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가해 중대장이 구급차 선탑자 역할
"상황 사실대로 얘기하지 않았을 것"
첫 치료한 군 의무대엔 기록도 없어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4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열린 '육군 12사단 훈련병 가혹행위 사망 사건 규탄 및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은재 인턴기자


육군 12사단 훈련병 사망 사건 가해자로 지목된 신병교육대 중대장이 훈련병을 후송할 때 의료진에게 가혹행위 당시 상황을 축소해서 진술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군인권센터는 12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해자인 중대장을 환자 후송을 위한 선임탑승자(운행책임자)로 지정했고, 신병교육대 의무실 의무기록도 존재하지 않았다"며 "부대 초동조치의 문제점이 확인된 것"이라고 밝혔다. 군인권센터가 사망한 A 훈련병의 유족과 함께 속초의료원과 강릉아산병원 등 병원 의무기록을 발급받아 살펴본 결과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가해 중대장이 의료진에게 가혹 행위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
가혹 행위 가해자가 구급차 선탑자 역할을 수행하거나 환자 인솔을 맡을 경우, 자기방어 기제로 인해 사건 발생 전후 상황을 사실대로 얘기하지 않거나 축소할 가능성이 높다
"며 "2014년 윤승주 일병 가혹행위 사건(28사단) 때에도 가해자들이 윤 일병을 구급차에 싣고 후송하여 '냉동만두를 먹다가 기도가 막혀 쓰러졌다'고 거짓말한 전례가 있다"고 언급했다.

연관기사
• 군인권센터 "떠들었다고 얼차려... 훈련병 이상 알고도 꾀병 취급"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52710330001432)• 사망 훈련병 동기母 "얼차려 아닌 고문… 중대장, 상해치사 적용해야"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60310210005127)• 훈련병 사망 '얼차려' 당시 무슨 일 있었나… 경찰, 동료 훈련병 참고인 조사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52911220003008)

군인권센터가 확인한 병원 의무기록에 가혹행위 관련 내용이 빠져있어, 이런 의혹은 더 커지고 있다. 사고 직후 A 훈련병이 이송된 속초의료원에는 관련 진술이 없었고, 이후 전원이 이뤄진 강릉아산병원 입원기록에는 '
부대 진술상 4시반 경부터 야외 활동 50분 가량했다고 진술, 완전군장 중이었다고 함
'이라고만 적혀있었다고 한다.

사망한 훈련병이 쓰러진 뒤 최초 방문했던 신병교육대 의무실에 의무기록이 없다는 의혹도 나왔다. 임 소장은 "11일 유족이 군병원을 찾아 의무실 의무기록사본 발급을 신청했지만,
군병원은 훈련병과 관련한 어떤 의무기록도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
"고 말했다. 이어 "군이 응급조치와 긴급 후송을 한 게 사실이라면 기록이 없다는 건 명백히 관계 법령을 위반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군인권센터가 공개한 A 훈련병의 사망진단서. 군인권센터 제공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직접 사인도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강릉아산병원이 발급한 사망진단서에 적힌 사인은 다발성장기부전을 통한 패혈성 쇼크로,
원인은 열사병이었다.
아산병원 의무기록에는 최초 신교대 의무실 방문 당시 의식이 기면(drowsy·자꾸 잠에 빠져들려는 것) 상태로, 열이 40도가 넘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후 잠시 의식이 돌아왔으나 속초의료원에 이송되면서 다시 기면 상태가 됐다. 훈련병이 잠시 의식을 찾았을 때에는 본인 이름, 몸에서 불편한 점을 말했고, "죄송하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임 소장은 경찰 수사에 대해서도 거듭 비판했다. 임 소장은 "2022년 11월 같은 사단 고 김상현 이병이 선임병들의 강요로 작성한 실수노트에 선임병들이 하트를 그렸단 황당한 이유로 일부 혐의를 불송치 처리하는 등 반복적으로 가해자 봐주기 수사를 펼쳐왔다"며 "
병사가 사망하는 일이 반복해 발생하고 이를 수사해야 할 관할 경찰청이 이해하기 어려운 행태를 보이고 있다
"고 꼬집었다. 이어 "경찰은 강제 수사부터 돌입하라"고 촉구했다.

A훈련병은 지난달 23일 강원 인제군 육군 12사단에서 군기훈련을 받다가 쓰러졌고, 인근 병원에 후송됐으나 이틀만인 25일 사망했다. 그는 완전 군장을 하고 연병장을 도는 군기훈련(얼차려)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경찰청은 사건 발생 18일 만인 이달 10일 중대장과 부중대장을 업무상 과실치사와 직권남용가혹행위 혐의로 입건하고 출석을 요구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4796 "환자 불편하더라도…" 의대 학부모들,  서울대 의대 교수들에  적극 투쟁 촉구 랭크뉴스 2024.06.15
34795 “연예인도 아이폰만 쓰네”… ‘셀카 열풍’에 삼성 곤혹 랭크뉴스 2024.06.15
34794 G7 정상회의 “북·러 군사협력 증가 규탄”··· 우크라 지원 약속 랭크뉴스 2024.06.15
34793 [체험기] 소니 오디오 헤드셋·스피커 ‘얼트’ 시리즈… “무게·베이스 사운드는 강점, 두꺼운 이어컵은 단점” 랭크뉴스 2024.06.15
34792 "곱창 50인분 먹어볼게요"…먹방 보기만 했을 뿐인데 '나도' 살쪘다? 랭크뉴스 2024.06.15
34791 대통령실, 김건희 여사 행보 소개하며 '배우자 외교' 부각 랭크뉴스 2024.06.15
34790 “북한군, DMZ 일부 지역서 담벼락·도로 작업 동향” 랭크뉴스 2024.06.15
34789 ‘결혼 왜 안 해’ 잔소리에 격노··· 흉기로 가족 위협한 30대 랭크뉴스 2024.06.15
34788 17일 서울의대 집단휴진에 “4개 병원 교수 400명 넘게 참여” 랭크뉴스 2024.06.15
34787 의대생 학부모들, 서울대 의대 교수 향해 “환자 불편에도 지금은 행동해야” 랭크뉴스 2024.06.15
34786 아내 전화 대신 받았더니 "엄마"…아이 숨긴 결혼, 무효 안된다? 랭크뉴스 2024.06.15
34785 SK하이닉스, 6년 만의 최대 실적 전망 [베스트 애널리스트 추천 종목] 랭크뉴스 2024.06.15
34784 "불법 공매도 뿌리뽑는다"...적발되면 ‘무기징역’도 가능[위클리 리포트] 랭크뉴스 2024.06.15
34783 BTS 진에 ‘기습 뽀뽀’ 시도한 팬 성추행으로 고발당했다...송파경찰서 접수 랭크뉴스 2024.06.15
34782 서울대의대 교수 400명 이상 진료 멈춘다…교수 비대위 "17일 휴진 동참자 더 늘어날 것” 랭크뉴스 2024.06.15
34781 英왕세자빈, 암투병 시인 후 첫 공식석상 예고 "상태 호전" 랭크뉴스 2024.06.15
34780 [한마당] 현무암 섬유 태극기 랭크뉴스 2024.06.15
34779 고수익 미끼에 ‘덜컥’… 추천 광고에 당한다 랭크뉴스 2024.06.15
34778 공직기강 잡고 의정갈등 대응까지…대통령 순방 기간 입술 부르튼 韓 총리 랭크뉴스 2024.06.15
34777 “이스라엘인 오지 마”…휴양지의 나라가 용기를 냈다 랭크뉴스 2024.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