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가족 죽어가도 참고 기다렸지만 결과는 전면휴진…고소-고발 검토할것"
"사직 교수 사표 수리하고 새로운 교수 임용하자…외국인 의사 적극 검토해야"


다가오는 병원 휴진, 애타는 환자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오는 17일부터 무기한 전체휴진을 예고한 가운데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앞에서 열린 한국중증질환연합회 주최 휴진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암 환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4.6.12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암·루게릭병 환자 등 중증질환자들이 서울대병원을 찾아 무기한 휴진을 선언한 교수들에게 휴진 철회를 요구하며 집단행동에 대한 고소·고발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휠체어를 탄 환자에게서는 "죽을 때 죽더라도 조직폭력배처럼 행동하는 의사 집단에게 더 의지하는 것을 포기하겠다"라는 울분에 찬 말도 나왔다.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한국다발골수종환우회, 한국폐암환우회등 6개 단체가 속한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12일 서울대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28년째 루게릭병으로 투병중인 김태현 한국루게릭연맹회 회장은 휠체어에 탄 채로 대독자를 통해 정부에 "법과 원칙에 입각해 의사집단의 불법 행동을 엄벌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100일 넘게 지속된 의료공백, 중증·응급환자들의 생명을 담보로 한 의사 집단행동의 결과로 골든타임을 놓친 많은 환자들이 죽음으로 내몰렸다"며 "특권을 유지하기 위해 국가와 국민을 혼란에 빠트리고 무정부주의를 주장한 의사집단을 더는 용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의사들의 행동은 조직폭력배와 같다"며 "죽을 때 죽더라도 학문과 도덕과 상식이 무너진 의사 집단에게 의지하는 것을 포기하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변인영 한국췌장암환우회 회장은 휴진을 결정한 교수들을 향해 "당신들이 지켜야 할, 살릴 수 있는 환자가 죽어가고 있다"며 "4기 환자들을 호스피스로 내몰고 긴급한 시술을 2차병원으로 미루고 항암과 수술을 연기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랑하는 가족이 죽어가도 참고 숨죽여 기다렸지만 그 결과는 교수님들의 전면 휴진이었고 동네 병원도 문을 닫겠다는 것이었다"고 호소했다.

이어 "우리가 아픈 걸 선택했나, 그저 살다보니 병을 얻었는데 치료의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며 "부디 생명의 가치를 존중해달라"고 촉구했다.

식도암 4기 환자인 김성주 연합회 회장은 "서울대병원을 시작으로 다른 대형병원 교수들도 휴진을 선언할 분위기이고, 대한의사협회의 전면 휴진도 맞물려 중증질환자들은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김성주 회장은 "서울의대 교수진은 환자 생명과 불법(행동한) 전공의 처벌 불가 요구 중 어느 것을 우선하나"라고 질타하며 "무엇이 중하고 덜 중한지를 따져 의료 현장으로 돌아오고, 환자·국민과 눈맞추고 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이날 회견에서 "환우들이 왜 의료법을 위반하고 진료를 거부하는 의사들을 고소, 고발하지 않냐고 전화하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고소·고발을 생각해본 적이 없지만, 만약 환자들이 지속적으로 얘기를 하면 (단체 차원에서) 검토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연합회는 의사들에게 "집단 행동을 즉각 멈추고 정부, 환자단체, 의료계와 함께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하는 한편 정부에는 "이번 의대 정원 증원이 필수·공공·지역의료로 이어질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하고 이번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환자 안전에 관한 법률을 제·개정하라"고 촉구했다.

김성주 회장은 "이번 업무개시명령은 실효성이 없어 환자에게 도움되지 못했다"며 "또다시 의료공백으로 환자들이 아무것도 못 하고 고통받지 않게 강제성과 (의사들의)책임, 처벌 규정이 포함된 법 제·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환자들은 "사직한 교수들의 사표를 수리하고 새로운 교수를 임용해 의료 공백을 최소화할 것", "외국인 의사 제도를 적극 검토해 장기화된 환자 고통을 해소할 것"등도 정부에 요구했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2044 [증시한담] 여의도 새 랜드마크 TP타워… 본사 옮긴 신한·키움 은근한 신경전 중이라는데 랭크뉴스 2024.07.20
32043 음주사고 후 편의점서 소주 두병 들이킨 50대···1심 무죄, 뒤짚혔다 랭크뉴스 2024.07.20
32042 여름에 참 거슬리는 털! 제모한다고 더 나는 건 아니지만 [식약설명서] 랭크뉴스 2024.07.20
32041 트럼프 “난 다음 대통령···우크라이나 전쟁 끝낼 것” 랭크뉴스 2024.07.20
32040 [초전도체 LK-99 1년] 상온 초전도체는 과학의 성배…실패 잇따라도 연구 계속 랭크뉴스 2024.07.20
32039 올여름 코로나19 역습… 日선 10주째 증가, 美선 바이든도 감염 랭크뉴스 2024.07.20
32038 “노예의 삶 탈출하라”… 軍, 대북 확성기 사흘째 가동 랭크뉴스 2024.07.20
32037 경찰, '전공의 사직 종용 혐의' 의협 전 비대위원장 4차 소환 랭크뉴스 2024.07.20
32036 죽기 전에 꼭 여행가려했는데…6분에 1번꼴 강간 발생 '이 나라' 랭크뉴스 2024.07.20
32035 32년 간 뉴스 녹화해 7만개 테이프 남긴 ‘진실의 이면 기록자’ 랭크뉴스 2024.07.20
32034 'BTS 성병 이름' 조롱했던 아르헨 부통령, 이번엔 佛국대팀 비하 랭크뉴스 2024.07.20
32033 수질 논란 잠재우려 센강에 ‘풍덩’…우려 여전한 이유는? [특파원 리포트] 랭크뉴스 2024.07.20
32032 그날, “한 사람의 격노”로 “수많은 사람이 범죄”…해병의 죽음 1년 랭크뉴스 2024.07.20
32031 트럼프 피격 6일 만에…협박글 올린 남성 미국서 체포 랭크뉴스 2024.07.20
32030 국민의힘 "동물국회 시연 '尹탄핵 청문회', 탄핵 간보기" 랭크뉴스 2024.07.20
32029 "유공자 공무원 할당 반대" 방글라 시위 격화... "사망자 100명 넘어" 랭크뉴스 2024.07.20
32028 젤렌스키와 통화한 트럼프 “우크라이나 전쟁 끝낼 것” 랭크뉴스 2024.07.20
32027 국민의힘, 윤 탄핵 청문회에 "민심 명분으로 내세운 탄핵 간보기" 랭크뉴스 2024.07.20
32026 “우크라이나 전쟁 끝낼 것”…트럼프, 젤렌스키와 통화 랭크뉴스 2024.07.20
32025 민주 당대표 제주 경선서 이재명 82% 압승 랭크뉴스 2024.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