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교수들이 오는 17일부터 무기한 전체휴진을 예고한 가운데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한 교수가 응급의료센터 앞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연세의료원 산하 3개 병원에 소속된 교수들이 현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무기한 휴진'이라는 초강수를 꺼냈다.

연세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의 전체 교수의 의견을 수렴해 오는 27일부터 정부가 현 의대 교육사태를 해결하는 가시적 조치를 취할 때까지 무기한 휴진을 시행하기로 결의했다고 12일 밝혔다.

비대위는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임상학 전임교원, 기초학 전임교원, 임상교원 및 진료교원 등 전체 교수 대상으로 내부 의견을 수렴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전면 휴진을 선언한 18일 이후에도 정부가 현 의료 및 의대교육사태를 해결하는 가시적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교수들이 취해야 할 행동에 대해 의견을 물은 결과 총 735명의 응답자 중 531명(72.2%)이 '무기한 휴진하겠다'고 답했다. 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204명(27.8%)에 그쳤다.

또 비대위 차원에서 무기한 휴진을 결정할 경우 이를 지지하고 동참하겠다는 응답은 448명(61.0%), 실행방안 사안별로 결정하겠다는 응답은 219명(29.8%)이었다. 그렇지 않겠다는 응답은 68명(9.2%) 뿐이었다.

이로써 세브란스병원 등 세 병원의 모든 진료과목 외래 진료와 비응급 수술 및 시술은 기한을 정하지 않은 채 중단된다. 단 응급실, 중환자실, 투석실, 분만실 등 응급·중증 환자에 대한 진료는 유지하기로 했다.

빅5 병원에서 '무기한 휴진'을 결의한 첫 사례가 나오면서 다른 대형병원들의 집단행동으로 번질 가능성도 커졌다. 전국 40개 의대 교수 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이날 오후 정기총회를 열고 의협이 예고한 '18일 전면휴진'에 참여할지 여부를 정한다.

전의교협 총회 결과를 예단할 수는 없지만 의협이 의료계 대표 법정단체로서 단일대오로 의료사태를 대응할 것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의협의 뜻에 함께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와 별개로 울산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도 이날 오후까지 소속 교수들을 대상으로 18일 전면 휴진 외 추가 휴진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울산의대는 빅5 병원인 서울아산병원을 포함해 울산대병원, 강릉아산병원 등 3개 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두고 있다. 조사 결과 추가 휴진으로 뜻이 모이면 울산의대 교수들의 휴진 기간도 18일 하루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그 밖에 고려대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도 무기한 휴진을 포함한 대응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경제

안경진 의료전문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