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주어진 자료엔 법리 해석 내용이 대부분
“6개월 넘도록 무엇을 어떻게 조사한 건가”
공영방송 이사 청탁금지법 신고 땐 ‘현장조사’도
한겨레, 대통령실제공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가 최재영 목사로부터 김건희 여사가 받은 명품 가방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와 무관한 것이라고 판단했지만 정작 이러한 결론에 이르기 위한 조사는 부실하게 진행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부실 조사라는 비판이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야권 추천 공영방송 이사들의 청탁금지법 위반 행위 신고에 대해서는 광범위한 ‘현장조사’까지 벌여가며 공세적으로 조처한 것과 대비된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권익위가 신고 처리 법정시한을 훌쩍 넘긴 6개월여간 무엇을 어떻게 조사했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11일 한겨레 취재 결과, 권익위가 지난 10일 전원위원회를 열어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최 목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행위 등 신고 처리를 논의할 때 권익위원 15명에게 주어진 40~50페이지 분량의 자료는 주로 법리 해석에 관한 내용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윤 대통령 부부나 최 목사를 서면 또는 대면으로 조사하는 등 권익위에서 별도로 확인해 추가한 사실관계도 없었다고 한다. 김 여사가 받은 300만원 상당의 디올 가방이 윤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된 것인지, 윤 대통령은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사실을 알고 법적 신고 의무를 다했는지 등 핵심 쟁점을 판단할 기초적인 사실관계도 주어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권익위원들은 ‘부실한 자료’를 토대로 해당 사안을 수사기관에 이첩해야 하는지 1시간30분 이상 논쟁을 벌였다. 결국 표결에 부쳐졌고 ‘종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절반(15명 중 9명)을 넘었다.

윤석열 대통령과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청탁금지법 등 위반 신고사건에 대한 엄정한 조사를 촉구하는 민원을 접수하려는 시민들이 지난 3월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민권익위원회 정부합동민원센터 앞에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김정효 기자 [email protected]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소장인 최용문 변호사는 이날 권익위 앞에서 열린 규탄 기자회견에서 “권익위는 윤 대통령이 서면 신고를 했는지, 해당 금품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등을 조사했어야 한다. 금품 제공자인 최재영 목사도 청탁 목적이었다고 분명하게 밝히고 있기 때문에 조사했어야 한다”며 “그런데도 권익위는 참여연대 신고 후 6개월이 지나도록 어떤 조사를 했는지 밝히지 않고 종결 처리했다. 무엇을 어떻게 조사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기 바란다”고 말했다.

권익위의 행태가 야권 인사들의 위법 행위 조사 때와 달랐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권익위는 지난해 7월 보수 성향 한국방송(KBS) 노동조합이 제기한 남영진 한국방송 이사장의 법인카드 부정 사용 신고를 접수한 지 이틀(업무일 기준) 만에 현장에 조사관을 파견해 조사를 벌였다. 당시 전현희 권익위원장은 “매우 이례적인 조치로 직권남용 소지에 해당한다”고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문화방송(MBC) 최대 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권태선 이사장과 김석환 이사에 대한 청탁금지법 위반 신고에 대해서도 권익위는 이례적인 현장조사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사실상 강제수사에 준하는 자료 제출 요구 등이 이어졌던 터라 “위법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1006 [속보] 바이든, 코로나19 양성 판정... 유세 일정 취소 랭크뉴스 2024.07.18
31005 [속보] 서울·부천·의정부 호우경보 발효‥서울 산사태 경보 '심각' 랭크뉴스 2024.07.18
31004 고령 논란 바이든, 또 코로나19…유세 재개 하룻만에 차질(종합) 랭크뉴스 2024.07.18
31003 교권침해 적극 신고…‘학부모 조치’ 2배로 늘어 랭크뉴스 2024.07.18
31002 미 검찰, ‘한국 정부 대리’ 수미 테리 체포했다 석방 랭크뉴스 2024.07.18
31001 이영애 드라마에 레모나까지… 문어발 지배구조 정점엔 ‘기업사냥꾼’ 회장님 있다 랭크뉴스 2024.07.18
31000 '이것' 입소문나더니…은평구 아파트 4개월새 1억 뛰었다 랭크뉴스 2024.07.18
30999 손석희·김수현·하이브와 '3연속 화해'...MBC는 왜 '고자세'를 먼저 풀었나 랭크뉴스 2024.07.18
30998 [단독] 김 여사 '도이치 방문조사' 요청도 무응답… 검찰이 용산에 던질 카드는? 랭크뉴스 2024.07.18
30997 바이든 “의학적 상황 발생하면 출마 재검토, 다만 할 일 남았다” 랭크뉴스 2024.07.18
30996 가족 잃었는데… 친가·외가, 정규·비정규 따지는 구시대적 '경조휴가' 랭크뉴스 2024.07.18
30995 [속보] 바이든, 다시 코로나19 확진 판정 랭크뉴스 2024.07.18
30994 [초전도체 LK-99 1년] 정체불명 유령 논문과 테마주만 남았다 랭크뉴스 2024.07.18
30993 집중호우에 서울시 하천 29개·동부간선 등 도로 3곳 통제 랭크뉴스 2024.07.18
30992 與 '막장 드라마'에 민주당 흐뭇… 한동훈·원희룡 누구든 "쌩큐" 랭크뉴스 2024.07.18
30991 가출청소년부터 도박총책까지…브이로그 영상도 무법지대 랭크뉴스 2024.07.18
30990 계속 퍼붓는 비…서울 동부간선·내부순환로 통제 랭크뉴스 2024.07.18
30989 SK가 찾은 황금 비율 '1대 1.19'…SK이노-E&S 합병 성공 관건은 [biz-플러스] 랭크뉴스 2024.07.18
30988 서울 동부간선도로 전 구간·내부순환도로 일부 구간 교통통제 랭크뉴스 2024.07.18
30987 방콕 호텔 숨진 외국인 6명…“독살 후 자살” 사건 전말 랭크뉴스 2024.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