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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의 당권 도전 반대…사퇴 시한 지켜져야”
“열린우리당 오만한 태도로 실패, 대화 중요”
“당원 목소리 균형 있게 들어야…결정은 의원이”
민주당 권력 쏠림 현상 비판 “비주류와 소통해야”
우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민규 선임기자


우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99년 김대중 전 대통령 추천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25년간 민주당의 흥망성쇠를 경험한 중진이다. 비상대책위원장과 원내대표 등 민주당 주요 보직을 대부분 거친 그는 지난 4월 22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여의도를 떠났다.

그런 그가 최근 민주당 역사를 총정리한 책 <민주당 1999-2024>를 발간했다. 민주당이 계승할 유산과 반면교사로 삼을 오류를 담았다.

우 전 의원은 11일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시한에 ‘예외 규정’을 두기로 한 민주당 결정에 대해 “공정성 시비가 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저서에서도 2001년 새천년민주당에 불었던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 개혁 바람으로 정착한 당권·대권 분리 전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2대 국회 초반 두 쪽으로 쪼개진 여야를 향해선 대화와 타협을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저서에서 대선 후보의 당권 도전을 반대했다.

“과거 3김 시대 당은 특정인의 대선 출마를 위해 존재했다고 봐야 한다. 이후 공당으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정비한 제도가 당권과 대권 분리다. 대선에 출마하려면 선거일 1년 전에 대표직에서 사퇴해야 공정성 시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당내 합의가 있었다. 대표 사퇴 시한에 예외를 두는 이번 민주당 당헌 개정은 걱정의 취지는 동의하지만 해법이 잘못됐다. 지방선거 관리가 불안하다고 해서 공정성 시비를 악화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걱정되면 대선 후보가 3개월 정도 일찍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전당대회를 치르면 된다. 쓸데없는 오해를 부를 수 있다.”

-일부에선 이재명 대표 사당화 논란이 인다.

“사당화라고 보지 않는다. 3김 시대엔 언로를 막고 모든 결정을 밀실에서 참모들이 했다. 주요 의사 결정을 총재가 하지 않았나. 아직 그 수준은 아니다.”

-열린우리당이 오만한 태도 떄문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는데.

“열린우리당의 4대 개혁 입법(국가보안법·사립학교법·과거사진상규명법·언론관계법) 취지는 좋았다. 하지만 당시 대화와 타협보다 밀어붙이는 쪽을 택했다. 일부 내용을 조정할 바엔 아예 하지 말자는 주장까지 나왔다. 당연히 당시 야당은 격렬하게 저항했다. 결국 국민이 염증을 느끼고 우리를 오만하다고 비판했다. 굉장히 중요한 교훈이었다.”

-지금 민주당도 타협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대화와 타협을 시도했지만, 도저히 시간을 끈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하면 다수결 원리를 따르는 것이 맞다. 다만 그 노력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는 국민 눈높이에서 봐야 한다. 제가 봤을 땐 그 기간이 조금 짧다. 절대로 강행해선 안 된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합의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줄 시간이 필요했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탓도 있지 않나

“대화와 타협은 상대방 태도에도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정부와 여당을 질타하지 않을 수 없다. 대표적으로 연금개혁의 경우 국민의힘이 원하는 수준까지 양보를 해줬는데 다른 조건을 들고나온다. 애초에 연금개혁 할 생각이 없었다고 본다.”

-민주당이 강성 당원에만 귀 기울인다는 비판이 있다.

“걱정이다. 당원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당연하다. 경청할 수 있는 제도적 통로를 더 만들어야 한다. 그게 당원 중심 정당이다. 다만 목소리 큰 사람 이야기만 듣는 것이 아니라 당원들의 목소리를 균형 있게 들어야 한다. 그리고 결정은 헌법기관인 의원들이 자율적으로 해야 한다. 자신이 내린 결론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때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

-국회의장 후보 선거에 당원 의사를 반영하는 안에 대한 견해는.

“원내대표는 당을 대표한다는 점에서 그럴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국회의장은 국회를 대표하는 자리다. 당원들의 의견을 참조하는 방법을 마련하는 것은 괜찮다. 결정은 의원 투표로 해야 맞다.”

-현재의 민주당은 민주당 역사에서 어떤 의미인가.

“역대 민주당 가운데 가장 안정된 대중 정당이다. 다만 최근 권력이 과도하게 한 쪽으로 쏠리는 문제, 다양성이 사라지고 있는 문제가 우려된다.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을 보면 김상현, 정대철, 김근태 등 비주류 숨통을 열어줬다. 당시 권노갑 고문이 비주류와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했다. 지금은 주류와 비주류 소통이 너무 막혀 있다.”

-민주당이 집권을 위해 해야 할 일은.

“두 가지다. 우선 대선에서 제시할 담론을 만들어야 한다. 담론이 사라진 지 오래다. 민주당이 어떤 가치와 철학으로 존재하는지를 보여줘야 한다. 두 번째는 국민과의 소통이다. 우리가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은 좋지만, 혹시 우리도 국민과의 소통이 막혀 있지 않은지 늘 돌아봐야 한다. 다양한 영역의 국민, 우리를 지지해주는 국민만이 아닌 중도층까지 아우를 수 있는 열린 정당이 돼야 한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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