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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9000여명 외래 환자 방문, 대다수 서울 외 지역서 상경
희소병 환자 ‘대안’ 없어…의·정 갈등 피해 고스란히 떠안아
이젠…어디로 가야 하죠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오는 17일부터 집단휴진을 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11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환자들이 외래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정효진 기자


“1년에 4~5번씩 병원에 와야 하는데 다음번 진료가 어떻게 될지 모르니 불안하죠. 제 목숨과도 직결되는 심장병 약을 계속 처방받아야 하는데 약을 못 받을까봐 걱정돼요.”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만난 김석호씨(45)는 서울대 의대 교수들의 집단휴진 소식을 듣고 불안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는 그는 40년째 서울대병원을 다니고 있다. 수십년간 이곳에서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았고 현재도 꾸준히 검진을 받고 있는 김씨에게 서울대병원이 환자에 문을 닫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김씨는 심장병 약을 처방받아 매일 먹어야 하기 때문에 더욱 걱정이 크다. 아직까지 병원으로부터 예약 변경이나 취소 등의 고지는 없었지만, 앞으로의 진료 일정은 언제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는 “이번달에는 병원에 왔지만 2~3개월 뒤엔 어떻게 될지 모르니 불안하다”면서 “걱정은 되는데 어떻게 할 방법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오는 17일부터 전면 휴진을 결의하면서 환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국내 ‘빅5’ 병원 중 하나인 서울대병원은 매일 9000여명의 외래 환자가 방문하고, 1751개의 병상이 운영되고 있다. 서울대 의대 교수들이 예고한 대로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필수 부서를 제외하고 모든 진료가 중단될 경우, 매일 이곳을 찾는 환자 수천명이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서울대병원은 일반 병원에서 쉽게 진료하지 못하는 과목이 많아 환자와 보호자들의 걱정이 더욱 크다. 이날 서울대 어린이병원에서 만난 40대 여성은 “아이가 다니는 과는 (다른 병원에) 별로 없다”면서 “여기 교수님이 유명하다고 해서 왔는데, 계속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다른 병원을 찾아봐야 하나”라고 우려했다.

이날 서울대병원 내 한 카페에서 만난 담도암 환자 조철환씨(71)도 “동네 병원이나 일반 병원에서는 치료를 못한다”면서 “대안이 없어서 불안하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서울 외 지역에서 장시간을 할애해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다. 전립선암으로 5년째 광주에서 올라오고 있는 이훈씨(63)는 “만약 예약 일정에 진료를 받지 못하게 되면 다음에 또 와야 한다”면서 “날짜와 시간을 미리 비워놓는데, 코앞에서 연기되면 손해가 크다”고 했다.

골수암 진료 때문에 충남 보령에서 15년째 서울대병원을 다니고 있다는 김숙자씨(66)도 “마음먹고 먼 거리에서 왔다갔다 하는데 불안하다”면서 “한 달에 한 번 이상은 꼭 와야 하는데 다음번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뿐 아니라 오는 18일 개원의 집단휴진도 예고된 상황이어서 대형병원뿐 아니라 동네의원까지 문을 닫을까 환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지난 10일 성명에서 “전공의 집단행동으로 시작된 넉 달간의 의료공백 기간 동안 불안과 피해를 겪으면서도 어떻게든 버티며 적응해왔던 환자들에게 집단휴진 결의는 절망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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