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4.8 규모 지진이 발생한 12일 전북 부안군 보안면 한 창고 벽에 금이 가 있다. 사진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


동북초 교사 "폭격 맞은 듯 건물 흔들렸다"
"(북한에서 보낸) 오물 폭탄(풍선)인 줄 알았어요."

고동호(50) 부안동북초 교사는 12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시골이다 보니 날벌레가 많아 이것을 치우려고 복도에 나왔다가 갑자기 폭격을 맞은 것처럼 '쿵' 하는 굉음과 함께 (1층짜리) 건물 전체가 흔들려 깜짝 놀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전 8시 26분쯤 전북특별자치도 부안군 남남서쪽 4㎞ 지역에서 규모 4.8 지진이 발생한 것을 두고서다. 국내에선 올해 최대 규모로, 진앙은 북위 35.70도, 동경 126.72도, 진원 깊이는 8㎞로 추정된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동북초엔 현재 학생 14명이 재학 중이고, 교사는 고 교사를 포함해 4명이 근무한다고 한다. 고 교사는 "(지진 발생 직후) 학생들과 함께 운동장으로 대피했다"며 "천장에 걸어둔 행잉식물도 떨어지지 않았고, 다행히 피해는 없었다"고 했다.

12일 오전 전북 부안에서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소방대원이 한 아파트 베란다에서 창문 등 안전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


50대 부안 토박이 "차가 들이받은 줄…"
이날 갑작스러운 지진으로 부안 지역 주민은 집이나 건물 밖으로 황급히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부안엔 현재 4만8700여명이 산다. 보안면에 사는 '부안 토박이' 최훈규(51)씨는 "이렇게 강도가 센 지진은 난생처음"이라며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그는 "2층 단독 주택인데 5~6초간 베란다 창문 등 집 전체가 흔들렸다"며 "차가 들이받은 줄 알고 밖에 나갔다가 긴급 재난 문자를 본 뒤에야 지진인 줄 알았다"고 했다.

관공서 직원들도 혼비백산한 건 마찬가지였다. 지진에 놀란 부안군 공무원 400여명은 이날 청사 밖으로 몸을 피했다. 신정승 부안군 홍보팀장은 "사무실에 앉아 있는데 온몸이 흔들릴 정도로 지진이 심했다"며 "곧바로 사이렌이 울리고 안내 방송이 나와 전 직원이 밖으로 대피했다가 여진이 없어 사무실로 복귀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직원마다 전화로 부모님과 자녀 등 안부를 물었는데 별다른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현재 안전총괄과에서 지진 관련 피해를 파악 중"이라고 했다.

12일 지진이 발생하자 전북 김제 지평선고 학생들이 건물 밖 운동장으로 대피했다. 사진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


전국 290건 유감 신고…8건 피해 접수
이날 지진은 전국에서 감지됐다. 소방청에 따르면 오전 10시 기준 유감 신고는 290건 접수됐다. 전북 77건을 비롯해 서울 7건, 부산 2건, 광주 23건, 대전 21건, 세종 9건, 경기 43건, 강원 1건, 충북 38건, 충남 36건, 전남 23건, 경북 5건, 창원 5건 등이다.

지진이 난 부안 지역을 중심으로 벽이 갈라지거나 유리창이 깨지는 등 피해 신고도 잇따랐다.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8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돼 펌프카가 출동했다.

'창고 벽에 금이 갔다'(부안군 보안면) '주택 유리창과 벽에 금이 갔다'(부안군 하서면) '화장실 타일이 깨졌다'(부안군 백산면) '연립주택 출입문이 열리지 않는다'(부안군 부안읍) '주택 담이 기울어졌다'(익산시 남중동) '게스트하우스 지하주차장 바닥이 들떴다'(부안군 변산면) '경로당 화장실 타일이 깨졌다'(부안군 부안읍) '편의점 진열대에서 음료수가 쏟아졌다'(부안군 행안면)는 내용이다.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없다고 소방청은 밝혔다.

12일 발생한 지진 여파로 부안군 행안면 한 편의점 진열대에서 음료수 등이 바닥에 쏟아졌다. 사진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


일부 학교 휴업·단축 수업
부안 내 일부 학교도 지진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에 따르면 ▶동진초(유치원 출입문과 급식실 천장 텍스가 떨어져 나감) ▶하서초(건물 모서리 금이 감) ▶계화중(담장이 파손되고 2, 3학년 교실 벽 금이 감) ▶상서중(숙직실 파손) 등이다. 전북 김제와 대전에 있는 학교 1곳도 각각 벽 일부에 균열이 생긴 것으로 파악됐다.

