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올 단체협상 개정 요구안 확정
경조금 대상·금액 등 대폭 늘려
셋째 출산 땐 2000만원 요구
자녀 입대 시 2일 휴가 항목도
"과한 요구로 박탈감 조성" 비판
기아 노조가 지난 3일 직원 환갑 축하금과 자녀 군 입대 시 유급 휴가 지급 등을 요구하는 단체협약 개정 요구안을 회사에 전달했다. 사진 제공=기아

[서울경제]

올해 단체교섭을 앞둔 기아 노동조합이 회사 측에 100만 원의 환갑 축하금 지급을 명문화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단순 직원 수를 고려할 때 수백억 원 넘는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는 것이다. 자녀의 군 입대 시 경조 휴가를 별도로 지급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이 줄어드는 등 업황 부진 속에서 노조가 ‘아니면 말고 식’의 무리한 조건을 앞세워 갈등의 불씨를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조는 지난 3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4년 단체협약 개정 요구안’을 확정하고 회사에 전달했다. 요구안은 인사와 고용, 임금, 휴가,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직원 편의를 제고하도록 단체협약 조항을 수정 및 신설하는 내용들로 채워졌다. 기아 노사는 앞으로 상견례를 시작으로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거쳐 반영 여부 및 수위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경조금 지급 대상과 금액을 대폭 확대한 점이다. 직원별 수연(환갑)에도 회사가 100만 원의 경조금을 지급하도록 단체협약에 신설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근속 연수에 따라 차등지급한 기존 방식과 달리 부모 수연 및 자녀 결혼에는 40만 원을, 부모 및 자녀 사망에는 50만 원으로 통일하며 지급액을 늘렸다.

사진 설명


기아의 지난해 정규직 근로자 수는 3만 3637명이다. 요구안이 현실화되면 부담해야 할 환갑 축하금은 수백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각종 경조금 규모까지 고려하면 추가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자녀 출생에 따른 경조금은 최대 2000만 원으로 늘려야 한다는 게 노조의 입장이다. 기아는 지난해 노조와 협의로 직원의 자녀 출생에 따른 경조금을 기존 100만 원에서 최대 500만 원(셋째 이상 500만 원)으로 확대했다. 그러나 노조는 이에 더해 앞으로는 첫째 500만 원, 둘째 1000만 원, 셋째 2000만 원 등 출생 자녀의 수에 따라 지급액을 더욱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원 규모를 늘려 심각한 저출산 문제를 해소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노조는 한발 더 나아가 경조휴가 제도를 손질하는 방안도 함께 담았다. 직원 및 배우자의 환갑과 자녀의 군 입대 시 2일간 유급휴가를 제공하는 내용이 대표적이다. 자녀 결혼에 따른 휴가 일수는 기존 4일에서 7일로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상여금 지급율 연 900%(현재 700%) △자녀 중·고등학교 입학축하금(20만 원) 신설 △장기근속자 격려금 최대 400만 원(현재 250만 원) 등도 함께 요구했다.

외부의 시선은 곱지 않다. 억대 연봉을 받는 기아 노조가 일반 직장인들은 상상하기 과도한 혜택을 요구하며 상대적 박탈감을 조성한다는 비판이다. 늘어난 직원 경조금 등에 따른 비용은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으로 돌아갈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기아는 국내외 판매 부진으로 1~5월 누적 글로벌 판매량(128만 6111대)이 전년 동기보다 0.9% 줄어드는 등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타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노조는 올해 정년 연장과 기본급 인상, 성과금 지급 목소리를 키우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기아 노조가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임단협 단체협약 갱신 시 최우선으로 쟁취해야 할 사업으로 응답자의 과반 이상(50.2%)이 정년 연장을 꼽았다. 성과금 지급 요구 금액으로는 4000만 원 이상이 적당하다는 응답(59.5%)이 가장 많았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 경영 환경 악화로 생산 시설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공동화 현상을 우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경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5208 10년 만에 꿈 이뤘는데···임용 두 달 만에 삶 꺾여[어느 젊은 공무원의 죽음] 랭크뉴스 2024.06.16
35207 공수처 사건 쌓이는데···검사 결원 채우는 데만 ‘최소 3개월’ 랭크뉴스 2024.06.16
35206 군가 맞춰 춤춰볼까…6살 루이 왕자 英왕실 행사 또 '신스틸러' 랭크뉴스 2024.06.16
35205 바이든∙트럼프, 90분 TV토론…펜∙물 1병만 들고 '맨몸 혈투' 한다 랭크뉴스 2024.06.16
35204 '20억 후반 아파트도 종부세 0원?'... 대통령실 "종부세 사실상 폐지" 랭크뉴스 2024.06.16
35203 혁신당 "김건희 측근 행정관·딸 인턴 의혹 민정수석, 국회 부를 것" 랭크뉴스 2024.06.16
35202 홍준표 "총선 망친 주범들이 당권 노린다"…한동훈 저격 랭크뉴스 2024.06.16
35201 ‘윤 대통령 방문’ 우즈벡 고속철 구매 자금 ‘전액’ 한국이 빌려준다 랭크뉴스 2024.06.16
35200 장인 주가조작 논란에…이승기 측 "결혼 전 일, 가족 건들지 말길" 랭크뉴스 2024.06.16
35199 81세 바이든 vs 78세 트럼프…오직 '맨몸'으로 90분간 붙는다 랭크뉴스 2024.06.16
35198 동해 가스전 첫 시추 착수비 120억 원 우선 확보 랭크뉴스 2024.06.16
35197 수습인가, 기름 붓기인가···민주당 초선들, ‘언론은 검찰 애완견’ 논란 가세 랭크뉴스 2024.06.16
35196 [단독]종부세 감세에 지방세수 2조6천억 ‘뚝’···“폐지 땐 지방 재정 직격탄” 랭크뉴스 2024.06.16
35195 "생지옥 볼 거다, 올림픽 오지 마라" 파리 시민들 잇단 경고 왜 랭크뉴스 2024.06.16
35194 ‘새벽 2시’ 외환시장 개방 코앞… “연장시간 거래 활발한 은행에 인센티브” 랭크뉴스 2024.06.16
35193 "이 추세면 10년 후 성장률 0%대 진입"...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자세[차은영의 경제돋보기] 랭크뉴스 2024.06.16
35192 의사 집단휴진에 정부 초강수..."구상권 청구, 건강보험 선지급 제외" 랭크뉴스 2024.06.16
35191 이정재 10억·송강호 7억…‘억소리’ 출연료에 넷플릭스도 日으로 랭크뉴스 2024.06.16
35190 "많이 지쳤다" 피 묻은 휴지 공유하며 후원금 계좌 남긴 정유라 무슨 일? 랭크뉴스 2024.06.16
35189 서울 면적 5.6배가 불탔다···세계 최대 습지 판타나우, 최악의 화재 랭크뉴스 2024.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