6명의 주민자료 조회 결과가 포함된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6명은 사건 당시 하급간부 2명을 뺀 나머지 관련자들이다. 주민자료에는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주소 △등록기준지 등 경찰이 피의자로 입건할 때 필요한 정보들이다.

이런 행위는 조사본부가 재검토 과정에서 6명을 혐의자로 봤다는 사실을 강하게 뒷받침한다. 조사본부는 군 내 경찰 조직이다. 이른바 ‘3대 이첩 범죄’에 속하는 채상병 사건 같은 군 내 사망사건을 수사할 권한이 없고, 초동 조사를 하면 민간경찰이 이를 이어받아 수사를 한다. 수사권 없이 기록만 검토했던 조사본부가 사건 관련자들 가운데 6명의 주민조회 결과를 경북청에 보낸 것은, 해당 인물들을 혐의자(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의심하는 사람)로 보고 경찰에 수사 요청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 군 수사 경험이 많은 법조인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군법무관 출신의 한 변호사는 “사건 관계자 8명 중 6명만 주민조회 기록을 넘긴 건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나머지 2명과 구분해 민간경찰에 넘긴 것”이라고 말했다. 한 지방경찰청 간부는 “기관 내 비위 등으로 수사를 의뢰할 때 해당 기관에서 초동조사를 한 자료를 함께 넘기는데 수사권이 없는 조사본부의 재검토도 그런 성격”이라며 “관계자 6명 신원을 특정했다는 것은 혐의가 있다고 보지만 수사권이 없으니 주민조회까지만 하고 자료를 넘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해 8월9일부터 채 상병 사건 재검토를 맡은 조사본부는 임 전 사단장 포함 6명에게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하기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하지만 같은달 15일 국방부 검찰단과 법무관리관실은 ‘임 전 사단장 등 4명은 사실관계만 적시하고, 채상병 소속 대대장 등 2명은 혐의를 적시하라’는 취지의 의견을 조사본부에 전달했고, 이틀 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주재 회의에서도 같은 의견을 냈다. 결국 조사본부의 최종 결론도 당시 대대장 2명에게만 혐의 적시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 때문에 공수처는 이 과정에 국방부나 대통령실 차원의 개입이 있었던 것이 아닌지 살펴보고 있다.

한편, 조사본부는 지난해 8월20일 이 전 장관에게 ‘해병대 사망 건 재검토 결과’를 보고하기 위해 문건을 작성하면서 ‘국방부 검찰단과 법무관리관실이 대대장 2명은 혐의를 특정하고 임 전 사단장 등 4명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만 담아 경찰에 넘기라는 의견을 냈다’는 내용도 포함해놨다. 이 역시 임 전 사단장의 혐의를 특정하지 않은 것이 조사본부 차원의 판단이 아니라 법무관리관실과 검찰단의 의견이었다는 점을 명확히 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공수처는 조사본부 사건 재검토 과정의 외압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최근 조사본부 관계자를 10명 넘게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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