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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야심차게 선보인 건강관리서비스 ‘손목닥터 9988.’ 문희철 기자
“걷기만 해도 치킨 두 마리”
'평소처럼 걷기만 해도 건강을 챙기면서 매달 치킨 두 마리 값은 벌 수 있겠다.' 기자가 지난달 29일부터 12일까지 약 2주 동안 손목닥터 9988을 사용하면서 느낀 점이다.

손목닥터 9988은 서울시가 시민 건강 관리를 위해 2021년 시작한 서울형 헬스케어 사업이다. ‘서울시민이 99세까지 88(팔팔)하게 산다’는 뜻이다. ‘손목닥터 9988’이 12일 가입자 수 100만 명에 도달하는 등 화제를 모으고 있다.

2주간 1만2530원 벌어…서울페이머니 전환
서울시가 선보인 시민 건강 관리 서비스, 손목닥터 9988. [사진 손목닥터 애플리케이션 캡쳐]
사용법은 간단하다. 앱스토어·구글플레이 등에서 손목닥터 9988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된다. 다음엔 걸음 수를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 워치와 연동하면 된다. 애플워치·갤럭시워치 등 개인이 소유한 스마트 기기와 연동도 가능하고, 번거로우면 그냥 스마트폰에 내재한 만보기를 써도 된다.

사용하면서 느낀 점은 손목닥터가 승부욕을 자극해 건강을 관리하는 데 유용하다는 점이다. 걸음 수 등 다양한 데이터를 게임처럼 수치화해서 보여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약 7000보가량을 걷고 퇴근하던 날은 굳이 버스 환승을 하지 않고 일부러 몇개 정거장을 걸어서 8000보를 채우기도 했다.

최고의 장점은 서울페이머니로 바꿀 수 있다는 점이다. 서울페이머니는 서울사랑상품권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다. 손목닥터 1포인트가 1원이다. 서울페이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틈틈이 용돈 벌기도 쉽다. 일단 접속만 하면 하루 10포인트를 준다. 또 회원가입하고 설문조사 등에 참여하면 유형에 따라 매번 최소 10포인트에서 최대 1800포인트를 준다. 가입하고 시키는 대로 이것저것 클릭하면 8300포인트를 받고 시작하는데, 커피 두 잔 값 정도를 서울시가 '쏘는' 셈이다.
중앙일보 기자가 손목닥터 스마트 워치를 착용하고 2주 동안 직접 체험한 결과. 일부 날짜는 동기화에 실패해 걸음수가 나오지 않는다. [사진 손목닥터 애플리케이션 캡쳐]
걸을수록 포인트는 더 쌓인다. 하루에 8000보를 걸으면 매일 200포인트를 주고, 한 주에 3번 이상 하루 8000보 돌파에 성공하면 추가로 500포인트를 준다. 이런 식으로 4주간 12차례 8000보를 걸었다면 또 800포인트를 덤으로 얹어준다. 한 달 동안 매일 8000보 이상 걸었다면 최대 5만3800원을 받는다. 걷기만 해도 한 달에 치킨 두 마리 값은 벌 수 있다.

큰 노력 없이 추가로 받을 수 있는 포인트는 더 있다. 예컨대 ‘실천 목표’를 기재할 수 있다. ‘나는 매일 채소를 먹겠다’ 등 목표를 달성하고 버튼을 누르면 10포인트를 준다. 또 본인이 무엇을 먹었는지 식단을 기재하면 하루에 50포인트를 준다. 사실 이런 목표·식단은 실제 달성 여부와 무관하게 아무렇게나 입력해도 포인트를 준다는 점에서 매일 60포인트는 추가로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주간·월간 걸음 수, 운동량, 칼로리 소모량 등을 체크할 수 있고 뭘 먹었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제대로 사용만 한다면 건강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다.
손목닥터 애플리케이션에 식사 후 사진을 올리면자동으로 메뉴를 인식하고 섭취한 칼로리를 보여준다. [사진 손목닥터 애플리케이션 캡쳐]
블루투스·동기화 기술은 개선 필요해
모델 한혜진 씨가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시 건강도시 홍보대사 위촉식에서 '손목닥터 9988'을 착용했다. [뉴스1]
손목닥터 취지와 콘텐트는 만족스러웠지만, 결정적으로 소소한 버그가 많다는 문제가 있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스마트 워치와 애플리케이션 연동 문제다. 온종일 걸었던 기록을 애플리케이션에 이관하기 위해서는 스마트 워치 걸음 수를 연동해야 하지만, 오류가 많다. 하루에 십여 차례 연동을 시도했지만 한 번도 연동이 안 된 적도 있다.

심지어 매번 동기화를 시도할 때마다 ‘데이터 연동을 다시 시도해주세요’라는 메시지를 안 본 적이 없을 정도다. 실제로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선 손목닥터 애플리케이션 사용자가 평가한 별점이 5점 만점에 1.9점이다. 1점은 무조건 줘야 하는 기본 점수라는 걸 고려하면, 불안정한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시민 불만이 얼마나 큰지 가늠할 수 있다.

또 근거리 무선 통신 기술인 블루투스 방식인데도 스마트 워치와 애플리케이션을 연동하려면 두 기기를 거의 완전히 붙여둬야 연동된다는 점은 구시대적이었다. 애플워치 등 다른 기기는 다소 먼 거리에서도 쉽게 블루투스로 연동이 가능하다. 손목닥터는 블루투스라기보단 거의 접촉식 기기 수준이다.

이 때문에 디지털 약자는 더 큰 장벽을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전체 손목닥터 사용자의 21.9%가량이 60대 이상 시민이다.

한편 서울시는 손목닥터9988 사용자 100만명 돌파를 계기로 오는 18일 서울 중구 광화문광장에서 기념행사를 연다. 오세훈 시장은 “손목닥터9988은 사후가 아닌 예방 중심으로 일상에서 건강관리를 지원하기 위해 행정 패러다임을 바꾸는 도전”이라며 “시민이 건강한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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