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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선거 압승 이끈 29세 바르델라
프랑스 변두리 출신 자수성가형
청년 지지 업고 조기 총선도 자신감
조르당 바르델라(오른쪽) 프랑스 국민연합(RN) 대표가 지난 9일 파리 근교 가르슈의 한 투표소 앞에서 지지자와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파리=로이터 연합뉴스


'흙수저' 출신 극우 청년이 프랑스 차기 총리를 노린다. 최근 유럽의회 선거 압승을 이끈 조르당 바르델라(29) 프랑스 국민연합(RN) 대표가 주인공이다.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하며 극우 정당이 다져온 '비호감' 이미지까지 친근하게 바꿔 놨다. 조만간 치러질 프랑스 총선에서도 2030 청년층 지지를 앞세워 승리를 이어갈 분위기다.

16세 때 정치 활동 시작



최근 유럽의회 선거에서 프랑스 극우 정당 RN(31.5%)이 집권 여당 르네상스(14.6%)를 누르고 압승을 거둔 데는 바르델라 대표의 역할이 컸다. 1995년생 29세로, 정치 입문 12년 만에 유럽 선거를 진두지휘하며 극우 승리를 이끈 주역이다.

바르델라는 자수성가형 정치인이다. 이탈리아 이민자 출신 홀어머니와 파리 북부 방리유(banlieue·변두리) 지역인 생드니의 저소득층 공동 주택에서 살았다. 이민자 폭동과 폭력이 잦았던 곳이었다. 그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생드니에 살던 많은 사람들처럼 나 역시 폭력과 생계 곤란을 겪었다"
며 "그곳에서 처음으로 정치적 신념을 세우게 됐다"고 말했다.

16세 때인 2012년 RN의 전신인 국민전선(FN) 당원 가입으로 정치에 발을 들였다. 정치에 집중하기 위해 대학(소르본대 지리학과)은 중퇴했다. 이후 당 대변인 등 요직을 거쳤다. 2019년 유럽의회 선거에서 당선된 뒤 2022년 11월 대선 출마를 위해 대표직에서 물러난 르펜의 뒤를 이어 RN 대표에 올랐다. 르펜 가문 이외 인물이 당대표를 맡은 건 그가 처음이다. RN은 1972년 창당한 장 마리 르펜과 그의 딸 마린 르펜이 이끌어왔다.

프랑스 극우의 기수인 마린 르펜(왼쪽) 국민연합(RN) 전 대표와 조르당 바르델라 RN 대표. 파리=AP 연합뉴스


과반 의석 노리는 RN



바르델라는 이번 선거에서 프랑스 청년층의 마음을 움직였다. 강경한 반(反)이민 기조 등 '프랑스 우선주의'를 앞세운 극우 정책에 2030이 표를 던졌다. 틱톡, 인스타그램에 선거 유세 과정을 일일이 올리며 소통한 덕을 톡톡히 봤다.
바르델라의 틱톡과 인스타그램 팔로어는 각각 150만 명, 63만 명에 달한다.
실제로 선거 유세 현장에도 청년들이 구름떼처럼 몰렸고 함께 '셀카'를 찍자는 요청이 쇄도했다.

그 결과 RN은 18∼34세 유권자에서 32%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RN은 싫어도 바르델라가 좋아서 찍는다'는 청년이 늘었다. 프랑스 매체 르몽드는
"전통적으로 극우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던 청년들이 소셜미디어 속 바르델라의 행동 하나하나에 '좋아요'를 누르며 반응하고 있다"
며 "널리 퍼진 정치 회의론에도 바르델라는 젊은 세대의 생각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고 짚었다.

바르델라는 유럽의회 선거 여세를 몰아 차기 총리까지 넘본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집권 여당 참패에 자국 의회를 해산하고 오는 30일과 내달 7일 조기 총선을 치르기로 했다. RN은 르네상스를 누르고 제1당 지위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만약 RN이 과반을 넘길 경우 바르델라가 총리에 올라 '동거정부(cohabitation)'가 탄생할 수 있다.
다만 총 577석 중 88석인 RN이 과반(289명)을 얻기 위해선 추가로 201석이 필요한 만큼,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거란 예상도 많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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