지진 여파로 일부 학교는 학사 조정에 들어갔다. 교육부에 따르면 휴업 4개교(충북·충남·전북·전남), 등하교 시간 조정 1개교(충남), 단축 수업 2개교(충북·전북), 원격 수업 전환 1개교(전북) 등이다.

12일 전북 부안군 하서면 한 주택 벽에 금이 가 있다. 사진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


"올해 한반도 지진 중 최대 규모"
한편 이번 지진은 올해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 중 규모가 가장 크다. 또 국내에서 규모 4.5 이상 지진이 발생한 것은 작년 5월 15일 강원 동해시 북동쪽 52㎞ 해역에서 규모 4.5 지진이 발생한 이후 약 1년여 만이다. 육지에서 발생한 것으로는 2018년 2월 11일 경북 포항시 북구 북서쪽 4㎞ 해역에서 규모 4.6 지진이 발생하고 6년여 만이다.

행정안전부는 지진이 발생함에 따라 피해 상황을 신속히 파악하고 필요한 조치를 하기 위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가동했다. 또 지진 위기경보 '경계' 단계를 발령했다. 지진 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순으로 발령된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2465 한동훈 “상대가 인신공격할 때 저는 미래로 갈 것…투표 부탁” 랭크뉴스 2024.07.21
32464 버티던 김건희 여사는 왜 지금 검찰 조사에 응했나 랭크뉴스 2024.07.21
32463 합참 “북한 대남 쓰레기풍선 360여 개 살포…대북확성기 방송 확대” 랭크뉴스 2024.07.21
32462 [단독] ‘김건희 명품백 신고’ 자료만 하루 전 배부한 권익위 랭크뉴스 2024.07.21
32461 “이진숙, 대전MBC 사장 때 접대비 6700만원…법카 1억4천만원 써” 랭크뉴스 2024.07.21
32460 대통령실, ‘만취 운전’ 직원 6주 만에 직무배제…제 식구 감싸기 논란 랭크뉴스 2024.07.21
32459 70대 몰던 승용차 도로 밖 30m 추락…90대 1명 숨져 랭크뉴스 2024.07.21
32458 檢, 정부 보안청사서 金여사 '비공개 조사' 랭크뉴스 2024.07.21
32457 밀양 피해자 측 “보복 두려워…현관문 수십번 확인” 랭크뉴스 2024.07.21
32456 [단독] 서울 경찰 평균 출동시간 4분42초…“위치 추적이 문제” 랭크뉴스 2024.07.21
32455 삼성전자 노사, 총파업 보름만에 임금교섭 재개…협상 타결 분수령 랭크뉴스 2024.07.21
32454 "70년대인 줄"…글로벌 IT 대란에 '손 글씨' 일기예보 등장 랭크뉴스 2024.07.21
32453 국민의힘, 뉴스타파 등 공동취재 5개사에 "가짜인터뷰 주역, 여론조작단" 랭크뉴스 2024.07.21
32452 대검 “이원석 총장, 김건희 여사 조사 사전에 보고 못 받아” 랭크뉴스 2024.07.21
32451 태풍 ‘개미’ 간접 영향권...22~23일 경기 폭우 뒤 장맛비 ‘잠시 멈춤’ 랭크뉴스 2024.07.21
32450 폭염 위기경보 '주의→'경계'로 상향…113개 구역 폭염특보 랭크뉴스 2024.07.21
32449 북 오물풍선 또 살포…대북 확성기 방송 전면 시행 랭크뉴스 2024.07.21
32448 "김정은에게 양키스 야구 보자 했다"... 트럼프, '통합' 강조 이틀 만에 돌변 랭크뉴스 2024.07.21
32447 한동훈 때리기 ‘원팀’ 나선 원·나…한동훈 직접 대응 없이 "모두와 손잡겠다" 랭크뉴스 2024.07.21
32446 "개장 나흘만에 9월까지 예약 끝"…국내 최초 타이틀 단 호텔 어디? 랭크뉴스 2024.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